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는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치적·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28일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특별사면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당시 박 대통령 탄핵 이후 검찰 특수본에서 넘어온 사건을 제가 담당하진 않았지만, 원인이 되는 삼성 사건을 저희가 했고 제가 중앙지검장이 된 이후에 몇 가지 여죄에 대해 수사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만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그분의 건강 회복이 우선인 상황에서 제가 뵙겠다고 찾아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겠는가"라며 "지금은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 회복을 바랄 뿐"이라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보다 고령이고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며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되는 모습이 국제적으로나 우리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나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사면)에 대해선 현재의 여론조사 만을 갖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부여한 것은 대통령에게 국가발전과 국민통합에 대한 판단권한을 준 것으로, 그런 각도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허위 이력 의혹으로 대국민사과를 한 배우자 김건희 씨와 관련해서는 "저나 제 아내 입장에서 이 사과가 충분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진정한 마음에서 한 것이라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씨가 남은 선거기간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는데 유세 과정에서 함께할 생각이 있나'를 묻는 말에는 "온전히 제 정치활동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자신이 다른 후보의 아내나 배우자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본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며 "제가 강요하거나 권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씨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 '당 차원에서나 외부검증기관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얼마든지 하는 것에 대해서 제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 "자세한 이야기는 알지 못하지만 과거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케이스하고 다르지 않고 인사청문회 때 그 당시 기준에 의해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선대위의 모든 직책에서 자진 사퇴하고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이번 대선 결과가) 향후 본인의 정치적 입지나 성취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정확히 판단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제3자적 논평가, 평론가가 되면 곤란하다'고 말한 것이 이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어느 특정인을 거명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내부적으로 비공개로 쓴소리하고 건의해야 할 이야기와 공개적으로 할 이야기를 명확하게 가려줬으면 하는 제 바람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선대위 내홍의 원인이 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윤핵관은 없다"며 "선거운동은 비선을 가지고는 못한다. 그런 것은 우리 정부 수립 이래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자신의 '1일 1실언' 지적에 대해서는 "제 잘못이고, 국민의 비판을 수용한다"면서도 "늘 관점과 철학에 입각해 말씀드렸는데, 정치 세계라는 것은 공직 세계나 학문 세계와 달라서 상대방에 빌미를 주면 늘 왜곡되고 공격당할 수 있다는 것에 제가 좀 대처를 못 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서는 "민주당 후보가 말했다면 괜찮았을 텐데, 국민의힘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하니 많은 호남인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리지 않았나 해서 제가 깊이 사과를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배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