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주운 도토리, 다람쥐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해마다 이만 때면 등산객이나 관람객 등이 다람쥐나 청솔모의 겨우살이 식량인 도토리, 밤 등을 마구잡이로 채취해 자칫 기아선상에 허덕일 처지에 놓이자 해당기관이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와 포천시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해마다 관람객의 무분별한 도토리 채취로 야생동물 먹이부족난이 우려됨에 따라 순찰을 강화하고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도토리 등을 수목원 밖으로 유출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채취객 대다수가 인근 주민들이어서 그동안 적발돼도 과태료보다는 훈계 등이 이뤄져 왔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 등의 해갈이로 도토리 열매가 현저하게 줄어든데다 그 열매가 달린 가지까지 모조리 잘라내는 피해가 확산돼 식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북한산사무소측은 다음달 1∼3일 "다람쥐 먹이를 가져가지 말라"는 내용의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이며 등산로 곳곳에 대한 순찰도 강화하기로 했다.
포천시 국립수목원도 이달 초부터 청원경찰과 산림보호직직원 10여명으로 순찰반을 구성, 도토리 채취 행위 단속에 나섰다.
또 입산통제구역인 광릉숲 보존 국유림 지역에서의 도토리 채취를 막기 위해 오는 11월말까지를 무단입산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하는 등 도토리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재미로 도토리를 주워가는 행위가 야생동물에게는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도토리 채취행위 자체가 산림을 훼손할 수 있어 지속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