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할리우드의 액션영화는 한국에선 예술영화로 취급당한다. 두 가지가 미학적으로 동급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대중적 흥행 파워가 비슷한 수준이 됐다는 점이다. 최근 개봉한 (3월 8일) <크라임 101>은 첫 주말을 넘기며 11,946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액션영화는 첫 주 박스오피스가 최소 10만을 넘는 수치를 보였을 것이다. 크리스 헴스워스(인기작 <토르>의 주연배우)가 주인공이고 마크 러팔로, 할 베리 등 중견 배우들이 배수진을 친 영화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없는가 하면 그렇지가 않다. 일종의 케이퍼무비(Caper Movie)이다. 정교하게 계획된 지능 범죄 스릴러 영화라는 얘기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주도면밀한 보석 강도로 나온다. 할 베리는 보험중개인으로 범죄에 가담하나 나중에 수사에 협조하려 한다. 마크 러팔로는 베테랑 형사로 미제 다이아몬드 절도 사건의 뒤를 쫓는다. 사실 이러한 범죄영화는 클리셰(cliché) 덩어리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영화는 1940년대 필름 누아르의 고전 냄새를 풍긴다. 돈 윈슬로의 동명 원작 소설은 엘모어 레너드가 쓴 범죄소설들의 뒤를 잇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크라임 101>은 레너드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조지 클루니의 표적>(1998)의 또 다른 버전 같은 작품이다. 문제는 이제 이런 범죄 액션, 혹은 지능 범죄 스릴러 영화는 더 이상 한국의 극장가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이런 영화에 대해 관객들은, ‘굳이 극장에서?’라고 생각한다. 일정 기간 지난 후 IPTV의 유료 서비스로 꺼내 보거나 OTT 월정 플랫폼으로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극장에 서둘러 갈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 영화 관람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아니, 이미 상당 부분 바뀌어 버렸다.
밀라 요보비치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여배우이다. 이 시리즈는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2016)까지 6편이 나왔으며(2022년엔 리부트 편이 나왔다) 4편인 <레지던트 이블: 끝나지 않은 전쟁>(2010)은 관객 수 120만 명을 기록했다. 시리즈로 보면 총 450만 정도의 관객을 모으는 등 당시로서는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그럼에도 그 밀라 요보비치가 나온 새 영화 <프로텍터>의 실패는 다소 뼈아픈 점이 있다. <프로텍터>는 지난 3월 25일에 개봉해 4월 12일 현재 관객 수 24,611명을 기록하고 종영했다. 이 영화는 한국의 영화사가 기획과 제작을 맡아 할리우드 감독과 배우의 캐스팅을 주도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계가 요즘 애쓰고 있는 국제 공조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셈이다. 이 작품 홍보를 위해 밀라 요보비치는 지난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흥행 성적이 좋다고 말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영화 <테이큰>의 엄마 판’ 소리를 들었고 그야말로 클리셰의 클리셰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과 제작이 안이했다는 얘기이다. 대중 관객들은 영화가 익숙하고 진부한 얘기인지, 아닌지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정치가 국민을 바보로 알면 안 되듯이 영화 제작도 관객들이 늘 변화무쌍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한국 상영 방식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크라임 101> 같은 새로운 영화도 OTT에서의 관람을 선호한다. <프로텍터>처럼 익숙한 구조의 이야기는 새롭게 차별화된 무엇을 만들어내야만 그나마 시선과 관심을 끌 수가 있다. 영화가 변해야 관객이 변하고 관객이 바뀌면 또 영화가 달라진다. 영화와 관객의 관계는 늘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그 점을 잊으면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