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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여론조사의 방법과 공정성에 대한 소고

2022년 6월 1일 실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 앞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현수막을 붙이고 명함을 만들어 자신의 능력과 실적 그리고 얼굴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후보자들은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에 촉각을 세우고 귀추를 주목하기 마련이다.

 

여론조사는 모집단(전체의 여론)을 추정해보기 위해 표본을 추출하는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을 표본(일부의 여론)이라 하고 이 표본을 통해 모집단을 가늠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기 위해 표본을 추출하는 과정에서는 ‘Random(랜덤)’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Random(랜덤)’은 ‘우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정성’ 정도로 억지로 번역할 수 있겠다. 통계를 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랜덤’하면 알아듣는 용어이다.

 

여론조사 회사는 이 ‘랜덤’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 안배, 연령 안배, 가중치 등 갖가지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면서 이 ‘랜덤’의 유지에 엄청난 정성을 들인다.

 

표본의 수가 500이나 1000인 것이 너무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수만큼의 표본을 확보하기 위해 들인 노력을 안다면 실제로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기 위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최근 포천에서 이루어진 여론조사 하나를 다운해서 분석했다. 포천시의원 가 선거구(군내·신북·창수·영중·영북·관인·포천·선단)의 시의원 적합도 조사였다.

 

이 지역구의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유권자는 6만 95명이었다. 분석한 여론조사는 512개의 샘플을 얻기 위해 4만 4102통의 유선, 1만 571통의 무선 전화 등 총 5만 4673통의 전화를 돌렸다.

 

 그 중 유선은 1만 3257건의 연결 실패, 6002건의 중도 이탈 포함 총 1만 9363건의 전화를 걸어 104건의 응답을 받았다. 무선은 1만 571건을 돌려 4888건의 연결 실패, 5150건의 중도 이탈 포함 총 1만 446건의 전화를 걸어 408건의 응답을 받았다.

 

즉 512건의 응답을 받기 위해 2만 9809건의 유효한 통화 시도가 있었다. 이 수는 대통령 선거 당시 유권자 수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9.6%의 유권자에게 한 번은 전화가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같은 조사의 샘플 1000개를 받겠다고 작정하면 이 선거구 유권자 거의 모두에게 한 번씩은 전화가 가게 된다는 결론이다.

 

도 단위나 전국 단위의 모집단이 아주 큰 경우에는 모르지만, 이렇게 모집단의 크기가 6만 정도 되는 곳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아무리 공정하게 실시하려 해도 이러한 점에서 허점이 드러난다.

 

만약, 여론조사 업체나 의뢰 기관이 나쁜 마음을 먹고 특정한 한, 두 사람 또는 한 쪽의 당에만 여론조사 날짜와 시간 등을 알려줬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상상해 보았다. 그 지역구의 확실히 전화를 받을 사람 100명만 대기하고 있다면, 50명은 확정적으로 전화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날짜와 시간을 미리 알고 있던 후보자나 정당은 최소 10%의 지지율 상승의 효과를 가져가게 된다. 그러니 모르게 하려면 아무도 모르게, 알려주려면 조사하려는 후보 전부에게 알려 줘야 진정으로 공정한 여론조사가 될 것이다.

 

예를 들기 위해 사용한 여론조사 회사와 의뢰 언론사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단지 모집단이 너무 작은 지역의 여론조사에서는 이런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그 자료를 이용한 것일 뿐이다.

 

[ 경기신문 = 문석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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