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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주민 함께 매점 운영… 지역 소규모 농가 돕고 마을 살리는 착한 고등학교

2014년 교내 매점운영 첫 시작
지난해 2월 협동조합 설립
학생에 친환경 먹거리 제공
올 5월 송내동주민센터에
‘굿이담’ 로컬푸드점 개설
친환경 농산물 판매 등 나서

 

동두천 ‘한국문화영상고교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을 찾아서

지난 2008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9.2%로 집계됐다. 식탁에 차려진 절반의 식품이 수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최근 우리의 식생활은 어느 새 외국산이 없이 밥상을 차리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게 됐다. 또한 유통시장의 대부분이 대형 식품기업들로 채워져 있는 만큼 농약이나 방부제 등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져가는 추세다. 이같은 불안감은 소비자들에게 안전식품의 중요성을 각인시켰고,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로컬푸드’ 붐이 조성되는 계기가 됐다. ‘한문영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한문영고 협동조합)은 친환경 먹거리 농산물 사업을 통해 안전식품 공급에 힘쓰는 한편, 소규모 농가와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로 학생과 주민이 하나되는 지역공동체를 꿈꾸고 있는 한문영고 협동조합을 찾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두천의 한국문화영상고등학교는 영상디자인·창업콘텐츠·문화서비스 등 IT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특성화학교다.

최근에는 IT분야를 넘어 보다 다양한 시각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영역을 넓히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4년 경기도교육청의 ‘마을공동체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교내 매점 운영이 그 첫걸음이었다.

매점은 교내 학생들과 마을주민이 운영주체가 됐다.

학생들은 ‘당번제’를 통해 번갈아가며 물품을 관리했고, 회계전공자들이 매점의 수입과 지출을 직접 도맡으면서 자체적으로 매점이 운영될 수 있었다.

마을주민들도 ‘매니저’로서 학생들과 함께 매점 운영에 동참했다.

학생들의 간접적인 직무경험과 함께 마을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것이다.

이후 한문영고는 지난해 2월 학교내 협동조합을 설립, 친환경 먹거리를 기반으로 한 지역공동체 활동에 본격 돌입했다.

학생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지역내 소규모 농가들을 돕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한문영고 협동조합 김흥래(57) 이사장은 “최근 불량식품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이를 바탕으로 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며 “조합 설립 이후 교내 매점에서도 방부제가 없는 빵 등 친환경 제품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면서 올바른 먹거리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은 설립된 지 1년 반 만에 조합원 수가 73명까지 늘었고, 매점운영을 총괄하는 학생동아리 ‘ECO STORE’와 ‘전담매니저’가 구축되는 등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ECO STORE’ 이현정(17·여) 학생대표는 “학업과 함께 매점활동을 돕는다는 게 불편하기도 하지만 간접사회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볼 때마다 전에는 알 수 없었던 흥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문영고 협동조합은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송내동주민센터에 ‘굿이담’이라는 로컬푸드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유용미생물을 이용하는 ‘EM’(Effective Micro-Organisms) 방식으로 재배한 감자·고추·상추 등의 농산물과 샴푸·비누·치약 등의 생활필수품을 매장과 쿠팡·G마켓 등 온라인 쇼핑을 통해 저렴하게 판매한다.

또 지역내 EM센터와 연계해 소규모 농가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됐다.

이와 함께 로컬푸드점의 운영을 기초수급대상자 5명에 맡겨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물품 일부를 인근 복지시설에 나눠주는 등 지역현안에 대한 문제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급식의 식재료를 지역농산물과 친환경 제품으로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김 이사장은 “아직 시작단계라 성과가 미미하지만 분명 올바른 먹거리를 위한 환경 개선과 학생과 주민이 함께하는 공동체 조성 등 지역의 발전을 위한 매개체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과 지역에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 농가 제품으로 학교급식 조달·공급 목표”
김 흥 래 한문영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학생들을 위한 올바른 교육, 건강한 먹거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한문영고 협동조합 김흥래 이사장은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환경 조성이 지역사회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을 위한 급식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김 이사장은 “기존 언론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학교급식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비춰볼 때 학교급식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한 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시행하는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겠지만 학생들의 바른 먹거리를 위해서는 분명 시도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규모 업체들이 식품계의 유통과정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학교는 물론 복지시설들도 이들 제품으로 상당수 조달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유통과정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적어도 복지시설에는 지역농가들의 제품이 조달될 수 환경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균형적인 유통망이 형성된다면 보다 더 안전한 식품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문영고에서 문화예술부장을 맡고 있는 김 이사장은 평소 안전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동두천이담농학보존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등 식품에 대한 견해를 넓혀왔다.

그러던 중 경기도교육청의 공문을 통해 교내 협동조합이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올바른 식탁 문화를 위해 나서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학교의 특성을 살려 학생들에게도 보다 폭넓은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학생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조성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김 이사장은 송내동 주민센터에 위치한 로컬푸드점 ‘굿이담’을 활성화해 지역 소농들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학교급식에 대한 조달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정해 이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내 협동조합은 점점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돼 보다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며 “바른 먹거리 제공, 지역사회 발전 등을 위한 우리의 활동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조용현기자 cyh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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