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이 오는 10월 10일까지 신소장품전 ‘빈지 워칭: 14284″’를 개최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집한 작품들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신소장품 중 경기도미술관에서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는 작품을 중심으로, 2010년 이후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19점과 전시의 개념을 담은 디지털 아트워크로 구성됐다.
일반에는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회화와 드로잉, 판화, 사진, 조각, 공예, 설치,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 현대 미술의 모든 장르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 매체인 회화에서부터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참여작가들은 각자 자신만의 감성으로 동시대를 다채롭게 표현해냈다.
외할머니가 유품으로 남긴 여섯 권의 노트에서 시작된 금혜원 작가의 ‘가족사진’과 길 위에서 작가가 마주했던 일정한 음높이의 경보장치와 안전 유도 마네킹의 움직임을 담아낸 안정주 작가의 ‘사이렌’ 등으로 꾸며졌다.
이우성 작가의 작품 ‘세상은 내가 꿈꾸지 않게 한다’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더 이상 바다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된 외부 상황을 그렸다. 두 폭의 그림 속 수면 위로 반짝이는 물결과 해변가에서 노니는 청년들, 대형 선박과 후드를 깊게 눌러 쓴 청년의 뒷모습이 담겨 있다.
함양아 작가는 위기와 재난의 상황에서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안에서 개인들이 취하는 저마다의 태도와 역할에 주목한 ‘잠’을 표현했다.
몰아보기를 뜻하는 ‘빈지 워칭(binge-watching)’, 동일한 프로그램의 에피소드를 두 편 이상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하는 전시의 개념이 제목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숫자 ‘14284″’는 1만4284초, 즉 약 4시간의 ‘시간’을 의미하는데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감상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관람객들이 미술관에서 한 작품을 감상하는 데 짧게는 0.2초에서 평균적으로는 15초가 걸린다고 한다. 이 전시는 한 작품에 최소 40초 이상 머무르며, 그 시간동안 오롯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새로운 질문을 떠올리길 제안한다.
경기도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의 ‘빈지 워칭(몰아보기)’이 우리의 삶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미술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대면 작품감상도 준비돼 있다. 온라인 감상 플랫폼 ‘경기도미술관 빈지 워칭룸(14284.org)’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디지털 디자인 스튜디오 커머너즈가 제작한 플랫폼에서 커머너즈의 디지털 아트워크와 더불어 전시된 작품 모두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전시실 안에서도 빈지 워칭룸이 운영되며, 선착순으로 이용 가능하고 시간은 1팀(2명 이내)당 1만4284초(약 4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뮤지컬 배우 이정화의 목소리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음성 해설 서비스도 지원한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