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능의 법칙’은 어린 남자와 만나는 골드미스 ‘신혜’ 역은 엄정화가, 당당하게 원하는 도발적인 주부 ‘미연’ 역은 문소리가, 딸 몰래 연애하는 싱글맘 ‘해영’ 역은 조민수가 맡아 3인 3색의 매력을 발산하며 선보이는 연기 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로 이들 세 배우의 만남은 2014년 가장 핫한 캐스팅 조합이라는 평가다.
또 지난 2003년, 서른 살을 눈 앞에 둔 두 여성의 우정과 사랑, 일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폭발적인 호평을 받은 ‘싱글즈’를 통해 여성의 심리와 삶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남다른 연출력을 과시해온 권칠인 감독이 다시한번 여성들의 현실적 공감과 로망을 그린다는 점도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영화는 40대를 맞은 세 여성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깊이있게 파고들고 있다. 특히 저마다 나름의 상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여전히’ 사랑 받고 싶고, 잘 나가고 싶고, 누구보다 뜨겁게 불타오르고 싶은 40대 여성들의 열망이 밀도 있게 그려진다.
여배우들이 중심인 만큼 인물들의 의상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레드’를 중심으로 한 색감으로 표현되는 이들의 모습은 먼저 남편에게 당당하게 원하는 도발적인 주부 ‘미연’은 ‘원색의 레드’로 정열적이고 섹시한 매력을 강조한다. 또 예능국 PD인 골드미스 ‘신혜’는 원색의 레드에 그레이를 섞은 ‘저채도 레드’로 커리어우먼의 시크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딸 몰래 로맨틱한 연애를 즐기는 싱글맘 ‘해영’은 화이트를 섞은 ‘파스텔톤의 레드’로 소녀 같은 사랑스러움을 더해 3인 3색의 매력을 완성시킨다.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스스로의 ‘속’ 이야기를 과감하게 털어놓는 세 친구들의 모습은 관객에게 자신의 현재 또는 곧 다가올 미래, 혹은 자신의 아내, 엄마, 애인의 모습을 찾게 하며 큰 공감을 만들어 낸다.
/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