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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탐방 협동조합 휠링보장구협동조합

 

성남에 사는 지체 장애인 김모 씨에게 전동 휠체어는 그의 발을 대신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들어 외출할 때면 부쩍 신경이 예민하다.



사용한지 5년 된 전동 휠체어가 고장 나거나 방전되는 일을 수시로 겪고 있는 탓이다.



김모 씨는 이를 수리하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관내에 전동 휠체어를 수리할 A/S 센터가 없기 때문. 여기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과다한 수리비가 그에게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이 같은 장애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경제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성남시 중구에 위치한 휠링보장구협동조합(이사장 주기열·성남 중원구 산성대로 392번지)은 지역 장애인들의 활동을 도와주는 전동 휠체어나 스쿠터 등을 저렴하게 수리 지원하고 관련 보장구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특히 이 업체가 생산 중인 전동 휠체어 및 스쿠터 용 급속 충전기는 올해 1월 개발이 완료되자 마자 10여 곳 이상의 지자체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성남시 최초로 보장구를 전문적으로 수리하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휠링보장구협동조합을 찾았다.



◆ 사각지대 놓인 전동 휠체어 A/S 시장 공략



전동 휠체어와 스쿠터 등 이동 보장구를 이용하는 잠재적 수요자는 장애인과 65세 이상 노인이다. 성남시의 경우 이 같은 잠재적 수요자가 14만여명에 달한다.



전동 휠체어와 스쿠터 구입 가격은 대략 500만원 내외.



정부는 이동 보장구 보급률 향상을 위해 대당 약 200만원의 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보장구 구입만을 지원할 뿐 유지 관리를 위한 비용 대부분은 지원하지 않아 이동 보장구 사용자들은 항상 애를 먹는다.



전동휠체어를 구입하면 6년의 내구 연한이 지정된다. 한 번 구입하면 6년은 사용해야 것이지만 도로나 오르막 등을 다니며 장거리를 주행하면 2~3년을 버티지 못하고 고장이 난다.



특히 전동휠체어와 스쿠터 대부분이 수입 제품이다. 그러다 보니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과도한 수리비가 큰 부담이다. 여기에 제대로 된 수리 업체를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전동 휠체어의 운전대 역할을 하는 조이스틱 대부분이 대만제입니다. 이 수리 비용이 대량 60~70만원인데, 국내에는 A/S 센터가 없어 대만까지 제품을 이송해야 해요. 수리비에 항공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죠.”



주기열 휠링보장구협동조합 이사장은 전동 휠체어와 스쿠터의 수리 시장에 뛰어든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주 이사장이 저렴한 수리비를 위한 기반을 부품 원가표 공개로 꼽았다. 국내에 10여 곳 이상의 외국계 보장구 제품 기업이 있지만 대부분이 단가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사업 초기 업체 대부분이 부품 단가표를 공개하지 않았죠. 하지만 원가를 모르고 수리업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계속 설득하고 부딪혔죠. 시간이 지나 ‘의료기기 수리업’ 필증을 획득하고 부품 오더도 정기적으로 들어가니 이제는 단가표를 공개하는 업체가 늘고 있습니다.”



끊질긴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부품 단가를 모를 때 보다 평균 20%가량 수리비가 낮아지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 경험으로 느낀 장애인 불편, 제품 개발로 이어져



휠링보장구협동조합은 철저하게 장애인의 시각에서 출발했다. 주기열 이사장은 중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5년여간 사무국장으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 곳에서 경험하고 마음에 새겼던 장애인 불편을 해소할 아이디어가 제품들로 출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올해 초 개발한 전동 휠체어와 스쿠터용 급속 충전기이다.



“전동 휠체어를 위한 충전기가 공공장소에 거의 없어요. 관공서나 역사 인근에서도 설치된 곳도 극히 일부죠. 그러다 보니 장애인분들과 어르신들이 항상 조마조마 하면서 운행할 수 밖에 없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죠.”



보통 전동 휠체어와 스쿠터에 설치된 배터리는 7시간 충전시 최대 48시간, 30㎞ 정도를 운행할 수 있지만 배터리 특성상 2~3년 후부터는 내구성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휠링보장구협동조합는 공공장소나 장애인 이용이 많은 특정 장소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2시간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일반 충전기에 비해 충전 시간이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뛰어난 성능이 알려지자 지자체의 주문이 쏟아졌다.



인천 남동구청을 비롯해 오산시, 구리시, 광명시, 인천시, 경남도청, 부천시 등 10여 곳에서 이 제품을 납품받거나 예정으로 올 1월 출시 6개월 만에 주문량만 100여대가 넘어섰다.



휠링보장구협동조합은 보장구 수리지원을 위한 ‘긴급 콜서비스’도 운영중이다.



전동 휠체어의 무게가 100㎏이 넘어 장애인들이 사고나 고장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119 차량으로도 이동 조치가 쉽지 않은 불편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인터뷰)

“지하철의 장애인 전용칸에 이동 보장구용 급속충전기를 보급해 사회적 약자들의 이동 편의를 돕고 싶습니다.”



주기열 휠링보장구협동조합 이사장은 앞으로의 사업 구상을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 현재 개발된 벽걸이용 급속 충전기를 보다 경량화하고, 안전하게 보완하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제품을 개발해도 장애인 전용 지하철 탑승구간에 이 제품이 설치되기 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한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꼭 이루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주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사업 확장 계획은.



보장구 수리지원 등을 위한 ‘긴급콜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하지만 아직 회사 사정이 열악해 주 7일, 24시간 운영하는게 쉽지 않았다. 이에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일자리 창출지원사업’에 인력 지원을 요청, 긴급콜 서비스 운용 인력을 보충하는 인력 확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보장구 수리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을 중원구 1호점에 이어 수정구에도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전동 휠체어나 스쿠터용 이동발판은 무엇인가.



전동 휠체어 등 보장구 후부에 탈착식 발판을 설치해 보행 장애인 및 활동 보조인이 함께 이동하거나 장애인들을 대신해 운전이 가능하도록 고안된 장치다. 이 장치는 현재 소수 업체로부터의 의뢰로 주문 생산하고 있고 보급률이 아직 낮은 편이다.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일부 기종에서만 가능했던 이동발판 설치 가능 기종을 30여종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최근 경량화, 충격완화 등 기능적 보완을 완료한 만큼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지역 사회와 유관기관과의 관계는.



관공서, 개인 및 단체 등을 통해 기증받은 휠체어를 세척 소독과정을 거쳐 필요한 이들에게 대여하는 사회적활동을 하고 있다. 또 ‘관공서-보장구 업체-사회복지기관-지역사회’ 간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최종적으로 성남시 거주 보장구 이용자를 위한 최적의 서비스 전달체계 재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홍성민기자 hsm@

/사진=오승현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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