道, 최대 이슈는 ‘고덕산업단지 착공’… 재정위기 사태는 ‘맨 끝자락’
경기연, “희망의 불꽃 지폈다” 평가… 김 지사 주요 공약은 언급 피해
경실련경기도협의회 ‘김문수 주요 10대 공약’ 이행평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본 노선 착공조차 불가능한 ‘공수표 공약’
해양레저산업 공약은 ‘애초의 정책 목적 달성하기 불가능한 것’
도정 평가 ‘엇갈린’ 시각
경기도는 최근 올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도정 주요 10대 이슈를 선정, 발표했다. 그러면서 올해를 명암(明暗)이 극명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건국 이래 최대인 10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고덕산업단지 착공과 도의 의료사업 아시아 시장 진출, 정전 60주년을 맞아 DMZ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평화 행사를 개최한 부분 등이 명이다. 반면, IMF 이후 18년만의 감액추경 등은 암으로 분류됐다. 도의 이 같은 평가와 시기를 같이해 시민단체인 경실련 경기도협의회와 도 산하공공기관인 경기개발연구원의 도정 주요 정책 이슈가 발표됐다. 하지만 각 기관의 발표는 사업별 명암 뿐 아니라 시각도 엇갈렸다. 올해가 사실상 김문수 지사의 민선5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임에도 도와 경기개발연구원은 단순 올해 이슈된 사업만을, 시민단체는 김 지사의 주요 공약에 대한 평가가 주가 됐다.
◇김 지사 민선5기 주요 공약
김문수 지사는 민선4기에 이어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최장수 경기도지사다. 민선5기 들어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를 기치로 5대 분야에 14개 과제, 61개 사업을 중점 추진했다.
분야별로는 ▲따뜻한 경기도 ▲골고루 잘사는 경기도 ▲활기찬 경기도 ▲행복한 경기도 ▲새로운 경기도 등이며 여기에는 현장중심 맞춤형 통합복지 구현, 부모안심 보육 실현, 경기북부 종합 발전, 체계적인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 맞춤형 일자리 지원, 깨끗한 물 녹색환경 조성, GTX 중심 녹색 교통망 구축, 환황해권 대중국 전략특구 조성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일자리가 곧 복지’라는 지론과 실시된 대표적 복지시스템인 무한 돌봄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전국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성과 위주 사업 부각시킨 관가의 눈
도는 최근 올해 10대 이슈를 선정, 발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고덕산업단지 100조원대 투자확정에 이어 올해는 고덕산단 착공이 최대 이슈로 선정됐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K-POP 공연장 한류월드 유치, 도 의료사업 중앙·극동아시아 홍보, 정전 60년 기념 DMZ를 평화 생명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행사, 유기견 도우미견 재탄생, 다양성영화 전용상영관 개관 등이 포함됐다.
올해가 김 지사의 민선5기가 사실상 마무리 되는 해임에도 불구, 주요 공약인 GTX와 USKR은 사업성과가 없다 보니 언급조차 못한 채 성과 위주로 발표했다.
그나마 올 하반기 내내 도정의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재정위기 사태는 허리띠 졸라매기로 포장돼 10대 이슈의 끝자락을 차지했다.
도와 시기를 같이해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개발연구원(경기연)도 올해 도의 10대 정책이슈를 발표했다.
10대 정책이슈는 ▲부동산 침체 지속과 전세난 ▲경기도 재정위기로 감액 추경 단행 ▲삼성 고덕산단 착공, SK하이닉스 투자 등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 ▲미세먼지, 유해화학물질 등 건강한 환경요구 증대 ▲세계를 향한 평화 메시지(DMZ 60주년) ▲공공기관 이전으로 지역경제 타격 본격화 ▲경기도 SOC 투자 빨간불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에도 수도권 규제는 제자리 ▲경기도 전국최초 고용복지서비스 연계서비스 체계 구축 ▲수질오염총량관리의무제 시행 등이다.
경기연은 10대 정책 이슈를 도민 삶과 도정에 미친 영향이 크거나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큰 이슈를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택거래 부진과 이에 따른 사상 초유의 도 감액추경, 52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으로 인한 지역경제 타격 본격화 등 역경이 있었으나 삼성 고덕산단 착공과 SK하이닉스 투자 등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창조경제의 메카로 발돋움 하는 등 희망의 불꽃을 지폈다고 평가했다.
또 전국최초의 복지서비스 연계체제 구축 및 초미세먼지 모바일 경보제 도입하는 등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역시 김 지사의 주요 공약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공약이행 평가 절하한 시민단체의 눈
김 지사는 지난 17일 경실련경기도협의회로부터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무한돌봄 등 주요 10대 공약에 대한 이행평가를 받았다.
평가된 10대 공약은 GTX, 무한돌봄, 24시간 보육, USKR 조성, 아시아 해양레저산업 중심 경기도, 평택항 개발, 항공우주산업 발전, 부모안심 기숙학교 건설, 경기북부 개발, 뉴타운 사업 추진 등이다.
결과는 냉혹했다.
우선 GTX는 민선5기 4년간 거의 진척되지 못했고, 임기 내에 본 노선의 착공조차 불가능한 ‘장밋빛 공약’이란 혹평을 받았고, USKR은 도지사의 권한을 벗어난 민간개발사업으로 공약에서 제시된 일정도 전혀 지키지 못한 개발공약으로 평가 절하했다.
또 해양레저산업 중심지 공약은 경쟁력 있는 해양레저산업단지라는 애초의 정책목적을 달성하기에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위기 가정의 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도와주는 경기도의 특색사업인 무한 돌봄과 시간연장형 어린이집, 가정보육교사, 방과후 꿈나무 안심학교 등을 중심으로 한 24시간 보육은 충실히 공약을 이행했다고 호평했다.
이외에 평택항 개발, 항공우주산업 발전, 부모안심 기숙학교, 경기북부 개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공약을 이행했다는 평가를, 뉴타운 사업은 늦게나마 출구전략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고자 노력했다는 평가를 각각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발표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광역자치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도 김 지사의 공약이행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6월말 기준 총 61개 세부사업 가운데 이행 완료 10개 사업과 이행후 계속추진 되고 있는 13개 사업 등 총 23개 사업이 완료, 공약 이행률 37.7%를 보였다.
이 기간 재정투자도 당초 52조8천315억원 대비 30.43% 수준인 16조786억원이 투입되는데 그쳤다.
GTX, USKR(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 등 재정 소요가 큰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이 원할치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민선5기 시·도지사 공약이행 평가에서도 민선4기 최고 등급인 SA등급에서 A등급으로 한 단계 떨어졌다. 김 지사는 민선4기에 4대 분야, 19대 과제, 75개 사업을 추진해 공약이행률 81%를 달성한 바 있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