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일자리창조허브센터 ‘공시족(公試族)’. 공무원이 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시족 규모는 최소 32만여명에서 최대 50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도내 중소도시인 광명시의 인구는 약 34만여명. 전국적으로 20~30대 젊은이들이 광명시민 숫자만큼, 또는 1.5배의 시민 숫자만큼이 어제도 오늘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 머리띠를 묶고 씨름 중이다. 그들의 도전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이처럼 특정 직종에 쏠림현상을 보이는 것은 국가차원에서 적잖은 폐단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공시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젊음’이라는 패기를 무기 삼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걸고 사업가(CEO)가 되기 위해 도전하고, 좌절을 맛보고, 실패한다면 그 실패를 거울삼아 또 다시 도전하는 청년들도 우리 주변에는 많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이들을 구하기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광명시 일자리창조허브센터’를 조명해봤다. 개관 3주년 맞은 센터, 내년 3월 더 큰 보금자리로 광명시는 청년실업을…
‘노인’. 해당 연령층은 말 할 것도 없고 고령자들 또한 듣기 거북한 호칭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예부터 용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찍이 고민을 시작한 나라는 미국이다. 1960년대 ‘올드 피플(old people)’ 또는 ‘디 에이지드(the aged)’라고 하던 것을 ‘영 엘덜리(young elderly)’로 바꿈으로써 단순히 나이 많은 사람 또는 늙은이라는 이미지를 지워냇기 때문이다. 그러다 오늘날에는 ‘시니어 시티즌(senior citizens)’ 또는 연장자라는 의미의 ‘디 엘덜리(the elderly)’라는 호칭을 널리 사용하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부터 노인이란 호칭을 바꿔 부르는 지혜를 발휘한 나라다. 나이 드신 분들께 순수 우리말 ‘어르신’이라는 표현을 써와서다. 이런 역사를반영이라도 하듯 요즘은 국내에서도 ‘노인’ 대신 ‘어르신’이란 호칭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두 호칭에는 다른 뉘앙스 차이가 있다. 먼저, 노인을 가리키는 ‘늙을 로(老)’자의 갑골문을 보면, 머리(毛)를 산발하고 허리가 굽은 사람(人)이 지팡이(匕)를 짚고 있는 상형문자다. ‘늙은이’라는 의미가 담겨 부정적이다. 반면 그에 비해 ‘어르신’은,…
자녀의 결혼을 앞둔 부모들은 자녀가 결혼 후 살 집을 마련해주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전세금 마저 올라 젊은 세대가 돈을 벌어 집을 마련하기는 힘든 세상이 되었다. 부모가 경제적 능력이 있어 집을 사주고자 해도 증여세가 부담이 되고, 자금출처조사가 걱정이다. 직업 또는 연령에 비추어 지나치게 큰 집을 사게 되면 취득자금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가 진행된다. 가뜩이나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자녀의 그간 받은 소득이 취득한 집 가격에 훨씬 못 미치어 소명이 되지 못하면 꼼짝없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세금 부담을 가급적 줄이면서 자녀들의 집을 마련하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자녀와 그 배우자가 각각 급여소득이 있다면 그간 받은 두 사람의 연봉을 바탕으로 공동명의로 한다면 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급여소득의 경우에는 전체 받은 금액에서 납부한 세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모두 자금 출처로 인정받을 수 있다. 취득가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에 미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명하지 못하더라도 증여로 추정되지 않는다. 대출금과 전세금도 자금출처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자녀의 그간 받은 소득이 충분하지 않다면 취
가야로 부는 바람 /박권숙 박물관 뜰을 채운 적막을 베틀 삼아 그리움도 열다섯 새 날실로 짜다 보면 사라진 왕국 하나가 펄럭이는 바람결 그 바람 몸을 맡긴 오동꽃 등불 아래 가야금 한 채씩을 품고 선 나무들은 천년을 흐느껴 우는 한 사내를 닮았다 그 울음 휘감고도 남은 바람 한 자락 순장의 와질토기 금 사이로 얼비치는 캄캄한 아니 찬란한 신화 쪽으로 출렁인다 박권숙의 ‘가야로 부는 바람’에는 사라진 역사에 대한 애상이 술회되어 있다. 화자는 가야 박물관의 뜰에서 쓸쓸함을 느낀다. ‘적막을 베틀 삼아’ 짜면서 가야왕국이 바람결에 휘날리는 상상을 한다. 이어서 ‘오동꽃’이 등장하는데, 오동나무는 가야금 울림통의 재료라는 것은 두루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륵과 연결이 된다. 우륵은 대가야 가실왕과 신라 진흥왕 당시 악사로 특히 음악과 춤을 통합 발전시켰다고 한다. 문명의 흥망성쇠는 세월 앞에 무력한 것을, 시인은 찬란하게 빛났던 인물과 시절을 떠올리며 복원하고 있다. ‘순장의 와질토기 금 사이로 얼비치는’ 표현에서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고 보면 거대한 돌널무덤 아…
생활문화가 유행이다. 엘리트 예술가 양성이 문화정책의 주된 목적이었던 이전과 달리 90년대 후반 들어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누리는 문화권리의 개념으로 문화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는 과노동을 정당화해왔던 시대를 지나 삶을 가치 있게 하는 다양한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사회적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책 역시 이에 걸맞는 방법과 적절한 과정을 통해 실현되어야만 의도한 바를 기대할 수 있다. 문화정책은 대체로 공모를 통한 지원이라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이 지원의 방식과 구조를 비평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취지의 것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리 되었는가는 요원하다. 경기문화재단은 창생공간 지원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창생공간은 동네의 작은 공간들을 거점삼아 제작문화를 만들 뿐 아니라 지식의 공유를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필자는 이 사업에 3년째 참여하면서 문화예술 현장을 지원하는 정책의 경향과 지원제도의 태도와 관련하여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하였다. 메이커스 활동과 문화지원제도의 태도라는 두 가지 부분에서다. 우리나라에 메이커스가 사회문화 양식의 개념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에 비해 많은 문화현장이
