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권 미술 유통시장 형성의 첫 걸음인 ‘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27일부터 30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서울에 집중돼 있는 미술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경기 로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지역사회의 예술 문화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에는 전국 95개 갤러리, 60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1979년부터 진행돼 온 화랑미술제를 올해 처음 수원에서 개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참여작가는 국제 아트씬에서 활발한 활동과 전시 행보를 보이는 박여숙화랑의 최정화, 위트 넘치는 금산갤러리의 윤필현, 추상적 이미지로 자연을 시각화하는 가나아트의 박철호, 도시를 매개체로 삶과 환경의 유기적 관계를 보여주는 선화랑의 송지연, 경쾌하고 선명한 팝 아트적인 터치를 가진 갤러리 위의 아트놈 등이다.
또 해외에선 쿠사마 야요이(일본), 웨이 싱(중국), 선 지아싱(중국), 린 마이어스(미국), 마크 커질(미국), 올리버 암스(미국) 등이 참여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솔로 부스로는 노화랑의 김태협, 나인갤러리의 우병출, 갤러리 미루나무의 최성환,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류주영, 예원화량의 윤다냐, 갤러리 BHAK의 지심세연, 갤러리 아트숲의 한상윤이 참가한다.
예랑화랑의 손영홍 주임은 “지난 번 열린 코엑스 전시에서 성과가 좋아 관심을 많이 갖고 참여하게 됐다”며 “광교라는 도시를 처음 와보는데 조용하면서 인구 밀집도가 높고 상권이 활성화돼 있는 것 같다. 새로운 도시에서 개최되는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한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갤러리밈의 큐레이터는 “원래 백화점과 연계를 한다고 해서 효과를 보기 힘든데, 수원컨벤션센터랑 백화점이 같이 위치하고 있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몇 년 째 얼어붙어 있는 시장에서 큰 작품보다는 젊은 소비자를 위주로 작은 작품들, 젊은 취향의 작품을 많이 찾으신다”고 말했다.
‘화랑미술제 in 수원’에 참가한 관람객들도 기대가 가득한 얼굴로 그림을 둘러보거나 관계자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김은영(47) 씨는 “미술사 수업을 듣다가 참여했다”며 “작년에도 참여했고 직접 구매도 했는데, 이번에는 작품들이 꽤 많은 것 같다”며 호평했다.
김민경(19) 양은 “입시미술을 하고 있고 올해 수능을 치는데 이런 미술제는 처음 와본다”며 “어디서부터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신기하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전시장 한켠에선 미술전문 서점 아트나우가 참여해 회화, 조각, 디자인, 공예, 사진, 건축 등 폭넓은 해외 전문 미술 서적을 통해 세계현대미술의 흐름을 소개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
염승희 한국화항협회 총무이사는 “수원에서 화랑미술제를 개최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수원 광교에 30대가 75%살고 있고 광교호수공원 등 자연환경이 굉장히 좋았던 점”이라며 “우리 전속 작가를 알리고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작이긴 하지만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2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박정현 경기도의정회장,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오영균 수원문화재단 이사장, 오현규 수원예총회장, 김봉식 수원문화원 원장, 이규석 경기문화재단 본부장 등 50여 명이 참석해 ‘화랑미술제 in 수원’의 개최를 축하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수원의 개성과 매력이 기술의 혁명을 통해 신선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하고 MZ컬럭테들의 참여로 더 활기차고 혁신적인 축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필근 수원컨벤션센터 이사장은 “수원에서 화랑미술제가 열리기까지 43년이 걸렸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수원의 미술과 문화가 몇 단계가 올라간다는 생각이 된다. 수원의 작가들, 경기도의 작가들, 참여하는 많은 시민들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