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큼은 손도 잡고 얼굴도 맞대며 얘기하고 싶었는데..." A(54)씨는 요양병원에 있는 80대 노모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추석을 맞은 10일 많은 시민이 모처럼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즐거운 한가위를 보내고 있지만, 요양시설에 부모님을 모신 이들에겐 꿈같은 일이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거주하는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은 여전히 접촉 면회가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접촉 면회를 허용했던 작년 추석보다 더 가혹한 상황이다. A씨는 "어머니가 말로는 괜찮다고 하시지만 평소 일주일에 한 번씩 봐도 울먹울먹하시던 분"이라며 "자식 입장에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친할머니가 요양원에 있는 직장인 송모(28) 씨도 "올해 5월 면회 제한이 잠깐 풀렸을 때 가족이 모두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너무 좋았는데 정작 명절에 할머니와 제대로 얘기도 못 나누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송씨는 "명절 음식이라도 해드리면 좋을 텐데 외부음식 반입 금지라 그마저도 못 한다"며 "요즘 축제나 행사가 수만 명 규모로 열리는데 대면 접촉마저 못 하게 하는 것은 과한 게 아닌지 싶다"고 했다. 치매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초반의 맞벌이 부부 김모 씨는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하던 가족 외식을 한 번으로 줄이고 배달 음식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 김씨는 "물가가 너무 뛰어 고깃집에 가면 최소 7만~8만원 나오는 외식비가 크게 부담된다"며 "회사에 출근해서는 혼자서는 한 잔에 5천원 안팎 하는 커피를 사 먹는 것도 끊었다"고 말했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서는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김 씨는 "MZ세대와 같은 무지출 챌린지 수준은 아니더라도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마이너스 상황인데다가 앞으로 경기도 더 안 좋아진다고 해서 지출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우리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면서 가계의 씀씀이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물가는 뛰고 경기는 가라앉는 스태그플레이션마저 가시화하면 가계는 지갑을 닫고 이는 다시 경기 냉각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 뛰는 물가에 실질소득↓…추석 이후 라면값·공공요금 인상 예고 국민의 살림살이는 이미 팍팍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1.3% 감소했다.
경기 오산시가 시청사 옥상에 소규모 식물원을 지으려다가 3년여 전 대규모 버드파크 건립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하면서 기존 공사업체와의 계약을 제때 취소하지 않아 수억원대의 민사소송에 휘말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9일 오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7년 12월 시청사 서쪽 민원실 옥상에 식물원(미니 온실)을 짓기로 하고 공개입찰을 진행, A업체와 9억5천여만원에 계약했다. A업체는 같은 달 착공계를 내고 공사를 시작했으나 시는 "설계변경 예정이다", "민간투자를 유치해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공사 중지, 준공일자 연기 조치를 하더니 급기야 2년 뒤인 2019년 11월 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시는 계약 해지 8일 뒤인 12월 4일 A업체에 "기지급한 선금 2억3천여만원을 반환하라"고 요청했으나, A업체는 오히려 "정당한 사유 없는 일방적인 계약 해지로 피해를 봤다"며 2억3천여만원 반환 불가는 물론 공사 진행에 따른 인건비 등 1억5천여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며 2020년 1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상태다. A업체 측은 재판 과정에서 "오산시는 공사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선량한 업체에 피해를 줬다"며 "2019년 언론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전부터 귀성길 차량이 몰리며 전국 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은 한남∼서초 4㎞, 죽전∼신갈분기점 6㎞, 기흥 동탄 부근∼남사 부근 14㎞, 안성∼비룡분기점 92㎞, 옥천 부근∼옥천 4터널 15㎞, 북대구 부근∼도동분기점 8㎞ 등 총 140㎞ 구간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은 팔탄분기점 부근∼서해대교 30㎞, 서김제 부근∼줄포 부근 40㎞ 등에서 차량이 서행 중이다. 중부고속도로 남이 방향은 하남 분기점∼신곡 분기점 부근 7㎞, 산곡분기점∼경기 광주 분기점 부근 14㎞, 호법분기점∼남이천IC 부근 8㎞, 대소분기점 부근∼진천터널부근 13㎞ 등에서 차량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 방향은 소래터널 부근∼계양 부근 12㎞, 노오지분기점∼자유로 6㎞, 고양∼노고산터널 12㎞, 상일∼광암터널 부근 5㎞ 등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또 중부내륙선 창원 방향은 여주 분기점∼감곡 부근 18㎞, 충주휴게소∼충주 부근 8㎞, 괴산∼연풍 14㎞, 문경새재터널∼진남터널 부근 20㎞ 등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
"ㄱ / 이미 사라진 것들, /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들 / 이들이 볼 부비고 떠 있는 / 허공의 풍경 한 폭을 날개에 달고 / 새가 허공을 가로질러 난다 / 그리고 수직 낙하하는 착지 지점에서 // ㄴ / 오늘도 지상의 길이 수평으로 닦이고 있다"('닿소리 여행·1') 한글의 자모 24자를 시의 제재로 삼아 '사색 깊은 연가'를 담아낸 시집 '홀소리 여행'의 시인 김길나(金吉娜·본명 김명희<金明姬>)씨가 8일 오후 2시55분께 서울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2세. 지난 7월 부정맥 증상 때문에 입원한 뒤 투병해왔다. 1940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순천여고, 한국가톨릭교리신학원을 나와 1970년부터 2011년까지 가톨릭교회 선교사로 활동했다. 1988∼1990년에는 교정 사목으로 일했다. 문인의 꿈을 이룬 것은 55세이던 1995년. 