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6일 용인시장 재직 시절 주택건설 시행사에 인허가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병문 부장검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정 의원은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2018년 용인시 기흥구 일대에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던 A 시행사에 인허가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 사가 최초 매입한 금액보다 싼 가격에 개발 부지 인근의 토지를 차명으로 사들인 뒤 주택 건설로 인해 땅값이 오르자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사는 '급행료(빠른 일 처리를 위해 업무 담당자에게 건네는 금품)'를 내고 신속한 인허가를 받아냄으로써 대출 이자 등을 크게 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의 첩보를 입수, 지난해 말부터 관련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법리적 보완 등을 이유로 모두 반려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13일 또다시 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사흘간 검토한 끝에 이날 오전 법원에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의원에 대한 자세한 혐의와 구체적인 뇌물 액수 등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며 "앞으로도 절차에 따라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되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히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원을 회기 중 체포·구금하려면 불체포 특권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원은 영장 발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체포 동의 요구서를 법무부에 보내고, 관할 검찰청은 이 서류를 국회에 전달하게 된다.
국회의장은 체포동의 요청을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동의 여부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체포 동의안이 72시간 이내에 표결되지 않으면 이후 최초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해야 한다. 국회가 표결을 거쳐 체포 동의안을 의결하면 이후 일반 사건과 동일하게 처리한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