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대권 잠룡들이 호남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이 다가온 데다,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서 승기를 확실히 잡아야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6일 광주에서 사실상 '대권 선언'을 했다.
그는 이날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 '광주 구상'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 성지 광주에서 '내 삶을 지켜주는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을 제안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은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축으로 한다"며 "기본권 강화는 내 삶이 국가의 더 강력하고 세밀한 보호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광주 발전을 위해 ▲광주-대구 KTX, 달빛내륙철도 건설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포함 ▲광주군공항 이전사업의 조속한 추진도 언급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3박4일 일정인 전북지역 순회를 마무리하고 16~17일에 각각 전남 여수와 순천을 방문한다. 이후 18일 광주에서 5·18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얻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아가는데 열과 성을 다해 기필코 성공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북은 그동안 새만금이라는 희망을 바라보고 30년 지내왔지만 아직도 새만금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로 재직하고 있던 올해 2월에 다시 확정된 기본계획을 토대로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일꾼들이 힘을 모아 제대로 실천하면 이제 속도낼 수 있고 성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총리 측은 호남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을 추월하는 '골든 크로스'를 달성하고 전국적인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17일 전북 군산시에서 열리는 '경기도-전북도 자동차 대체인증부품 활성화 협약식'에 참석한다. 이후 18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이 전 대표는 전남에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지냈고 전남지사까지 역임하면서 기본적으로 호남지역 정계와 주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고향이 전북인 정 전 총리도 친노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독자 세력도 가지고 있는 범친노계 호남파로 분류된다.
이와 달리 친노계도 호남계도 아닌 이 경기지사는 이번 호남 일정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민심 구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적 지지도와 본선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워 '전략적 선택'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민형배 의원이 공개 지지를 한 가운데, 이 경기지사가 높은 지지율이 계속 되면서 아직 '커밍아웃'은 안 했지만 지지 의사를 피력해 온 의원들도 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