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착복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미인가 복지시설에서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원생 40여명이 긴급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오전 5시15분께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B선교원에서 불이 나 숙소와 사무실 2개동 100여평을 모두 태우고 45분만에 꺼졌다.
불이 날 당시 B선교원에는 알코올중독자와 장애인 등 원생 41명과 선교원 관계자 4명이 잠을 자고 있었으나 다행히 일찍 대피, 인명피해는 없었다.
알코올 중독자, 장애인 등 원생 37명 가운데 29명은 안양6동 수리복지관으로 긴급 대피했고 화재 당시 가벼운 화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2명은 복지관 주변 교회로 각각 옮겼으며 4명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불이 사용하지 않는 빈방에서 '퍽' 소리와 함께 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누전에 의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지만 평소 폭력, 성폭행 등으로 수용자들의 불만이 높았던 점을 고려, 방화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선교원 원장이 후원금 등 2억5천만원을 착복하고 관리자들에 의한 폭력, 성폭행이 있었다는 진정에 따라 지난 9일 복지관 원생들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또 이날 화재 현장에서 30여개의 예금 통장을 확보하고 보조금 및 후원금 등 선교원측의 횡령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원장 최모(54.여)씨 등 관련자와 원생들을 차례로 조사해 선교원측의 위법사실이 확인되는대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1990년대초 개인이 설립한 B선교원은 미인가시설로 최근까지 알코올중독자, 장애인 등 66명을 수용해왔으며 그동안 교회, 군부대, 경찰서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