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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삶 그린 '왕이웃다' 공연

조선시대 폭군이 아닌 명주로 정조대왕만큼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인물도 드물다.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기막힌 죽음, 탕평책으로 인해 첨예하게 대립된 신하들과의 갈등, 끊임없이 제기되는 독살설 등 등.
이런 좋은 소재를 극작가들은 붙잡고 여러 차례 사극화해 또 다시 조명을 한다는 자체가 다소 부담스럽다.
그러나 국악 뮤지컬이라면 어떨까.
정조대왕이 다소 생소한 국악뮤지컬이란 장르를 빌어 다시 한번 우리 겉을 찾아온다.
‘왕이 웃다’란 타이틀 공연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리허설 지휘에 바쁜 한뫼 과천국악예술단 오은명 단장을 만났다.
방금 연습을 끝내고 온 양 화장기 없는 얼굴에 차림새 또한 수수한 오 단장은 공연을 앞두고 첫 데뷔무대를 치르는 듯 상기되어 있었다.
“이왕 예술세계에 뛰어든 이상 시야를 보다 더 넓히기로 작심하고 국악뮤지컬에 도전했습니다”
40년 가까이 무용에 매달린 결과 중요무형문화재 97호 살풀이춤 이수자로 선정되는 등 그 분야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으나 기왕 예인이 된 이상 모든 분야를 섭렵하겠다는 욕심이 번뜩인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지만 관객이 많이 찾아줄지 또 어떤 평가를 내릴지 걱정이 앞섭니다”
막상 판은 벌여놓았지만 무용과 소리, 연극, 관현악연주가 한데 어우러진 공연이 부담이 되었을 성도 싶다.
모두 8부작으로 진행되는‘왕이 웃다’는 선친인 사도세자의 화성 원행시 과천 백성들이 길가에 모여 춤을 추는‘백성의 춤’을 서막으로 정조대왕의 삶이 장중하게 펼쳐진다.
슬픔에 젖은 왕을 깨우는‘설북춤 ’,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어린 광대들의 춤’,‘무당춤’,‘살풀이 춤’으로 이어지는 동안 갖가지 형태의 춤과 노래가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빼어든 채 광기에 젖은 왕에게 당신이 벤 칼에 쓰러진 것은 대신들과 여인들이 아닌 백성이란 뜻을 전하는‘백성의 소리’는 현대 정치인의 형태를 꼬집었다.
관내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도 참여, 총 등장인물이 80여명에 이르는 무등답교놀이는 이 극의 하이라이트다.
무등을 탄 아이들과 어른들이 어울려 한판 춤사위가 벌어지는 속에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합창이 장중하게 울릴 때면 장내는 감동의 물결로 일렁인다.
전체적인 바탕엔 부모에 대한 효와 나라의 충성을 담았다.
“공연단체들이 제 각각으로 한데 모여 연습할 시간이 모자라 안타깝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으니 만큼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말끝마다 걱정을 앞세우나 은근히 극에 대한 자부심도 내비치는 오 단장은 이번 기회에 국악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작정이라고 했다.
극중 전개가 시종 긴장 속에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것도 이면엔 그런 의식이 배여 있다.
과천에서 10년 넘게 한뫼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오 단장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시립국악예술단의 탄생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비쳤다.
제목은 ‘왕이 웃다’이나 결코 웃을 수만은 없었던 왕의 슬픈 생애를 그린 이 공연은 오는 18일 오후 5시와 19일 오후 7시 두 차례 시민회관 대극장을 빌려 무대에 올려진다.
예약문의ː과천예총 367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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