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교육감의 ‘9시 등교’ 정책을 놓고 경기도교육청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학생들의 수면권과 휴식권 보장, 무한경쟁 교육체제 개편 등의 정책 본질이 왜곡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학생중심교육’을 위한 이 교육감과 ‘학부모불만’을 전면에 내세운 반대쪽 입장이 충돌하면서 논란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 휘말린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9시 등교’ 도입 취지에 대한 근본적 재해석이 요구된다는 주장마저 커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0일 “교육청은 공문 및 교육감 서한을 통해 ‘학교장의 권한이나 자율성을 침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밝혔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9시 등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강조하고 있는 ‘학생중심교육’의 신호탄으로 교육에 있어 당사자인 학생들의 건강, 학업능률과 직결되면서 김상곤 전 교육감도 이루지 못한 획기적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교원단체는 원론적 논의에서는 비껴난 채 ‘맞벌이부부’의 고충을 이유로 ‘9시 등교’에 반발하고 있다.
자녀들보다 일찍 출근하는 경우 자녀들의 등교를 직접 챙기지 못해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늦게 등교하는 만큼 늦게 하교할 수 밖에 없어 잠드는 시간 역시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또한 정해진 수업을 모두 해야하는 상황에서 등교시간 만을 늦추기 보다는 학습량을 줄일수 있는 대책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9시 등교’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더 많이 공부시키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며 “지금과 같은 과도한 학습량과 입시경쟁체제 전반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단순히 등교시간만으로는 학생들의 수면권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9시 등교’에 따른 추후 벌어질지도 모르는 문제 때문에 교육의 중심에는 학생들이 있어야 한다는 이 교육감의 ‘학생중심교육’은 고려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교총의 생각은 학생을 교육공동체의 일원이 아닌 지도 대상으로 보는 기존 관념을 벗어나지 못한 채 학생·학부모 간 갈등만 유발한다”며 “‘9시 등교’는 교육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어야 하는 교육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이어 “법적 다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