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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찬란한 순간…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사랑을 시작하고 이별을 맞는 ‘제이미’와 ‘캐시’의 이야기
5년간 서로의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독특한 연출…사랑의 순간들 파노라마처럼 극대화
4월 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 익숙함과 갈등, 이별을 맞이할 때의 슬픔은 날카로운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사랑했던 순간을 파노라마처럼 마주하면 찬란했던 나의 모습이 빛이 돼 다가온다. 그와 마주했던 단 한순간은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으로 기억에 자리 잡는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가 관객들에게 사랑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최고의 뮤지컬 작곡가라고 불리는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극본, 작사, 작곡을 맡았다. 15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으며 이지영 연출이 사랑할 때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았다.

 

내용은 유대인 작가 ‘제이미’와 가톨릭 집안의 배우 ‘캐시’가 5년 동안 서로 사랑하며 이별하는 이야기다. 둘의 시간은 첫 만남과 이별의 순간까지 반대로 흐른다. 딱 한 번 결혼식에서 같은 시간에 존재하게 되는데, 엇갈리는 시간과 마음속에서 그 순간은 찬란하게 빛난다.

 

 

‘제이미’의 연락을 손꼽아 기다리던 ‘캐시’, 뮤즈가 되어 달라며 사랑 고백을 한 ‘제이미’, 작가의 아내로서 소감을 인터뷰하던 ‘캐시’는 함께여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전달한다. 자신의 꿈과 성공 앞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차이로 이별을 맞이하기까지 일상과 현실은 솔직하게 다가온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커다란 회전 무대로 극대화된다. 기다란 탁자가 원을 그리고 돌며, 두 사람은 그 끝에 앉아 전화를 받거나 출판한 책들을 꺼내들며 노래한다. 회전하는 무대에서 배우들의 심리적 거리는 물리적 거리로 표현되는데, 각자의 시간 속에서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작은 책상과 쇼파 등 단순한 무대 장식으로 배가된다.

 

14곡의 노래 안에 이야기와 감정, 대사 모두를 담은 송스루 뮤지컬인만큼, 두 배우의 노래는 감미롭고 서정적이다. ‘A Miracle Would Happen’, ‘Goodbye until Tomorrow’ 등의 넘버가 두 사람의 상황에 맞물려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이런 음악을 완성하기 위해 첼로, 바이올린, 베이스, 피아노 등 6개의 악기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가 무대 뒤에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90분 동안 쉼 없이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멜로디는 높낮이, 박자에 변주를 가하며 환희와 고통, 좌절 등의 감정을 전달한다.

 

 

90분 동안 두 배우는 퇴장 없이 연기를 이어가 오롯이 내면에 집중하게 만든다. 시각적으로도 함께 있는 모습을 연출해 관객들의 상상력을 구현했다.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연출 때문에 사랑의 순간들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이지영 연출은 “이 공연에서는 캐시와 제이미의 ‘절대적인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턴테이블과 조명으로 분리된 무대가 그들의 속도와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공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보편적이어서 더 와 닿는 ‘캐시’와 ‘제이미’의 사랑 이야기는 섬세한 무대 연출과 음악으로 잊고 지냈던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게 만든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4월 7일까지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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