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

경로찾기 오리무중

해외 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이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8일 오성 질병관리본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금번 코로나19 발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우한발로 시작된 유행 부분이 2, 3차 감염자를 통해서 또다른 유행으로 진행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경로가 ‘해외여행력’, ‘확진자 밀접접촉’ 등 2가지로 좁혀졌다.

하지만 17일 발생한 29번째, 30번째 환자는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하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고 있다. 이어 18일에도 대구에서 해외여행력이 없고 확진환자와 접촉하지 않은 상태의 31번째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내 감염병 유행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들이 확진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지역사회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도 감염 확산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방역당국과 대구시에 따르면 29·30번 환자는 확진되기 10여일 전부터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났지만 코로나19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없어 동네병원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지역사회 노출이 있었다.

31번 환자도 확진 전 교통사고로 대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고, 9일과 16일에는 남구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봤으며 지인과 퀸벨호텔에서 식사를 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회사 본사도 방문한 이력이 있어 ‘슈퍼전파자’ 우려도 제기된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은 29~31번째 환자의 감염경로와 관련해 “환자의 증상 발현 전 14일간 행적을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전파 여부에 대한 판단은 역학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밝히기 어렵다”며 “공식 판단을 하게 되면 중수본은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khs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