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작은 도전으로 경기도 주민참여예산 주민제안 사업에 신청서를 냈다. AI와 IoT 기술을 접목한 돌봄시스템을 활용해 도내 요양시설 어르신들의 용변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고질적인 야간 돌봄 공백을 줄여나가는 수억 원 규모의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소셜벤처 단독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예산 규모였지만, 예산의 주인이 공무원이 아닌 시민이 되는 구조인 ‘경기도 주민참여예산제’가 이 담대한 도전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 올해 총 500억 원 규모로 도정참여형, 지역지원형, 민관협치형으로 나뉘어 운영되는 이 제도는, 도민이 직접 우리 지역의 예산을 설계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든든한 상징이다.
이 제도가 가진 가장 큰 기대 효과는 단연 '현장 기반의 문제 해결'에 있다. 요양 돌봄 현장에서 매일 어르신들의 곁을 지키며 돌보는 종사자들, 복지시설을 직접 운영하며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는 원장들, 그리고 이들의 고충을 덜어줄 헬스케어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사회연대경제 기업들이 협력하여 직접 현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살아 숨 쉬는 해법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수많은 시민단체가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목소리를 낸다면, 경기도 복지정책의 질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신청서를 작성해 가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한계도 있었다. 첫 번째로 마주한 과제는 '홍보의 사각지대' 해소다. 올해 집중접수 마감일이 4월 6일까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제도의 존재조차 알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사회적경제 기업과 비영리단체가 여전히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의 촘촘한 네트워크와 다양한 사회적경제 포럼, 박람회 등을 통한 적극적인 제도 안내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더불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있지만 행정 문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 활동가들을 위해 실질적인 사업 제안 컨설팅이 병행되면 더 다채롭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굵직한 예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 자체의 구조적 개선도 필요하다. 현행 주민참여예산 규정은 원칙적으로 사업 완료에 1년 이내만 소요되는 단년도 사업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돌봄 인프라 구축이나 복잡하게 얽힌 재가·시설 복지, 취약계층 지원과 같은 심도 있는 사회문제 해결형 사업들은 단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인프라를 깔고 데이터를 모아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의 중장기적인 실행 기간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시범사업 1년을 통해 그 성과를 면밀하게 검증하고, 성공적인 모델로 판명될 경우 이듬해 타 시·군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단계형 주민제안 트랙’을 신설해 사업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모두 담보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정 이후의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민의 치열한 고민과 손끝에서 제안되고 최종 선정된 사업이, 현장에서는 본래의 취지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당초 기대했던 혁신적인 효과를 온전히 내고 있는지 도민 누구나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의견을 더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이 필요하다. 주민참여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고 도민의 삶에 스며드는 그날까지 끈질긴 관심과 참여로 이어지는 것이 진정한 자치이자 협치다.
현장의 뼈저린 문제를 가장 깊이, 그리고 가장 잘 아는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시민들이 예산의 쓰임새를 직접 설계할 때, 우리의 복지는 비로소 주민의 따뜻한 삶에 온전히 닿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