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면 안산의 곳곳을 무대 삼아 다양한 거리극을 선보였던 안산국제거리극 축제가 3년 만에 대면으로 돌아왔다.
축제를 주최하는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고, 비대면으로 열렸던 지난 시간의 아쉬움을 상쇄할 만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안산문화재단 시민축제부는 “매년 진행되던 축제가 2020년에 코로나 확산 방지로 취소되고 2021년에는 비대면으로 전환돼 아쉬움이 남은 시민들이 많았다.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이 문화적 감성을 회복하고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대면 축제를 개최하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축제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안산문화예술의광장에서 펼쳐진다. 공식 참가작 33편을 포함, 총 62개 팀이 참가해 65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는 어떤 공연들이 광장을 예술로 채우는지 미리 만나보자.
◇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100여 명 시민이 만드는 초대형 개막 퍼포먼스
모니터 속 영상이 아닌 안산문화광장에서 펼쳐지는 2022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특별한 개막작 ‘개나리 춤 필 무렵’을 선보인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 기대, 깊은 정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기대하며 모두 함께 희망을 갖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공연은 ‘범 내려온다’로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안산시민 100여 명이 함께 꾸민다. 커뮤니티 댄스 프로젝트로 다양한 연령, 직업, 취미를 지닌 시민들은 ‘놀이’라는 주제에 맞춰 하나가 된다.
개막작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춤 실력과 상관없이 축제를 즐기고자하는 열정 하나로 선발됐다. 축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즐기면서 함께하는 가치를 전달한다. 축제 슬로건 ‘도시놀이터 안산’에 맞춰 다양한 놀이문화가 접목된 춤 동작을 찾는 것도 공연을 관람하는 소소한 재미다.
시민들의 흥을 끌어 모으기 위해 ‘개나리 춤 필 무렵’을 잇는 개막공연이 더해진다.
장삼과 한삼의 움직임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 타령과 굿거리 반주악에 맞추어 목중과 사자가 신명 나는 전통 춤사위를 펼친다.
전통연희를 새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로 시대에 맞춰 재해석한 관객참여형 창작연희도 준비했다. 전통적인 소리와 장단, 한국 특유의 선을 극대화 한 가무악을 한자리에서 듣고 보고 즐길 수 있다.
◇ 서커스·인형극·설치 예술·무용극 등…다채로운 공식 참가작
33편의 공식참가작은 서커스와 인형극, 설치 예술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서로 다른 장르 사이의 접점을 찾아 실험적 공연을 펼치는 휠러스는 ‘우주비행사 되기 대작전’을 선보인다. 대형 훌라후프 모양의 오브제를 타는 Cyr Wheel(씨어 휠) 퍼포먼스 등 국내에서 보기 드문 서커스를 만날 수 있다. 휠러스는 우주비행사의 꿈을 꾸며 우주선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어린 시절을 저글링으로 표현하며, 우주선을 만들어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리오네트 인형의 섬세한 움직임과 바이올린, 기타, 루프스테이션 등의 악기와의 조화가 돋보이는 보따리 크루의 ‘할머니의 호호밴드’도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무릎을 베고 누워 듣던 할머니의 이야기 상자, 다칠 때마다 ‘호~’하고 불어주며 살살 붙여줬던 할머니의 호호밴드. 극은 어른이 돼 텅 빈 마음도 할머니의 호호밴드가 채워 주기를 바라며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프로젝트 외(WAE)의 ‘아직, 있다!’는 길을 걸으며 보는 10대부터 70대까지 여러 세대들의 움직임과 춤을 통해 각각의 세대가 가진 이야기들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안산시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안산의 어제와 오늘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우리 삶의 흔적들이 소리와 움직임으로 표현돼 ‘아직 그곳에 있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들의 삶’을 다시 연결한다.
살거스의 “미래의 편의점 ‘블루하우스’”는 설치형 관객 반응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루하우스’는 미래에서 온 자판기라는 콘셉트로, 이질적인 설치물을 심어놓는 거리 예술 프로젝트이다.
우연히 길을 걷다 ‘블루하우스’를 마주친 관객에게 질문한다. “당신은 미래에서 오셨나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관객의 사유에서 극이 비롯된다. 안산문화광장 한복판에 설치된 미래에서 온 자판기, 관객은 직접 작품에 참여하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어린이가 쓰고, 어린이가 보는 공연
초등학생들이 쓴 안산시 배경의 동화를 바탕으로 한 두 편의 뮤지컬 공연도 눈에 띈다.
작품은 각각 2017년, 2021년 우리동네 예술프로젝트 ‘우리동네 동화교실’에서 고잔동, 대부도 초등학생들이 동네의 이야기를 발굴해 창작한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다.
‘냥구의 행복한 떡볶이를 찾아서’는 외로운 길고양이 냥구가 고잔동 친구들을 만나 이웃이 되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이웃의 가치와 의미를 되돌아본다.
‘여름방학’은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하게 된 초등학생들이 외계인 ‘삐카’를 만나 동네를 여행하는 이야기로, 익숙함에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동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특별초청작은 안산소방서가 진행하는 인형극으로, 어린이들에게 화재 및 생활안전에 대한 행동요령을 알려준다.
집안에서 불장난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화재안전 인형극, 도로 위에서 위험하게 공놀이를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예방 요령을 알려주는 생활안전 인형극 두 편을 준비했다.
◇ 시민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축제
올해도 안산시민들의 참여로 꾸며지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과 지역예술인이 함께하는 축제를 만든다.
스트릿댄스, 인디밴드 등 젊은 예술가들의 서브컬처와 놀이 문화를 접목한 거리예술 ‘靑자유구역#유스컬쳐’, 안산시 관내 시민 예술가 및 예술단체가 참여하는 ‘시민버전6.0’, 안산문화광장 곳곳이 놀이터로 변하는 ‘놀이하는 도시’ 등을 선보인다.
또한 부대행사로 아트마켓 ‘청년 예술 마켓 M_art’를 연다. 지역 청년예술가와 시민 생활문화 동아리 등 소품, 레진아트, 액세서리, 슈가크래프트, 스테인드글라스 유리공예, 엽서, 리본공예 등 19개 팀이 참여해 판매 및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고, 예술 활동을 장려한다.
안산국제거리극 축제에서 관객들은 단순한 관람이 아닌, 축제의 일원이 되고 축제를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편, 축제를 위해 다음 달 5일 자정부터 9일 오전 5시까지, 홈플러스 사거리에서 AW웨딩컨벤션 사거리 양방향 도로가 통제된다. 축제 관련 자세한 사항은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홈페이지 또는 안산문화재단 시민축제부( 031-481-0537, 0540)로 문의하면 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