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판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구상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밝혀 주목된다. 지난 21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프레임워크를 수립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상에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명은 "양 정상은 번영하고 평화로우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유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 지역에 걸쳐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도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우리 인태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올해 중 적절한 계기에 한국의 인태전략 발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자체적인 인태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외교적 의미를 갖는다. 미국, 일본, 호주에다 유럽 국가들까지 세계 주요국들이 앞다퉈 인태전략을 발표해온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그동안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 자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은 미중 전략경쟁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기인 2017년께부터 동북아시아, 호주,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통칭하던 '아시아·태평양'이라는 용어 대신 '인도
21일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말미에 윤석열 정부 내각의 '남성 편중' 현상에 대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질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기자는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만 있다"며 윤 대통령을 향한 질문을 시작했다. 이어 "대선 기간 남녀평등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한국 같은 곳에서 여성 대표성 증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금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어서 내각의 장관이라고 하면, 그 직전의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질 못했다"고 답했다. 장관을 발탁할 만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아마도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여성들에게)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윤석열정부 내각은 상대적으로 서울대, 남성, 50∼60대 비율이 높은 편이다. 세간에서 '서오남'이라는 조어가 나왔을 정도다. 특히 국무총리를 포함해 전체 19명의 국무위원 중에 여성은 3명(김
한미 정상은 선제 핵 공격 가능성 수위를 최근 급격히 높인 북한을 억제하고자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수단 중 하나로 '핵'을 못 박는 강수를 뒀다. '핵에는 핵'이라는 대응 방식을 사실상 천명한 것으로, 위협 단계를 끌어 올리는 북한에 공고한 한미 연합 대응 태세를 과시하는 동시에 강력한 대북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국가 근본이익 침탈 시도'에도 핵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전술핵을 탑재하고자 소형 핵폭탄 완성을 위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에 확장억제 수단을 구체화한 것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확장억제' 수단(전력)으로 '핵·재래식·미사일 방어'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양국 국방부 장관이 매년 주관하는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이런 표현이 담긴 바 있지만, 정상급에서 이를 명문화하기는 처음이어서 명료한 대북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에 국가안보실은 "대북 억제 메시지와 대국민 안심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한 것이라고 설명했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양국이 대북 군사동맹을 넘어 첨단기술, 공급망, 글로벌 이슈 등을 망라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함께 대응하는 경제안보 동맹이자 우크라이나 이슈 등 글로벌 현안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는 가치 동맹으로서 함께 나아가겠다는 구상을 천명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통해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 동맹' 관계를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했다. 한미 정상은 먼저 북한·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북한의 최근 잇단 무력 도발을 '규탄'하면서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북 위협에 맞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북한이 "침략전쟁 연습"이라며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비판해온 한미 연합훈련의 확대 협의가 제시됐다. 지난 4년간 중단됐던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합의도 성명에 포함됐다.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16차례 미사일 도발을 통해 핵실험ㆍICBM 발사유예(모라토리엄) 완
60세 이상 고령층의 가계대출이 350조원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제2금융권 대출인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 연령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1천869조1천95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고령층(60세 이상) 대출이 349조8천24억원으로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특히 고령층의 가계대출 가운데 제2금융권에서 실행된 대출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의 가계대출 총액 가운데 제2금융권 대출은 41.2%(771조6천25억원)를 차지했지만, 고령층의 제2금융권 대출 비중은 54%(191조9천14억원)에 달했다. 고령층의 가계대출 보유자 수와 총액 역시 증가세를 보인다. 작년 12월 말 기준 고령층 가계대출 보유자 수는 395만6천명으로 2년 전인 2019년 연말 대비 12.2% 늘었고, 총액은 15.6% 증가한 345조8천148억원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고령층 제2금융권 대출 보유자(328만8천460명)는 13.8%, 총액(189조9천118억원)은 18.3% 늘며 각각 전체 업권 증가율을 상회했다. 