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5℃
  • 구름조금강릉 32.9℃
  • 흐림서울 28.5℃
  • 구름조금대전 29.1℃
  • 구름많음대구 29.0℃
  • 맑음울산 29.9℃
  • 구름조금광주 28.4℃
  • 맑음부산 29.8℃
  • 구름조금고창 29.3℃
  • 맑음제주 29.8℃
  • 구름많음강화 27.6℃
  • 구름조금보은 28.0℃
  • 구름조금금산 28.2℃
  • 구름조금강진군 28.7℃
  • 맑음경주시 30.8℃
  • 구름조금거제 28.7℃
기상청 제공

"과천여고 국내 최고 명문고 만들터"

한 회사의 흥망을 꿰뚫어 보려면 먼저 종업원들이 주인의식을 얼마나 무장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가늠해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주인의식의 등식은 비단 기업체 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 모든 사회조직에 적용된다.
교사들의 함량미달과 폭력학생들이 판을 쳐 엉망이 된 면학분위기 속에 대학진학률 또한 낮아 학부모들의 진학기피대상 1호였던 과천여고가 불과 3∼4년 만에 90%를 상회하는 진학률을 기록한 신흥 명문고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엔 주인의식을 지상과제로 삼고 줄기찬 의식개혁을 추진해온 최이환 교장(사진)이 있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만큼 교육계의 한 표본이 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수십년 걸려도 이루기 힘든 명문고의 고지를 단숨에 이룩했을까하는 의문과 궁금증을 출발선상에 놓고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기자는 과천여고를 찾았다.
최 교장이 학교법인 영산학원인 이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것은 지난 1999년 9월.
평교사로 출발해 교장에 이르기까지 영산학원에만 몸담아온 만큼 학교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을 법하다.
“한 울타리에 있는 과천외고와는 달리 항시 2류에 머물고 있는 과천여고를 안타깝게 생각했으나 부장과 교감자리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장임명을 받는 날 갖가지 구상으로 밤을 새다시피 했지요”
그런 그가 제일 먼저 착수한 것은 교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가 아닌 평생직장이란 자각 없이는 내실화를 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학교는 재단이 아니라 교사 개개인이 이끌어간다는 주인의식 다음으로 착수한 것이 폭력근절과 예방.
교내 폭력 추방위원회를 조직하고 학생 괴롭힘 방지대책수립, 폭력 금품 갈취 피해실태 설문조사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건전한 면학분위기 조성의 첫 단추는 폭력근절이 지상과제 아닙니까. 치유 불가능한 학생 4명을 타교로 전출시키는 등 강경책을 펴다보니 1년후엔 완전히 근절이 되더군요”
부임당시 하루 40∼50명에 이르던 결석률을 제로로 만든 것도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다음 단계로 그는 경쟁력 있는 학교 만들기를 지상과제로 잡았다.
“인문고가 경쟁력이 갖춘다는 것은 곧 진학률이 지표입니다. 진학률 향상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들고 교사 독려는 기본이고 직접 학생면담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고 이를 잘 따라준 교사와 학생들에게 지금은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 결과 과천여고는 지난 해 전체 380명 학생 중 365명이 대학에 들어가 96%의 진학률을 기록했고 2005년 수시모집에서 그 어려운 KAIST에 합격자를 배출하는 한편 서울대 등 명문대에 대거 합격시키는 경이로운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격미달 교사를 전출시키면서 자신의 살을 베는 아픔도 겪었다고 토로했다.
경쟁력 강조에 못지 않게 인성교육과 개성 및 특기교육에 힘써 최근 3년간 글짓기, 포스터, 웅변에서 장관상을 싹쓸이해 경기도내 고교 관계자들의 시샘과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옹골찬 의욕 앞에 과천여고는 신흥 명문고란 대명사가 하나 더 붙었지만 최 교장은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 기색이다.
“과천여고의 부단한 노력은 국내 최고 명문고로 발돋움하는 그 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신화창조를 이룬 그의 정열에 대한 원천이 ‘어디에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졌지만 그 궁금증은 교문을 나서는 순간에도 잡힐 듯 말 듯 안개 속이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