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을 욕설·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박명래 협성대학교 총장의 징계 여부가 22일 결정된다. 교직원 A씨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한 이후 135일 만이다.
지난 21일 오후 4시 30분쯤 화성시 봉담읍 협성대학교. 신학대학 학생회와 신학대학원 원우회는 이 학교 정문 앞 중앙 계단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협성 신학생 기도회'를 열고 박 총장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그간 협성대 동문과 교수들이 박 총장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나섰으나 협성대 학생까지 동참한 것이다.
박 총장을 조사 중인 학교법인 삼일학원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 실시된 이날 기도회는 찬양, 공동기도, 대표기도와 성경 봉독, 헌화식, 성명서 낭독, 구호 외침 순으로 이뤄졌다.
단체 기도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정의가 죽은 학교에서 대체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 '폭력행사 박명래 총장은 사퇴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하나님이 가르쳐준 사랑이 폭력이냐"라며 "학생들은 진상규명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도회에 참여한 학생은 "하나님의 공의가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적힌 석상 앞에서 국화꽃을 헌화했다"며 "(박 총장의) 사퇴가 안될 경우에는 계속해서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시험 등을 제외하면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학교 측에선 코로나 시국에 학생들이 단합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앞서 교직원 A씨는 지난 6월29일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같은 달 10일 협성대 내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박 총장이 교직원 2명과 함께 찾아와 업무 문제로 자신을 질타하다가 욕설하고 건물 밖으로 자리를 옮긴 뒤 무릎을 꿇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 총장이 손으로 자신의 수차례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협성대는 지난 8월 13일 두 차례에 걸친 조사 결과, 박 총장과 A씨의 상반된 주장, 증거 부재, 경찰 수사 등을 이유로 조사를 중지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경기신문 등 언론 보도 이후 박 총장은 곧바로 사과문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이 일이 있고 나서야 학교법인 삼일학원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협성대와 별도로 조사에 착수했다. 박 총장의 징계 수위는 오는 22일 판가름 난다. 4개월째 이어진 지루한 분쟁에 첫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현재 법인 이사회 총원은 10명으로, 박 총장을 제외하면 9명이다. 정족수의 과반이 넘으면 총장에 대한 직위해제를 할 수 있고, 2/3 이상 동의하면 해임 가능하다.
협성대 노조 관계자는 "박 총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재차 공론화를 할 것"이라며 "예수 정신을 따른다는 학교에서 악을 행한자를 보호하고 선한 자를 괴롭히도록 방관할 수 없다"고 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