정부가 어제 공공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내놨다. 국민이면 어디에 살든 필수의료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도록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전국을 70여개 진료권으로 나누고, 진료권마다 필수의료를 책임질 병원을 지정한다. 의료취약지에서 사명감을 갖고 장기간 근무할 공공보건의료 핵심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4년제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원도 2022년에 문을 연다. 생명이 걸린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3시간 이내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는 시스템도 갖춘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골든타임을 놓쳐 목숨까지 잃어야 했던 의료취약지역 거주자 입장에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응급·외상·감염·분만 등 필수의료 서비스는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기본권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리는 전 국민 건강보험이 시행되면서 전반적인 의료수준은 높아졌지만, 의료체계가 민간 주도로 흘러가면서 수익성이 낮은 필수의료 서비스는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다. 지역 간 의료격차도 심하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았다면 사망을 피할 수 있었던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치료 가능 사망률을 보면 서울(인구 10만명당 45명)보다 충북(57명)이 31%나 높다. 이 격차를 2025년까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도에서 국제관함식이 열린다. 이 행사는 우방국 함정과 함께 바다에서 이뤄지는 해상 사열식으로 올해는 14개 국가 12척의 함정이 참가한다. 그런데 이 행사를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욱일승천기(이하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겠다는 것이다. 욱일기를 단 군함이 국제 관함식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선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엔 욱일기 게양을 막아야 한다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욱일기라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던 깃발이다. 침략전쟁의 상징인 것이다. 일제 침략을 당한 우리나라와 아시아 국가들은 욱일기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긴다. 이에 우리나라 외교부와 해군은 우리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욱일기에 대한 한국 국민의 좋지 않은 정서를 감안해 욱일기 대신 자국기인 일장기를 게양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관함식에 욱일기를 달고 참가하겠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다. 일본 방위상은 “자위함 깃발 게양은 일본 국내법상 의무화돼 있어 당연히 거는 것”이라며 “유엔해양법조약에서도 군대 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 제주관함식에 갈…
최근 청소년들의 자해 인증샷이 SNS상에 넘쳐 관계 당국과 일선 학교는 비상에 걸렸다. 더욱 문제가 심각한 점은 모방을 통한 청소년 자해 인증이 SNS를 타고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해를 시도해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추가적으로 자해를 시도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 7월 18일부터 31일까지 총 2주간 집중적으로 국민참여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을 벌인 결과, 총 1만7천338건의 자살유해정보를 신고(전년 대비 43% 증가), 그 중 5천957건(34%)를 삭제 조치하였고 4건의 자살암시글 게시자에 대해 경찰에서 구호조치를 하였다. 발견된 자살유해정보의 내용은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 게재(46.4%), 자살방법 안내(26.3%), 기타 자살조장(14.3%), 동반자살자 모집(8.4%), 독극물 판매(4.6%) 등이었다. 특히, 자살유해정보의 대부분은 SNS(1만 3416건, 77.3%)로 유통되고 있었으며, 자살관련 사진·동영상 게재(8천39건, 46.4%)가 작년(210건)에 비해 무려 3,7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자해사진은 84%(6천808건)로 압도적이었으며, SNS의…
2009년 고액권지폐발행과 관련하여 인물선정을 위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여기서 백범 김구 선생이 1위, 다산 정약용 선생이 2위를 한 바가 있다. 한평생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김구 선생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사랑이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본인의 입장에서는 부럽기만 하다. 사실 우리 근현대사를 돌아보면 김구 선생과 경찰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경찰의 날’은 10월21일인 데, 이는 1945년 미 군정청 산하기관으로 설치한 경무국 창설일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효시는 1919년 11월5일 중국 상해 임시정부가 임시관제를 선포하면서 내무국에 경무국을 두고 경무국장 산하에 경호부장과 경호원을 둔 것이 효시라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김구 선생은 안창호 선생의 주선으로 최초의 임시정부 경무국장(지금의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바가 있다. 김구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시절, 당시 내무총장인 안창호 선생에게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시켜달라고 청원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느 곳에서 순사 시험과목을 보고 집에 가서 혼자 시험을 쳐서 합격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그리고 만일 독립정부…
전 세계인의 축제였던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천218대의 드론들이 비행을 하면서 펼쳤던 오륜기 퍼포먼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였다. 하지만 이 같은 드론을 악용하여 테러를 일으킨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8월4일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설을 하던 중 하늘에서 드론을 이용한 폭탄테러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대통령은 무사하였지만 폭발로 인해 군인 등 7명이 부상을 당하였고, 긴박했던 현장상황은 생중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일반적으로 드론테러는 삼엄한 경계를 뚫기 수월하고, 쉽게 검문검색을 피해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으며, 사전 차단이 어렵다는 점에서 차량테러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다. 테러단체가 적은 비용으로 전략적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어 일종의 맞춤파괴라는 새로운 테러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국가들은 드론 관련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드론의 악용을 막고 있다. 미국은 무게 0.25~25㎏의 모든 드론을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고, 중국과 영국은 250g 이상의 드론에 대해 실명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항공안전법에 야간비행금지, 150m 이상의 고도 비행금지, 인구밀집지역 상공에서 비행금지, 비행 중 낙하물 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