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시의회는 23일 오전 롯데몰수원역점 입점에 반발하는 수원시상인연합회의 대규모 ‘생존권’ 집회는 물론 북수원민자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기자회견 등의 지역민심은 외면하고, 술판과 공연관람 등으로 구성된 연수를 강행하면서 사실상 120만 수원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시의회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비난마저 거세게 일고 있다.
23일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약 3천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일대에서 ‘2014 수원시의회 하반기 의정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연수는 10대 수원시의회가 실시하는 첫 번째 의정연수지만 경기대 이재은 전 부총장의 명사특강 1회와 의정활동과 관련된 의정특강 2회 등 총3회 5시간30분이 실제 강의프로그램의 전부다.
반면 나머지 일정은 체육행사와 공연관람, 관광지 견학 등으로 빼곡해 ‘의원연수를 내건 또 한번의 관광성 외유’라는 지적이다.
실제 연수 첫날인 22일, 제주 도착 직후 첫번째 일정은 2시간 계획으로 볼링장에서 열린 체육행사였고 23일에는 1인당 1만8천원에 달하는 마상무예공연 관람과 선인장농장 탐방 등 오전에 진행된 의정특강 외 나머지 일정은 모두 관광일정이 전부였다.
또 이동 중 4인분에 10만원이 넘는 유명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서 술판을 벌이는 등 사실상 ‘나사풀린 관광성 연수’의 전형을 보여줬다.
특히 의원들이 진수성찬과 낮술을 마시던 시각, 수원에서는 롯데몰수원역점 입점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상인들과 북수원민자도로 건립 협약 등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울부짖고 있었지만 이들 의원들은 시민들의 고통과는 전혀 무관한 모습이었다.
시민 조현상(37·영통구)씨는 “요즘 연수라면 새벽부터 밤 늦도록 교육과 토론, 테스트로만 진행되는데 태풍이 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굳이 지역을 벗어나 술 마시고 공연을 관람하는 등 노는 일정이 포함됐다는 것은 결국 시민 혈세로 놀고 마시는 꼴밖에 더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당초 계획됐던 연수여서 취소하기가 어려워 진행했다”며 “예산안 심사 방법 등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 수반된 만큼 도움이 되는 연수였지만 관광성 연수로 보일 수도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