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가 이사회 구성 문제 등으로 인해 신임 총장 선출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이 "자연인으로 살아가려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30일 손종국 전 총장은 '사랑하는 경기 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는 경기대와 연관된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전 총장은 "최근 대학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이사회도 정상적으로 구성되지 못했다. 대학은 친(親)손과 반(反)손으로 나뉘어 갈등을 겪고 있다"며 "특히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걸 보면서 경기대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썼다.

이어 "지금부터 경기대 전 총장, 경기학원 전 이사장, 경기학원 설립자 후손이라는 사회적 입지를 다 벗어던지고 자연인 손종국으로 살아가려 한다. 그간 저를 둘러싼 모든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해 경기대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적었다.

또 "오해가 있으면 풀고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책임질 일은 책임지고 따질 일은 따지겠다"며 "경기대를 협박의 도구로 삼는 처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경기대는 김인규 전 총장의 임기 만료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기획처장이 총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이사회 구성 등 문제로 인해 총장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학원 정관과 최근 법원 결정 등에 따르면, 경기대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해서는 이사회 정원 8명 중 정이사 5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은 총 6명인데, 이 중 정이사는 3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3명은 임기 만료로 총장 선출에 관여할 수 없고 긴급처리권만 행사할 수 있다.

이에 경기대는 수차례 이사 회의를 통해 신임 이사 후보들 중 적임자를 선출하고자 했으나 현재 이사회 구성원 6명 중 5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학내 일부 교수진은 비리 의혹 등 논란이 제기된 손 전 총장에게 우호적인 측근과 그 반대편으로 이사회가 분열돼 왔다고 주장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원 6명은 성향에 따라 각 2명씩 3개의 분파로 나뉜다. 일부 이사는 학내 갈등의 중심에 손 전 총장이 있다고 했으나 오늘 총장의 성명서를 보면 '총장 선출과 후임 이사 선임 문제 등 친손, 반손 따질 것 없이 경기대의 미래만 생각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사회에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협조할 지 모르겠다"며 "지역이나 모교출신, 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사심없이 학교의 미래만 보고 가야한다. 손 전 총장이 다 던졌는데도 다음 이사회에서 아무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해당 이사들은 다들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