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론’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26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기 분량이어서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라며 “에너지가 생산되는 곳에 기업이 가야 한다”고 말 한 이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용인 반도체 산단의 이전’을 뜻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김 장관의 발언은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어려움과 지산지소형 전력망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지역과 정치권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관련 업계의 우려 역시 높다.(관련기사: 경기신문 5일·7일자 1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 불씨에 정치 쟁점화’ ‘용인 반도체 전면 재검토를’) 사실 이전론은 김 장관 발언 이전에도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10일 ‘K-반도체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달라”고 하자 전라북도 국회의원과 도의회, 시·군의회, 시민·농민단체 등이 나서 용인 국가산단·클로스터 재검토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RE10
대중문화 산업에서 '재능'이라는 단어는 종종 모든 허물을 덮어주는 만능 치트 키로 활용된다. 할리우드의 아미 해머나 에즈라 밀러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들부터, 국내외를 막론하고 크고 작은 범죄와 스캔들로 대중에게 배신감을 안긴 수많은 스타의 사례는 늘 기묘한 인지부조화를 일으킨다. 스크린 위에서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강렬한 흡인력,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수익은 자본의 논리 앞에서 도덕적 흠결마저도 '값비싼 개성'으로 치환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냉정하게 질문해야 한다. 그들이 가진 대중성이라는 자산이 과연 타인의 고통과 사회적 공정성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기어이 지켜내야 할 절대적 가치인가? 그동안 업계는 '작품은 작품으로만 보아야 한다'라는 논리를 내세워왔다. 하지만 현대 대중문화는 순수 예술과 달리 대중의 지지와 정서적 유대를 자양분 삼아 작동하는 상업적 시스템이다. 배우의 인지도는 곧 권력이며, 우리가 지급하는 관람료는 그 권력을 유지해 주는 물리적 기반이 된다. 범죄를 저지른 배우의 작품을 비판 없이 소비하는 행위는 단순히 콘텐츠를 즐기는 행위를 넘어, 그가 저지른 악행이 시장 가치라는 장막 뒤로 숨을 수 있도록 은신처를…
공동주택 하자 소송에서 타일 하자는 거의 모든 사건에서 다루어지는 쟁점입니다. 특히 벽체타일의 경우, 건축공사 표준시방서에 따른 부착강도 기준(0.39MPa 또는 4kgf/㎠) 미달 시 하자로 판단하는 것이 실무상 확립되어 있으며, 그 보수비용은 주로 타일 뒤채움 부족의 정도에 따라 모르타르 주입 또는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비용으로 산정됩니다. 그러나 바닥타일의 경우, 중력의 영향으로 탈락 위험이 적다는 이유로 벽체타일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툼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최근 하급심 판결들은 바닥타일의 부착강도 부족 역시 벽체타일과 동일한 기준(0.39MPa)을 적용하여 하자로 인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법원은 건축공사 표준시방서가 벽체와 바닥을 구분하지 않고 접착력 시험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주된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바닥타일의 부착강도가 부족할 경우 들뜸, 파손 등이 발생하여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기능상, 안전상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합니다. 한편 시공사는 바닥타일이 시간 경과에 따른 자연적인 강도 저하가 발생하거나 입주민의 사용에 따른 부착력 약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법원은 이러
낙엽 쓸리는 소리에 고향집 마당과 어머니가 생각났다. 서재로 돌아와 2000년도에 발행한 나의 시집 '태양의 이마'에서 '젖과 꿀이 흐르던 시절'이란 시를 펼쳤다. ‘그을음 꺼멓게 오른/ 처마지붕 위로/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고드름 팔뚝 같이 매달려/ 낙숫물 소리 여위어 갈 때/ 어머니/ 솜저고리 꺼내 입고/ 질화로 곁에서 바느질할 때/ 아랫목/ 이불속으로 파고들던/ 철부지의/ 어릿광대짓/ 당시는 몰랐다/ 젖과 꿀이 흐르는 시절인 것을’ 창 밖엔 지금도 바람 소리가 가시지 않는다. 겨울바람과 눈 속에서 겨울나무와 식물들은 어떻게 살아낼까 싶다. 나무에게는 두 번의 삶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삶은 나무 자체의 삶이고, 두 번째 삶은 목재로 쓰인 뒤의 삶이다. 일본의 법륭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라고 하는데 무려 1300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노송나무 기둥도 1300년이 되어 수령은 2000년쯤 되는 나무를 기둥으로 쓴다고 했다. ‘천년 거목’의 공통점은 모두 야생이라는 완전경쟁 환경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온갖 풍상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단단함을 갖춘 결과물이다. '생전에 남긴 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이라는 책에서는 대패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이 시끄럽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자 논란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 관련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혜훈 전 의원의 장관 지명을 둘러싼 논란은 탄핵 반대 집회 참석 문제에서 출발해,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 '투기' 혹은 '투자' 논란 등 새로운 의혹들이 거의 매일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십여 개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데 이어, 공천 헌금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강선우 의원에게도 공천 헌금 관련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접하며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개인 일탈'로 사안을 규정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과연 이러한 해명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다. 다수의 국민이 이 문제를 일부 의원에 국한된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모두는 오히려 자신들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지방선거의 공천 헌금 실태 전수 조사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당사자들도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어, 이런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철저하고 전반적인 전수 조사는…
