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에 아버지가 있다/우동준 지음/호밀밭/192쪽/1만2800원
‘1990년생 청년이 만난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이야기’
책 소개에 앞서 아버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지 묻고 싶다. 어릴 적 아버지가 태워주던 목마, 퇴근길에 사 오신 통닭, 무심한 듯해도 힘내라며 따뜻한 응원을 해주시는 모습, 이밖에도 다양한 모습 등 저마다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자녀를 둔 남자를 부르는 말인 아버지, 사회는 이 이름에 많은 무게감을 부여한다. 90년생 저자는 사회가 만든 아버지상을 해체하기 위해 세상의 수많은 아버지를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백 밤만 자면 오겠다는 아버지와 멀어진 후 시간이 지날수록 빈자리가 익숙해지며 존재마저 희미해졌다고 고백한 저자 우동준. 그는 어느 날 거울 앞에 마주한 자신의 모습에서 익숙한 주름, 익숙한 표정을 통해 아버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인터뷰 작업은 아버지와 닮은 내 모습을 발견하며 시작했고, 내 안에 담긴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조금씩 내려놓기 위해서 이어왔다.”
이 책에 나오는 아버지 인터뷰 프로젝트의 이름은 ‘돼지국밥’. 닮은 맛이지만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돼지국밥은 저자가 아버지와 함께 먹었던 마지막 음식이기도 하다.
서른 명의 아버지들을 만난 저자는 “아버지란 같은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모두 달랐다. 나는 아버지들이 모두 같은 언어, 같은 책임을 느낀다고 생각했지만 정형화된 아버지의 모습 따윈 세상에 없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