주변의 권유로 펴낸 시집 '새벽 날개'(동산출판사)에 실린 시 4편이 1996년 '문학과 사회' 가을호에 실렸다. '새벽 날개'를 펴낼 때만 해도 본명(김명희)을 사용했지만, 문인 중에 같은 이름을 쓰는 이가 있어서 두번째 시집 '빠지지 않는 반지'(1997, 문학과지성사)부터 길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6세를 일기로 서거하면서 2차대전 후 영국은 물론 세계 현대사의 한 챕터가 끝났다. 25세에 갑자기 왕관의 무게를 넘겨받은 여왕은 70년 재위 기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역할에 충실했다. 고령에도 날카로운 판단력, 유머, 친화력을 잃지 않았고 끝까지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귀염받던 '릴리벳', 큰아버지 스캔들에 왕위 승계 여왕은 1926년 4월 21일 런던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윈저이고 가족들은 릴리벳이라고 불렀다. 그의 운명이 바뀐 것은 1936년.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 평민 출신과의 스캔들로 왕위를 포기하면서다. 갑자기 아버지 조지 6세가 즉위하고 왕위와는 거리가 멀던 여왕은 승계서열 1위로 올라섰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인 조지 6세는 심한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2차 대전 독일 공습 때에도 피하지 않고 국민 단합을 이끌어 존경을 받았다. 군주가 되는 교육을 받던 여왕은 16세가 되자 근위보병연대 시찰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1945년 여군에 입대해서 군 트럭 정비 등을 하면서 2차대전에 참전한 군주가 됐다. 21세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서 방송을 통해 "영연방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인 추석 연휴를 맞아 경기 지역 곳곳에서는 취약 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경기적십자) 소속 봉사자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연휴 전날인 지난 8일까지 취약계층을 찾아 반찬과 송편, 한과 등 명절 음식을 전하는 봉사를 했다. 이들이 양손에 음식 꾸러미를 들고 찾아간 곳만 해도 도내 21개 시·군, 3천 세대에 이른다. 음식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가족과 명절을 함께하기 여의치 않은 홀몸 노인들이다. 봉사자들은 냉장고에 음식을 차곡차곡 넣은 뒤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한가위 정을 나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해만 하더라도 이 같은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봉사자들이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없었던 탓에 추석을 앞두고 나눌 음식은 외부 업체에 포장 주문을 해야 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이마저도 집 앞 대문에서 빠르게 건네고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봉사자들이 대부분의 음식을 손수 만들고 포장·배달하는 한편, 가정 방문도 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었다. 경기적십자 관계자는 "특히 이번 여름 도내에서 폭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본 가구가 많았던 터라 추석을 앞
문재인 전 대통령은 9일 "더불어 사는 세상, 다 함께 행복한 추석을 소원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추석 연휴 첫날인 이날 페이스북에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모처럼 사랑하는 가족과 웃음꽃 가득하길 바란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청명한 하늘, 선선한 바람이 완연한 가을에 어려운 세월을 보내며 한가위 명절을 맞는다"면서 "끝을 모르는 코로나와 민생 경제의 어려움에 태풍 힌남노까지 힘겨운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잠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위로받고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추석 인사를 통해 "경제가 어려울 때 더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석 인사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장소는 용산 대통령실로, 부부가 한복 차림으로 영상을 촬영했다. 윤 대통령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한가위입니다. 소중한 분들과 정을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까"라고 메시지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태풍과 수해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어렵고 힘든 시기마다 우리는 희망을 나누고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왔다"며 약자를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운, 어려운 분들을 배려하고 챙기는 진정한 약자 복지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의료기관, 그리고 이웃이 힘을 합쳐 사회안전망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국민들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그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정부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추석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전부터 귀성 차량이 몰리면서 주요 고속도로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은 한남∼서초 4㎞, 달래내∼금토분기점 2㎞, 신갈분기점∼수원 3㎞, 기흥∼안성 29㎞, 안성∼천안분기점 26㎞, 천안 부근∼남이분기점 23㎞, 남청주 부근∼죽암휴게소 5㎞, 화덕분기점∼비룡분기점 10㎞ 등 총 102㎞ 구간에서 정체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은 용담터널∼서해대교 39㎞, 당진분기점 부근∼서산휴게소 11㎞, 해미 부근∼홍성 11㎞, 홍성휴게소∼광천 7㎞, 부안 부근∼부안 6㎞, 목포요금소 부근 3㎞ 등 77㎞ 구간에서 차량이 서행 중이다. 중부고속도로 남이 방향은 중부1터널 부근∼중부3터널 부근 5㎞, 곤지암분기점 부근 1㎞, 마장분기점∼호법분기점 3㎞, 호법분기점∼남이천 IC부근 8㎞, 진천 부근∼진천 터널 부근 4㎞, 오창분기점 부근∼남이분기점 15㎞ 등 36㎞ 구간에서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또 중부내륙선 창원 방향은 여주분기점∼감곡 부근 18㎞, 장연터널 부근 5㎞, 문경새재터널 부근 2㎞, 문경새재∼문경휴게소 부근 7㎞, 북상주 부근∼상주 부근 6㎞, 낙동분기점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