지난 2일 퇴근길 70대 후반 택시 기사가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일으킨 3중 추돌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한 사건을 계기로 택시 기사 고령화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퇴직자들의 진입 확산과 젊은 기사 유입이 차단되는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해 택시업계의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구조다. 생계형 고령 기사들에 대한 출구 전략 없이 통제만 강화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획기적인 타개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운수종사자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0월 말 기준 개인택시 기사 16만4000여 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9만 1000여 명으로 55.4%를 차지했다. 60세 이상으로 확대해 보면 76.2%(12만 5000여 명)까지 늘어난다. 30세 미만은 0.04%(70명), 30대는 0.71%(1172명)에 불과하다. 40대는 4.9%(8043명), 50대 18.1%(2만 9000여 명)로 집계됐다. 20∼30대 젊은 택시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택시 업계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법인택시의 경우도 기사 7만 3000여 명 중 65세 이상이 35.7%(2만 6000여 명)로 개인택시보다는 덜하지만 역시나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17일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군사정전위원회의 권한과 절차에 대한 성명’을 통해 군사분계선 남측 비무장지대(DMZ)의 민사행정과 구제사업이 유엔군 사령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DMZ가 대한민국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출입 허가권이 전적으로 유엔사에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유엔사는 이미 2021년 성명에서도 DMZ 출입 통제를 ‘법적 지시’라고 규정한 바 있다. 정전위원회는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설치된 임시기구다. 그러나 정전 이후 70년이 훌쩍 넘도록 존속하고 있다. 유엔사는 유엔의 독립된 국제기구가 아니라 안보리 결의에 의해 설치된 보조기관이며,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 사령부다. 1975년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 문제가 논의되었으나 안보리가 설치한 기구는 총회 결의로 해체할 수 없다는 점만 확인되었을 뿐이다.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는 유엔, 북한, 중국이며 대한민국은 서명하지 않았다. 정전위원회를 구성하던 중국군은 1958년, 북한군은 1991년 이후 철수했다. 현재 유엔사는 유엔기구도, 주한미군도 아닌 미군이 운용하는 별도의 법적 주체로 남아 있다. 그동안 유엔사는…
요즘 교육 담론은 대체로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급변하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야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 문장이 반복될수록 학교는 다가올 시대를 준비하는 기관으로만 이해되고, 정작 지금 여기에서 아이들이 겪는 삶의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곤 한다. 학교가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기 이전에, 아이들이 현재를 견디고 서로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붙잡고 싶다. 현시점 한국 교육은 세 가지 큰 전환점 위에 서 있다. 첫째는 인구 구조의 급변이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현실은 단순히 학급 편성과 예산의 문제가 아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학교의 목적을 묻게 만든다. 더 많이, 더 빠르게 가르쳐 경쟁시키는 모델이 약해지는 대신, 한 명 한 명의 성장과 돌봄을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작은 학교든 큰 학교든, 이제 교육은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관계의 깊이를 중심에 둬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둘째는 기술 변화다. 인공지능, 데이터 기반 학습 도구, 온라인 플랫폼은 학습의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다. 이때 학교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따라가기보다 기술이 놓치는 것을 붙들어 주는 것이다. 기술은 답을 빠르게 제공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취업 시장의 문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에도 고용 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등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보수적인 경향을 띠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취업’보다도 더 확실한 복지가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취업전선의 빨간불을 끄기 위한 각고의 노력과 특별한 관리대책 마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계획 인원은 총 46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4년도 같은 기간의 53만 1000명보다 6만 4000명(12.1%) 감소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내국인 채용계획은 45만 명, 외국인은 1만 7000명으로 나타났으며, 각각 전년 대비 11.8%, 19.7% 줄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9만 5000명으로 가장 많은 채용계획을 세웠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6만 2000명), 도매 및 소매업(5만 6000명)이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채용 흐름은 엇갈렸다. 300인 이상 대기업
2026년 새해 아침에 반가운 일이 생겼다. 경기도가 올해부터 일산대교 통행료를 50% 인하한 것이다. 지금까지 1200원이었던 통행료는 1일부터 600원(승용차 기준)으로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1종 차량(승용차 또는 16인승 이하 승합차 등)의 경우 1200원에서 600원으로, 2·3종(화물차 등)은 1800원에서 900원으로, 4·5종(10톤 이상 화물차 등)은 2400원에서 1200원으로, 6종(경차 등)은 600원에서 300원으로 낮춰졌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월2일자 1면, '일산대교 통행료 반값’) 통행료 50% 인하 조치가 내려진 다음 날인 2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산대교 현장을 찾았다. 통행 상황을 살펴본 김 지사는 “김포시는 이미 부분적인 동참 의사를 표시했고, 파주시도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고양시와 의논해서 나머지 절반에 대한 감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통행료 전액 무료화 적극 추진 의지를 또 한 번 밝힌 것이다. 김 지사는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정부의 올해 예산에는 일산대교 통행료 관련 용역비가 포함돼 있다. ‘일산대교 통행료 지원 방안 검토를 위한 연구 용역비’ 예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