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가뜩이나 움츠러든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도 속출하고 우려가 크다. 해당 국가들의 자국민 안전을 위한 조처라는 측면은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일부 국가의 행태는 인권침해 논란이 일 정도로 지나친 측면이 있다. 일부에서는 사전예고도 없이 강제 격리하거나 공항에서 곧바로 쫓아내는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웃 나라 일본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대구와 경북 청도 체류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의료·방역 체계가 허술한 국가는 물론 선진국까지 한국인 입국 거부가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최고 우호국이라는 베트남조차 한국인 입국자들에게 별도 입국 절차를 거치게 한 뒤 격리하기로 한 것은 국내 코로나 상황에 대한 외국의 냉정한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곳은 25일 기준으로 24개국인데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가운데 중국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코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문화·종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서민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국민의 삶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음식점과 유통업, 다중이용시설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싸고 맛있는 국밥집으로 이름난 수원의 어느 작은 식당은 대구에서 온 손님이 코로나19 확진자라는 판정을 받은 후 아무 잘못도 없이 문을 닫아야 했다. 당국의 폐쇄조치가 아니더라도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문이 들리면 발길을 돌리게 된다. 골목상권은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중지하면서 영세한 협력업체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각 지역의 봄 축제와 각종 행사, 졸업식과 개학식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가뜩이나 자생력이 약한 문화예술계도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초토화’라는 표현도 나온다. 공연장과 전시관은 잠정 휴관을 결정했고, 공연 취소·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기생충’ 흑백판 개봉도 연기됐다. 한국연극협회는 올해 ‘연극의 해’사업추진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렵게 됐다며 예산을 코로나19 피해 연극인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맞벌이부부들도 난감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 가운데 포함된다. 코로나19 여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국민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여전히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많은 양이 중국에서 넘어 오는 것이 사실지만 우리 스스로도 저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들은 대기질 개선을 위해 노후 경유차량 감소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친환경 자동차를 구매하는 국민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미세먼지의 10~30%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를 385만 대로 끌어올려 온실가스 30%, 미세먼지 11%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기도가 그동안 실시해 온 노후 경유차량 감소시책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환경부 자동차배출가스 등급제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내 5등급 노후경유차 수는 2019년 12월 말일 기준 26만1천919대였다. 2018년엔 43만4천628대였는데 1년 사이에 무려 17만2천709대나 감소했다. 친환경차 구매 지원사업도 계속된다. 올해 친환경 자동차를 구매하는 도민에게는 국비, 시·군비 보조금 1천767억 원이 지원된다. 전기 승용차(6천대)는 대당 1천300만원, 버스(206대)는 대당 1억6
당·정·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추경예산을 편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장 시급한 일에는 올해 예산으로 편성한 예비비 3조4천억원을 활용하면 되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국가재난 수준으로까지 치달으면서 야당들도 반대하지는 않고 있어 추경 편성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추경 편성은 잘한 일이다. 예비비로 급한 불이야 끌 수 있겠지만, 재난 수준으로 번진 작금의 상황을 보면 턱없이 모자란다. 어차피 추경을 짜야 하는 마당이라면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당장의 중요한 과제다. 방역 지원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편성해야 한다. 본예산을 집행하기 시작한 지 2개월도 안돼 추경을 편성하면서 이 원칙에서 벗어나면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국내외 공급망 붕괴로 생산과 수출이 차질을 빚고 관광과 유통, 외식, 공연 수요 등 내수도 얼어붙은 지 이미 오래다. 최근 며칠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하면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초중고 전면적인 개학 연기를 요청합니라’라는 청원이 23일 오후 2시 23분 기준으로 9만2천646명을 넘어서면서 청원 답변 기준을 향해서 동의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학교 휴업·휴교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교육 당국에 요구했다. 교총은 입장문에서 “2015년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 사태 때 휴업이 들쭉날쭉 이뤄져서 불안만 가중한 바 있다”면서 “교육당국이 명확한 휴업·휴교 기준을 마련하고 휴업·휴교에 일선학교가 어려움이 없도록 수업일수 감축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교총이 이처럼, 휴업·휴교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법정 수업일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180일 이상, 초·중·고는 190일 이상이며,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 등에는 10% 범위에서 학교장이 수업일수를 감축 운영할 수 있다. 문제는 메르스 사태였을 때는 교육부가 15일 이상 휴업한 학교는 수업일수를 감축하도록 허용했고, 15일 이하로 휴업한 학교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어제(24일) 국회 본회의가 전격 취소됐다. 확진자가 국회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날 잡힌 대정부질문 등 의사일정을 취소하고 행사 참석자 등을 파악하고 나섰다. 덩달아 50여일도 남지 않은 총선에서의 선거구획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정당들이 어지럽게 흩어졌다 모이기를 거듭하며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한창인데 코로나까지 덮쳐 의사일정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선거구 획정은 그야 말로 오리무중이다. 당장 선거는 4월15일 치러지는데 일부 선거구는 아직 정확한 구역마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다. 다시 말해 출마자들조차 지역구가 어떻게 나뉠지. 유권자들은 우리 지역구에 누가 나오는지 알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 되면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의 면면을 제대로 모른 채 특정 정당의 후보를 찍는 ‘묻지 마 정당투표’로 흐를 수밖에 없다. 사실 선거구 획정은 국회의원 정수와 맞물린 문제인 만큼 선거일 1년 정도 전에 일찌감치 정해졌어야 했다. 선거를 앞둔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지역을 위한 선거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선거가 임박할
정부가 23일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이는 최고 단계다. 정부는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태 때도 심각 단계 경보를 발령한 바 있는데 11년 만에 다시 발령된 것이다. 코로나19는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 사태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일본인과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대구대교구, 안동교구, 광주대교구에 이어 오는 3월11일까지 교구 내 본당 공동체 미사(주일 미사 포함)와 모든 교육 및 행사, 각종 단체 모임을 잠정 중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토로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그동안 정부는 위기 경보를 경계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대신 사실상 심각 수준에 해당하는 고강도 조처를 취했다. 심각 경보를 발령하면 국제사회에서 ‘코로나19 오염국가’가 되고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국민들은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된 신천지 교회에 대한 원성이 높다. 의료진의 검사 권유를 두 차례나 거절한 채 교회와 예식장 등을 돌
‘과거와 현실이 싸우면 미래가 손해를 본다.’ 영국의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과 현주소를 일깨우는듯하여 그 언어의 무게감이 진중하게 느껴진다. 남과 북을 넘어서서 동서로 갈라치고 그도 모자라서 최근에는 태극기와 촛불로 국론이 갈라서고 이를 대변하기까지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이미 그 선의 경계가 극단으로 치달은 지가 오래다. 그러나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인 대다수의 국민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선량한 모습과 침묵으로 이에 대응하고 대처한다. 이는 그들의 사고가 딱히 모자라거나 어디가 부족해서 공과(功過)에 대한 시비를 가리지 않고 입을 다무는 것이 아니다. 함께 겪은 과오(過誤)에 아파하기보다는 개인과 사회의 더 큰 이익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에 즐겁지 않은 지난 일은 어지간히 해두고 미래라는 희망을 위해서 수렁에 빠진 발을 빼고 침묵하며 소임을 충실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해묵은 과거의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본인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국민과 국가를 위한 당면현안들을 망각한다는 것은, 결국 불투명한 미래를 설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