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김치를 참 싫어했다. 맛도 없었고 영양가도 없는 풀떼기를 먹는 어른들이 이해가 안 갔다. 반면 고기를 좋아했고 고기가 없으면 밥을 안 먹을 정도였다. 커서 카투사로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니 미군식당은 천국과 같았다. 스테이크와 같은 다양한 고기 요리를 마음껏 원없이 먹었다. 인근 부대에서 근무하던 한동현 사촌형이 면회 와서 카투사 스낵바에서 한턱 쏘려고 했다. 나는 왜 맛없는 한식을 먹느냐며 미군식당을 고집했다. 부대 내에 불량스러운 흑인 병사들이 있었다. 신병인 나에게 김치는 변 냄새가 난다며 놀렸지만 아무런 대꾸도 못했다. 엄청난 모욕감에도 거대한 체구의 흑인에게 주눅이 든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간혹 김치를 즐기는 미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미군들은 강렬한 냄새 때문에 혐오했다. 그들은 라면도 면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의 일본 제품을 좋아했다. 한국 라면은 면도 거칠고 너무 매워 대부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워낙 고기를 좋아해서 소련과 러시아에서 10년 유학 중에도 먹는 거에 그다지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포유류 중 유독 인간만이 온갖 질병으로 고통받는 것은 직립 보행의 치명적인 부작용 때문이다. 인간만의 특징인 직립 보행으로 과호흡, 과식, 수
인공지능(AI)인 '챗GPT'가 학생들 사이에서 대필 및 표절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다. 챗GPT는 OpenAI가 개발한 언어 모델로, 사용자의 질문이나 요청에 따라 매우 자연스럽게 텍스트를 생성하는 능력이 있다. 이는 학업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학업의 정직성에 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책 대필을 단순히 '표절'이나 '비윤리적 행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러한 선입견이 강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대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세계 3대 종교의 경전인 성경, 코란, 불교경전들은 여러 사람들이 수세기에 걸쳐 집필한 것이다. 이들은 대필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종교 창시자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기록하고, 후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 역시 그의 제자인 플라톤에 의해 기록되었다. 소크라테스 자신은 글을 남기지 않았지만, 플라톤이 그의 대화와 가르침을 대신 기록했다. 이 덕분에 우리는 그의 철학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세계적인 철학자, 과학자, 작가 등이 대필을 통해 그들의 지식과 철학을 보존하고 전파했다는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에서, 여러 특수학교에서의 자원봉사는 나의 인식을 일깨워주는 심오한 경험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오전에 한해서 특수교육의 보조 역할을 담당했지만, 그것이 훌쩍 넘어서는 도전이었음을 금방 깨달았다. 생소한 특수교육의 현장에서 야외 학습과 수업을 도와주면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그리고 더욱 가혹한 시각을 가지게 됐다. 다양한 장애를 겪고 있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그 곳에서, 특수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존경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단지 몇 시간 동안의 시간을 장애 학생들과 보내는 것조차 어려움이었다. 그런 어려움이 큼으로써, 오후에 회사로 가기보다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더 필요하게 느껴졌다.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한 역할은 그저 보조일 뿐이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 그 대가로 드는 책임과 노력은 특수교사들이 안고 있었다. 그 학교에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모였다. 몸이 불편해 독립적으로 이동이 불가능한 학생부터, 일반 학생보다 지적 능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까지 그 범위는 다양했다. 일반적인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학, 국어, 미술, 음악 등의 과목도 가르치지만, 그 수업이 모든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