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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버튼 유튜버가 선택한 텍사스 바비큐

[人SIGHT_코로나19, 희망은 있다]
로앤슬로 텍사스 바비큐 만드는 ‘스모커리’ 이아람 대표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온라인몰, 먹방 유튜버들 입맛 잡으며 기사회생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홈쿡’과 ‘홈캠핑’이 새 라이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주말 외식, 캠핑의 필수 코스인 바비큐도 이제는 집에서 즐긴다. 소비자들은 직접 마트에서 장보는 대신 온라인 구매를 생활화하고 있다.

 

2년 차 신생기업 스모커리는 캠핑에서 즐기던 텍사스 바비큐를 집에서 먹을 수 있게 온라인 판매한다. 사업 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인기 유튜버의 ‘인생고기’로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고기 마니아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미국 텍사스가 아닌, 물 맑고 공기 좋은 경기 양평군에서 이아람 스모커리 대표를 만났다.

 

Q. 국내서 아직 텍사스 스타일 바비큐는 다소 낯선데,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

 

= 텍사스 바비큐를 만들고 있지만, 사실 가족과 저는 고기를 잘 못 먹는 편이다. 양평군으로 이사하고 매일 삼겹살 파티가 열렸는데 너무 지겨웠다. 기름기가 많아서 그런지 먹기도 어려웠다. 그러다 우연히 오랫동안 훈연해서 만든 고기를 먹어보니 담백하면서도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창업하기 전에 찾아보니 텍사스 바비큐는 이미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수요가 있었다. 나처럼 고기를 잘 못 먹는 사람부터 고기 마니아까지 두루 좋아할 만한 음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학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푸드 트럭으로 장사를 시작했고, 지난해 계절과 관계없이 늘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온라인 판매에 앞서 푸드 트럭을 운영하면서 제품에 대한 반응을 직접 접했다. 특히 미국인이거나, 텍사스 쪽에 거주한 손님들을 만나 현지에서 먹었던 맛이라며 호평하는 걸 듣고 자신감이 조금씩 붙었다고 말했다.

 

Q. 스모커리만의 특별한 텍사스 바비큐 제조 비법이 따로 있는지 알고 싶다

 

= 특별한 방법은 없다. 텍사스 바비큐 만드는 법은 누구나 알 수 있는데, 내 생각에는 게으른(?) 바비큐다. 길면 16시간, 짧으면 6시간을 연기로 훈제하면서 중간중간 뒤집어준다. 물론 이보다 짧게 하는 곳도 있고 꼭 정해진 건 아니다. 그저 짧게 하는 방법을 몰라서일 수도 있지만(웃음), 우린 현지에서 하듯 정석대로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드는 편이다.

 

바비큐 시즈닝은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고객 의견이라면 100명 중 1명의 의견이라도 신경을 쓴다. 온라인으로 단골을 유치하는 방법은 역시 ‘맛’이라고 생각하고, 요령 피우지 않고 진실하게 만든다.

 

Q. 푸드트럭을 운영하다 온라인 판매로 사업을 갑자기 바꾸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 초반엔 하루에 주문이 1건만 올 때도 있었다. 너무 낯설고 이른 시도였는지, 유명 회사도 아닌 일개 푸드 트럭 대표면서 관심 갖기 어려운 제품을 만들었다는 생각도 했다. 다시 플리마켓에 나가려고 진공포장해둔 제품을 아이스박스에 넣던 중 갑자기 주문이 쏟아졌다. 주문이 오면 휴대폰으로 알림이 오는데, 알림 때문에 배터리가 닳아 전원이 꺼지기도 했다.

 

처음엔 영문을 몰라서 주문 시스템이 고장나거나 에러가 발생한 걸로 착각했다. 고객들이 참피디(참PD)님이 우리 제품을 리뷰한 걸 보고 주문하는 거라고 알려준 덕분에 알았다. 뵌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지만 제게는 정말 큰 은인이다. 또 맛있다고 소개해준 분, 믿고 주문한 고객들에게 누가 되거나 실망시키지 않도록 좋은 제품을 내야겠다는 부담도 생겼다.

 

참PD는 중소기업 제품을 자신의 사비로 구매해 리뷰하는 먹방 유튜버로 1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참PD가 지난해 한 영상에서 제품을 리뷰한 후 주문이 몰려들어 잠시 주문을 중단했다. 당시 온 가족이 달려들어 도왔지만 이틀간 주문량을 소화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Q. 최근 유튜브 채널에 텍사스 여행 영상을 올렸던데, 직접 텍사스로 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 미국에 가본 적도 없이 텍사스 바비큐를 만든다는 생각에 더 당당하게 텍사스 바비큐를 만들 수 있도록 현지와 비교해보고 싶었다. 지난해 10월에 운 좋게 상황이 되어 미국 텍사스로 떠났고, 2주간 유명한 텍사스 바비큐 레스토랑 8곳을 돌아다니며 맛을 봤다. 먹어보니 기본적으로 맛이 다르지 않아서 지금 만드는 제품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생겼다. 여행 영상을 유튜브로 올려 홍보하고도 있다.

 

Q. 앞으로 스모커리가 어떻게 발전해나가길 바라는지, 바람이나 포부가 있는지 궁금하다

 

= 생각은 자유니만큼 마음대로 말해보자면, 언젠가는 스모커리 테마파크 같은 걸 만들어보고 싶다. 물론 바비큐는 혼자서도 구워먹을 수 있고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렵기는 해도, 원래 바비큐는 여럿이 어울려 놀면서 함께 만드는 일종의 문화다. 텍사스 바비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숙식 가능한 테마파크를 만들고, 바비큐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이를 통해 텍사스 바비큐가 좀 더 대중화되기를 바란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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