다중채무자(3개 이상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각종 기자회견과 집회·시위의 중심지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겨왔지만, 아직 집무실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접수할 창구가 마련되지 않아 시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10일 서울 용산에 새롭게 문을 연 대통령 집무실에는 아직 시민들의 서한을 접수하는 창구인 민원실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8일 '코로나19 위중증 피해환자 보호자 모임' 회원 조수진 씨는 집무실 맞은편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집무실에 서한을 전달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집무실 인근을 담당하는 경찰은 조씨에게 "창구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 조씨는 "여러 어려움을 딛고 힘들게 목소리를 냈는데, 그걸 듣지 않겠다는 것처럼 느껴져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했던 공공운수노조 역시 준비해온 서한을 전달하지 못했다. 박준선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실장은 "새 정부가 소통을 강조해 당연히 전달 창구가 있을 줄 알았다"며 "대통령실이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비슷한 일을 겪은 전국활동지원사노조의 고미숙 조직국장은 "경찰이 서한 전달 준비가 안 됐다며 국민신문
6·1 지방선거를 열흘 앞두고 '마지막 한 표'까지 놓치지 않기 위한 여야의 총력전이 한창이다. 여야는 텃밭인 영·호남은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총동원돼 고정표를 다지는 동시에, 수도권·중원 등 백중 지역에는 중앙당 차원에서 당력을 집중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어느 쪽도 '압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당파, 부동층 흡수를 위해 사활을 걸고 나선 것이다. 22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으로 보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경기, 인천, 충남, 대전, 강원 등 5곳에서 양당 후보들 간 치열한 접전이 전개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나, 경기·인천은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미만으로 엎치락뒤치락 반복하고 있어서 판세는 예측불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대선후보였던 국민의힘 안철수(성남 분당갑), 민주당 이재명(인천 계양을) 후보들이 출격해 판을 키운 상황이다. 여야는 각자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던 '내 집'을 지키는 동시에 최소 상대 지역구 1곳 이상을 빼앗아 오는 것을 목표로 막판 스퍼트를 태고 있다. ◇ 국힘 "지방권력
"남은 시간은 열흘, 한 표라도 더 모아야…" 여야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운동에 스퍼트를 내고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한미정상회담·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 등 대형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통해 지지층을 어떻게 끌어모으느냐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22일 나오고 있다. ◇ 지지층 결집 '치트키'?…상대진영 '빈틈' 파고들기도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는 가장 파괴력 있는 이벤트로 꼽힌다. 보수층의 경우 전통적으로 안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모습은 한미동맹 강화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해석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향하도록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3주기인 23일 열리는 봉하마을 추모제에서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추모제에는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퇴임 때까지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민주당 지지층에게 강력한 투표 참여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물론 역
첩보물 '헌트' 칸영화제서 공개…"분쟁하게 만드는 시스템 비판" 정우성과 23년 만에 호흡…"우성씨 제일 멋있게 나와야 한다는 사명감" 이정재에게 2022년은 제3의 전성기를 맞은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그는 지난 2월 미국배우조합상을 필두로 각종 연기상을 거머쥔 데 이어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 데뷔작 '헌트'를 선보이며 정점을 찍었다. 이정재가 배우 인생 30년 만에 처음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 영화는 장르 영화를 자정에 상영하는 칸영화제 섹션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서 처음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칸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정재는 "칸영화제에서 '헌트' 첫 상영을 하는 게 작은 꿈이었는데 이루게 돼 기쁘고 너무나 감사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헌트'는 1980년대 안기부 에이스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정재는 박평호 역을 맡아 배우도 겸했다. 그는 당초 배우로만 이 작품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물망에 올랐던 정지우·한재림 감독이 잇달아 하차하면서 메가폰도 잡게 됐다. '헌트'가 "꼭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던 덕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철제그릇을 던진 60대 남성은 선거 유세가 소란스럽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공직선거법상 선거방해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9시 35분께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한 음식점에서 건물 밖 인도를 걷던 이 후보를 향해 철제그릇을 던져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1층 야외테라스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갖다가 이 후보 선거캠프가 가게 앞을 지나가자 치킨 뼈를 담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그릇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술을 먹는데 시끄럽고 기분이 나빠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후보는 윤환 계양구청장 후보·조덕제 구의원 후보와 함께 거리유세를 하던 중이었다. 주변에는 지지자와 어린 학생도 있었으나,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이 후보 측은 사건 발생 후 공지를 통해 취재진에 "이 후보가 도보거리 유세 중 신원불명의 사람이 던진 철제그릇에 머리를 맞았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이 후보의 피해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