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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어쩌면 가능했을 상상 속의 삶 ‘우리의 사람들’

 

◆우리의 사람들/박솔뫼 글/창비/264쪽/값 1만4000원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영원하지 않지만 때때로 놀랄 정도로 반복되는 일이야.”

 

박솔뫼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우리의 사람들’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표한 여덟편의 작품을 엮은 책이다. 박 작가 고유의 유머와 생활과 가까운 언어로 전한 공감과 위로가 담겨 있다.

 

‘우리의 사람들’을 비롯해 ‘건널목의 말’, ‘농구하는 사람’, ‘이미 죽은 열두명의 여자들과’, ‘펄럭이는 종이 스기마쓰 성서’, ‘자전거를 잘 탄다’, ‘매일 산책 연습’, ‘영화를 보다가 극장을 사버림’으로 목차가 구성돼있다.

 

이야기 속 화자들은 실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가능했을 수도 있는 삶의 조건들을 가정한다. 그 상상 속에서 살아갔을 누군가의 삶을 그리는 일을 반복한다.

 

‘건널목의 말’에 등장하는 ‘나’는 생활을 위해 말을 하고 서울에서 일하지만, 말과 추위를 힘들어하는 사람이다. 이에 삽을 들고 땅을 파서 말을 묻으면 말들도 흩어지고 추위도 달아날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또 “아주 잠깐 2초쯤 회사에 너무 가기 싫어서 눈물이 날 것 같다”는 ‘나’는 추운 시간도 넘기고 후회할 말과 생활도 멈출 수 있기에 동면하는 것을 상상하기도 한다.

 

‘펄럭이는 종이 스기마쓰 성서’ 속 ‘나’는 꿈속에서 여러번 등장한 말 ‘스기마쓰 성서’에 사로잡혀 꿈속 장소를 직접 찾아가보기로 한다. 스기마쓰 성서가 전시되던 곳은 부산의 한 고택이었는데, 막상 부산에 도착하여 산책을 하다보니 꿈에 관한 것은 멀리 사라지고 만다.

 

때때로 잠에서 깬 뒤에도 꿈을 기억하고자 애쓰다가도, 돌연 일상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현실로 돌아온 경험이 있는 우리는 다시금 소설을 통해 공감하고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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