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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AI, 또 설날 ‘발목’ 잡나

축산농들, 전염 우려 친지 방문조차 사양
4년전 설과 비슷…‘귀성포기’ 속출할 듯

“모처럼만의 긴 설날 연휴에 고향에 가서 푹 쉬다 오려고 했는데 지난 2011년 때처럼 아예 부모님 얼굴도 못 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구제역 공포가 4년만에 재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사실상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일 충북 진천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안성, 이천, 용인 등 도내 지역을 포함해 현재까지 79개 농장에서 발생, 살처분·매몰 두수는 8만3천여마리를 넘어섰다.

AI도 지난해 9월 이후 전국 96개 농장에서 발생, 닭과 오리 등 255만8천여마리를 살처분·매몰하면서 축산 농가의 악몽은 현실이 되고 있다.

용인 지역의 한 축산농민은 “구제역 소식을 처음 접한 이후 매일 축사 주변을 소독하고 모든 가축에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구제역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집밖 출입을 끊은 것은 물론 손님과 친지들의 방문조차 사양하고 있다”고 불안해했다.

진정 기미에 접어들던 구제역과 AI 발생이 산발적이고 장기화되면서 민족 대이동을 앞둔 방역당국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설 연휴에 약 2천700만명의 인원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설연휴는 최대 9일로 장기화된 이동 기간도 변수다.

설날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구제역 탓에 또 다시 가족상봉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경남 거창이 고향인 김모(38) 씨는 “4년 전에도 군에서 구제역 확산을 막으려고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해 설날 부모님도 뵙지 못했고, 호남이 고향인 친구들은 불과 3년전 명절에도 AI로 집에 못 갔다”며 “구제역과 AI가 귀성 풍속도를 바꾸는 동안 방역당국은 무얼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긴급 수입한 신형 백신 완제품을 돼지 사육농가부터 공급하는 등 방역 총력전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는 장관 명의의 대국민담화 형식으로 ‘설 특별 방역대책’을 발표하고 전국민의 방역 동참을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많은 인원이 이동하는 설 연휴가 구제역이나 AI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설 연휴 고향을 방문하는 귀성객들은 농가나 축사 방문은 최대한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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