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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회의 문단 사람들] 예리한 평설과 따뜻한 인간애, 김주연 평론가

 

김주연 선생은 동시대의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문학평론가이자 학자다. 특히 20세기 이후의 문학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동시에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현장 비평에 있어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이론가다. 선생의 원래 전공은 독일문학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 비교문학적 시각과 한국문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문학 논의의 전례 없는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저술들은 문학의 본질적 기능, 문학과 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이론 정립과 함께 문학을 사회·역사적 맥락으로 바라보면서 같은 시기 문학 논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테면 문학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그 사회가 문학에 어떤 모티브를 공여했는가에 대해, 선생만큼 명쾌한 논리를 펼쳐 보인 평론가는 드물다는 말이다. 선생의 글들은 독일문학과 철학적 전통, 특히 비판이론의 영향을 받아 문학의 분석에 있어서도 단순한 감상이나 수용의 차원을 넘어 이념적이고 사회적인 구조와 연계하는 경향이 강하다. 문학이 현실과 분리될 수 없다고 보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형국인데, 그 성향에 있어서는 가두로 진출하는 현실 참여보다는 내면적·지성적 관찰과 평가 및 그에 대한 인식론적 대응의 촉발에 더 무게중심을 두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선생이 1941년 출생이니 이제 팔순 중반에 이르렀다. 숙명여대 석좌교수이자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며,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고 《문학과지성》 창간 동인이었다. 1970년대 문학사 논쟁에서 민중문학론의 등장에 대응하여 대중문화론을 내세웠던 것은 이제 보면 하나의 전설 같은 일이었다. 선생의 저서 『상황과 인간』 · 『변동 사회와 작가』 · 『문학과 정신의 힘』 등은 1960년대 이래 젊은 문학도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가진 학습 교본이었다. 선생의 세계를 통해 우리는 이분법적 관점의 극복, 일상주의를 넘어선 초월성과 같은 덕목을 익힐 수 있었다. 지난해 만해문예대상 수상이 보여주듯, 문학의 인문적 전통과 가치 옹호를 위한 선생의 활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 김주연 선생을 필자는 경희대 국문과 2학년 시절, 〈현대작가론〉 강의실에서 만났다. 그 무렵의 선생은 서울신문 논설위원이란 직함을 갖고 있었고, 평론 담당 교수가 없던 경희대에 출강을 했다. 황순원·조병화 선생의 영향으로 창작 분위기가 비등하던 학과 풍토에서, 그토록 정연하고 명민하고 산뜻한 이론 담당 교수는 그야말로 세상을 보는 눈을 달리 뜨게 했다. 오늘날까지 필자가 가꾸어 온 비평의 작은 성취가 있다면, 그 초입의 안내자이자 인도자는 선생이었다.

 

미상불 선생의 인간적인 면모는 적지 않게 회자된다. 문학 작품 분석에 있어 이로 정연하고 차가운 비평가가 아니라, 문학과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글을 써 온 문필가로 알려져 있다. 작품을 평가할 때 작가의 의도와 시대적 맥락을 존중하면서 ‘비판’보다는 ‘이해’를 앞세운 글쓰기 패턴도 이에 부합한다. 동시대 작가들과 격의 없이 교유하면서 후진들에게는 합리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교육자로서 선생은 지식과 권위를 우선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함께 고민하는 ‘스승’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의 은혜에 감사하며 선생의 노익장과 역부강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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