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30 (일)

  • 흐림동두천 22.7℃
  • 흐림강릉 23.5℃
  • 서울 24.4℃
  • 흐림대전 24.8℃
  • 대구 23.8℃
  • 흐림울산 24.7℃
  • 광주 24.2℃
  • 부산 24.3℃
  • 흐림고창 25.0℃
  • 흐림제주 27.8℃
  • 흐림강화 23.0℃
  • 흐림보은 23.4℃
  • 흐림금산 24.3℃
  • 흐림강진군 24.7℃
  • 흐림경주시 24.8℃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증오심이 부른 엽기 살인행각

절도.성폭행 없이 증거인멸 철저... "신창원과 같이 복역했다" 여론 관심도

연쇄살인 용의자인 유영철(33)씨는 노인 살해사건 4건 외에도 추가로 11차례나 살인을 자행, 부유층 노인과 출장 마사지 여성 등 모두 19명을 살해해 역대 단일범으로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희대의 살인마'로 기록되게 됐다.
▲"부자와 여자가 미웠다" = 유씨는 아버지가 노동일을 하던 가난한 가정의 3남1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 K공고를 중퇴한 뒤 13차례에 걸쳐 특수절도, 성폭력 등 각종 범행으로 7년간 복역했으나 92년 전처 황모(34)씨를 만나 가정을 꾸린 뒤 아들도 낳았다.
2000년 3월 특수절도로 진주교도소에 수감됐는데 복역 중이던 2002년 5월 아내의 이혼 소송으로 이혼을 당했고 아들의 양육권마저 빼앗겼다.
지난해 11월께 전화방에서 일하던 김모(여)씨에게 호감을 느껴 청혼했지만 전과자에 이혼남, 게다가 지병인 간질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거절당한뒤 여성에 대한 증오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안마사 출신 전처 역시 살해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자녀 때문에 포기하고 대신 전처와 자신과의 결혼 약속을 파기한 김씨와 유사한 직업을 가진 보도방과 출장 마사지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계획된 범죄, 치밀한 범행 = 부유층 노인 상대 살인의 경우 사전에 범행 대상을 선정해 저지른 계획 범죄였다. 유씨는 범행 현장을 사전답사했고 목격자를 피하기 위해 길가에서 멀리 떨어지거나 정원이 넓어 외부에서 집안 상황을 알 수 없는 부유층 저택을 노렸다.
일단 범행에 돌입하면 무자비하고 철저했다.
집안에 있는 사람들은 노인이든 젊은이든 닥치는 대로 살해했다. 예외가 있다면 어린 아이였는데 유씨는 혜화동 사건 때 집에 있었던 당시 7개월 된 아이는 그대로 놔뒀다. 이에 대해 유씨는 "나도 아이가 있어서"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범행 후 증거인멸 작업은 더욱 철저했다. 지문을 남기지 않은 것은 물론 체모나 정액 등 DNA 추적을 당할 만한 단서는 일절 남기지 않으려 했다.
유씨는 그러나 금품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 대신 위조 경찰 신분증과 시장에서 산 수갑으로 경찰을 사칭, 성매매 여성이나 불법 음반.CD 제조업자 등을 협박해 갈취한 돈으로 보증금 400만원에 월 35만원짜리 오피스텔의 월세는 물론 생활비 등을 해결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여성 증오심에 엽기적 토막살인 = 속칭 보도방이나 출장 마사지 여성들은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오피스텔로 불러들여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시신을 토막내기까지 했다.
특히 첫 희생자가 된 김모(25.여)씨는 손가락의 지문들을 도려내는 것은 물론 시신을 잘게 토막내 거주지 인근 모 대학 뒷산에 묻었고 나머지 10명 역시 같은 방식으로 살해한 뒤 토막내 인근의 모 사찰 근처에 묻었다.
시신을 옮길 땐 토막낸 시신 부위들을 검은 비닐봉지 5~10겹으로 포장해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한 다음 택시를 이용해 8~9차례 은닉장소와 주거지를 오가며 시체를 가져다가 묻었다.
전문가들은 유씨가 이처럼 잔인한 연쇄살인마로 변모한 이유를 "분노와 증오로 변한 개인적.사회적 소외감이 공격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창원 영향 받았나 = 유씨가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신창원과 함께 복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씨가 신씨에게 범행 수법 등을 전수받았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대원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장은 18일 "유씨는 2000년 10월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지난해 9월 출소했는데 교도소 수감 태도가 좋지 않아 청송보호소에서 훈련을 받은 적이 있으며 이 시기에 신창원과 3~4개월 함께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조사 과정에서 "한때 신창원과 함께 복역했는데 팔씨름과 달리기를 하면 내가 이겼다"면서 "신창원 정도는 우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유씨가 신씨로부터 범죄수법을 배웠다는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창원은 97년 1월 부산교도소를 탈옥, 2년6개월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99년 7월까지 2년 6개월간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을 벌였다.
유씨도 지능지수가 140 정도로 매우 비상한 머리를 갖고 있으며 1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도 정밀 위조된 신분증으로 태연히 경찰 행세를 하며 서울 도심을 활보할 정도로 `강심장'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