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사건이 터진지 얼마나 됐다고..."
19일 오전 연천군 최전방 GP에서 군부대 단일사고로 최대규모의 인명피해를 내면서 군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GP에서 근무하던 김모(22) 일병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동료 부대원 8명을 숨지게 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힌 한 사고는 그동안 군당국이 내놓은 재발방지대책과 인권개선, 인성교육 실태가 부실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날 사고를 낸 김 일병은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욕설 등 언어폭력에 시달리던 중 우발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고 진술해 병사들에 대한 인권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수백m 앞에 북한군과 마주한 최전방 GP에서 이런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단순한 총기사고를 넘어선 문제다.
그동안 군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민주적인 군대,인권이 존중되는 군대를 만들겠다고 발표햇다.
하지만 항상 유사한 사건과 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다.
군은 지난 1월 육군 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장병 기본권지침을 제정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놓앗다.
또 군내 폭력을 일소할 것을 예하 말단 부대에까지 지시했다.
이와함께 신병훈련소의 가혹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육군본부에 '인권개선위원회'를, 각 신병교육기관에 '인권전문상담실'을 각각 설치하기로 하는 등 장병 인권개선 대책도 내놓았다.
그리고 윤광웅 국방장관은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고 "각종 사고와 사건의 재발을 반드시 막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윤 장관의 대국민 사과성명발표 5개월여만에 또 다시 어이없는 사건이 터졌다.
군 수뇌부는 최근 군내 대형사고가 잇따르자 이번 사건이 몰고올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에 만전에 기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최전방 3중 철책 절단에 이어 육군 훈련소 인분 사건을 비롯해 지난 13일 북한군 1명이 강원도 철원군 철책을 통과해 월남하는 등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르자 초긴장 상태에서 사태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전방 3중 철책이 뚫리자 경계로봇 등 과학화 감시장비를 보강하고 근무자 근무형태를 조정하는 대책을 내놓은 지 8개월여만에 북한군 1명이 같은 장소에서 불과 5∼6m 떨어진 곳을 통과해 남쪽으로 내려왔다.
군은 비무장 북한군 1명이 월남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주민 신고로 출동해 신병을 넘겨받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더구나 월남한 북한군이 발각된 장소인 강원 철원군 대마리와 최전방 철책을 오고가고 있는 사이 육군은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철원군 월정리에서 김장수 참모총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GOP(전방관측소) 안보토론회를 열어 '강하고 신뢰받는 육군상'을 다짐하기도 했다.
육군과 국방부는 이날 북한군 1명이 철원군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남한 경위와 총기난사 사건 발표로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한편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제2정책조정위원장)은 "중부전선 이중 철책선이 세 군데나 뚫리고 술취한 어부가 어선으로 월북을 해도 막지 못하고 인분사건에 이어 총기난사사고고 터진 군을 우리 국민이 어떻게 믿어야 할 지 걱정스럽고 개탄스럽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하고 문제의 핵심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