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경기도교육청이 주요 정책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전출 희망자는 많지만, 본청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별로 없다보니 이례적으로 대규모 결원 사태까지 빚어졌다.

28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2개월 사이 남부청 6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행정직렬) 26명이 본청에서 학교 등으로 배치됐다.

5급 승진시험에 합격한 14명을 제외한 12명(휴직자 2명 포함)은 본인 의사로 대부분 학교 근무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본청 결원이 생기면 정기 인사를 앞두고 ‘본청 전입 시험’으로 부족한 인원을 채우는 데, 최근 진행한 전입 시험에서 26명 모집에 20명만 지원했다. 그마저도 합격자는 10명뿐이었다.

결국 도교육청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각 부서에서 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6급 이하 직원 16명이 부족한 상태로 본청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도교육청은 ‘대규모 결원 사태’ 원인 중 하나로 올해 5급 승진자 총 64명 중 남부청사에서 14명 합격하는 등 승진 전출자가 작년 4명에 비해 급증한 점을 꼽았다.

무엇보다 ‘야근 없는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을 추구하는 시대 분위기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도교육청에 근무하는 A 주무관(7급)은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할 때는 본청에서 일하면서 정책을 만드는 등의 일이 좋아 보였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일이 많아 힘들다”며 “잦은 야근을 할 때면 괜히 본청에 들어왔다며 후회를 하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주무관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직원들은 본청보다 일선 학교를 더 선호하고 있다”며 “이번 조직 개편으로 본청 직원이 줄어들면서 일이 더 늘어나 야근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지난해 본청으로 자리를 옮긴 C 사무관은 “이전에는 본청에 근무하면 소위 승진의 기회가 늘어난다는 이유로 본청 근무 희망자들이 많았지만, 민선 교육감 이후 임기제 인사 등이 충원되면서 본청 메리트가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인사 담당 관계자는 “본청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직원들이 ‘힘들다’며 전출 희망을 많이 내고 있다”며 “조만간 본청 전입 시험을 추가로 진행해 결원에 따른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직수기자 js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