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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장마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출구 없는 자영업자들

 

인천 연수구 연수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새로 산 차를 처분하고 최근 중고 경차를 구입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매장 유지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내린 결정이다.

 

A씨는 “코로나 이후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그나마 배달앱 등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이 다소 늘어나 직접 차로 배달하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미용실도 주말 저녁시간이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손님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직원 B씨에게 미용실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지 않느냐고 묻자 “단순 커트는 30분 정도로 끝나지만 파마나 다른 시술의 경우 최소 2-3시간씩 미용실에 머물러야 하고 손님과 미용사 간 비교적 밀착접촉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용실 와서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이제는 손님과 대화도 마음 편히 할 수 없어 답답해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경기지역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불과 2-3주 전만 해도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10여 명 안팎으로 관리되는 상황이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점차 경기가 점차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대목인 여름 휴가철을 역대 최장 장마로 허무하게 날려 보낸 상황이라 더더욱 절실했다. 그러나 기다리던 비가 그치자 거짓말처럼 코로나가 재확산해 손님 발길을 끊어버렸다.

 

이 같은 자영업자의 한숨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 7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554만8천 명으로 1년전 567만5천 명보다 12만7천 명 줄었다. 특히 직원을 둔 자영업자의 경우 같은 기간 17만5000명이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또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업체 점주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346만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제 실핏줄이자 서민경제 근간인 자영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런 한숨 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곳도 있다. 정부가 코로나 감염 고위험시설로 지정한 곳이다. 노래방, 피시방을 비롯해 뷔페, 대형학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정부의 영업 중단 행정명령에 지난 19일부터 문을 닫았다. 지난 22일 부평구 산곡동의 한 노래방 출입문에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휴업, 우리모두 힘내서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갑시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휴업기간란에는 ‘8월 19일’이라고 시작 시점은 기재했지만 종료 시점은 비워뒀다.

 

인천 대표 상권 중 하나인 구월동 로데오거리도 주말 저녁 20-30대 젊은이들로 붐비는 평소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곳에서 이자카야 술집을 운영하는 C씨는 기자에게 “정부의 코로나 방역이 허술해도 사람이 죽지만 반대로 너무 완벽해도 죽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영업자다”라고 자조 섞인 말을 던졌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자영업 생태계 지형도 바꿔놓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외식업계의 침체가 이어지는 것과 달리 배달 음식과 집밥 관련 매출은 오히려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호프집 A씨 사례와 같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대량 도태될 우려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유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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