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문재인 정권을 '귀태(鬼胎,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논쟁이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배 대변인을 향해 "사퇴하라"고 요구했고, 배 대변인은 "많이 아픈가 보다"라고 되받아쳤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8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정권 방송'으로 빛을 봤던 배현진 의원이 다시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촛불혁명의 주역인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며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자신의 SNS에 "남의 당에 가급적 말을 삼가려 하지만 당 대변인의 언행이 국민 입장에서 매우 불쾌하다"며 "'국민의힘'이 아니라 '박근혜힘'이라고 불러야 될 것 같다"고 비꼬았다.
같은당 고민정 의원 역시 SNS에 "우리는 품격을 지켜달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품격은 머리로 배운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가 몸담고 있는 국민의힘 '격'이 딱 그정도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배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맞불을 놨다.
배 의원은 9일 "깊이 곪고 썩은 부분일 수록 약이 닿으면 불이 붙은 듯 화닥화닥 아프기 마련"이라며 "많이 아픈가 보다"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무참하게 민생, 법치 대한민국 근간 온군데를 파괴 중인 이 정권이 국민의 노기어린 외침과 절박한 호소에 완전히 무감해진 줄 알았다"며 "그나마라도 느끼니 다행"이라고 비꼬았다.
배 의원이 사용한 '귀태'라는 단어는 지난 2013년 당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썼다가 논란이 된 표현이다.
홍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책 내용을 언급하면서 "'귀태'는 귀신 귀(鬼)자에다, 태아 태(胎)자를 서서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며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며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아베 총리"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 이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발해 홍 의원은 원내대변인직을 내려놓았다.
[ 경기신문 = 이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