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귀족 가문의 8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가난하고 보잘 것 없어 사랑하는 사람과도 결혼할 수 없지만 백작의 지위에 올라 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면?
1900년대 초반 영국을 배경으로 청년 ‘몬티 나바로’의 여정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고귀한 가문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후계자를 알게 된 ‘몬티 나바로’가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이야기다. 9명의 ‘다이스퀴스’를 만나는 여정 동안 기발하고 우스꽝스러운 일들이 벌어지며 웃음이 쉴 새 없이 터지는 뮤지컬 코미디다.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2014 토니어워즈 4개 부문, 2014 드라마데스크어워즈 7개 부문, 2014년 외부비평가상 4개 부분에서 수상했다.
국내에선 2018년 초연된 이후 2019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 2021 한국뮤지컬어워즈 무대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다이스퀴스’는 1인이 9역을 맡아 15초 만에 의상과 가발, 분장 등을 바꾸며 웃음을 유발한다. 오토바이, 쇼파, 의자, 책상 등 소품들을 활용해 9명의 ‘다이스퀴스’를 묘사하며 그에 따라 무대도 시시각각 변한다. 1900년대 영국을 고증한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의상과 유쾌하고 신나는 음악들도 ‘몬티 나바로’의 여정에 흥미를 더한다.
9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다이스퀴스’역을 맡은 배우 정상훈은 “사실 1인 9역이 쉽지 않았지만 체인지 연습도 따로 하고 안무, 의상, 미용 담당하시는 분들이 무대 뒤에서 도와주신다”며 “짧게는 15초, 길게는 20초 안에 모든 것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조금 늦게 들어와도 관객분들이 용서해 주시고 웃어주시고 좋아하신다”고 극을 소개했다.
이어 “외국 코미디 작품을 한국식으로 각색하는 게 어려웠지만 상황만 그대로 놔두고 다 부셔서 한국식으로 다시 탑을 쌓았다”며 “서양식 유머를 우리식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했고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무대에 계신 한 분 한 분이 정말 웃기시고 이야기가 완성도 높고 소재가 파격적이고 극본이 너무나도 아름답다”며 총천연 색깔들을 모아놓은 뮤지컬인 만큼 지금 다른 뮤지컬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긴장을 좀 하셔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뮤지컬에선 배우 손우현과 배우 김범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해 ‘몬티 나바로’를 연기한다.
배우 손우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청소년 극단에서 처음으로 뮤지컬을 공연하며 뮤지컬을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뮤지컬 동아리에도 들어갔는데 매체와 연극을 하다 좋은 기회로 ‘젠틀맨스 가이드’에 참여하게 됐다”며 “저한테는 정말 꿈을 이루는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고 코미디 뮤지컬인 만큼 재밌고 신나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배우 김범은 “뮤지컬은 드라마나 영화랑은 다르게 제가 좋아하는 장르였고, 어렸을 때 어머니 손을 잡고 봤던 뮤지컬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뮤지컬 도전이 두렵지만 다른 배우분들과 스태프들이 너무 많이 도와주셔서 굉장히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비 다이스퀴스’역엔 김아선, 이지수, ‘시벨라 홀워드’역엔 허혜진, 류인아, ‘다이스퀴스’역엔 정상훈, 안세하, ‘몬티 나바로’역엔 송원근, 김범, 손우현이 출연한다.
배우 허혜진은 “저번에 출연한 ‘몬테크리스토’는 감정적으로 서사를 쌓고 해야 할 일이 많아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데 ‘젠틀맨스 가이드’의 캐릭터는 처음부터 예쁘지만 캐릭터의 깊이와 변화하는 점에 대해 고민을 해야 했다”며 “코디미가 처음이다보니 그게 제일 걱정이었지만 동료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코미디 ‘젠틀맨스 가이드’는 10월 20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