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권’과 ‘질서’의 가치를 기본으로 생각한다. 해바라기 씨앗의 촘촘한 질서, 꽃잎·나뭇잎의 햇빛 가리지 않는 질서를 통해 생명력을 이어간다. 오늘날 인권과 법치는 나란히 있다. ‘인권침해 예방’과 동시에 ‘질서를 통한 적극적 인권보장’ 장치를 법률과 제도로 뒷받침하는 것은 마치 ‘눈과 눈동자’ 같은 관계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당연히 요구하고 누릴 수 있는 기본 권리인 생명권, 신체의 자유를 포함한다. 인권 의식이 향상 되려면 법적·도덕적 체계 정립과 인권보호를 수행해야 할 국가·사회·기업·개인들의 권리 의무가 뒤따라야 한다. 1215년 영국의 인권선언은 인권보호를 법치의 부분으로 많은 나라가 수용하였고, 연이은 1948년 유엔의 세계 인권선언(UDHR), 다층적 조약 인권보호를 법치와 불가분으로 연결시켰다. 마크 엘리스(Mark Ellis) IBA 사무총장은 부산에서 열린 국제인권대회에서 “실로 굳건한 제도적 틀을 가졌다고 해도 근본적인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는 법의…
지난 여름 소형냉장고가 출시되자마자 동이 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1인용 가구가 늘어나면서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냉장고의 특성상 혼자 사용하기에 적당한 소형냉장고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것이었다. 이밖에 1인 가구를 겨냥한 트렌드의 변화를 빨리 읽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의견도 쏟아졌다. 1인 가구의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나타난 1인 가구 현황과 특성’에 따르면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가 10년 전보다 191만8천 가구(86.2%) 늘어난 414만2천 가구로 집계됐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인데, 일반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3.9%로 10년 전보다 8.4%포인트나 늘어났다. 성별 1인 가구수 자체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지만 2000년 대비 증가율은 남자가 더 높았다. 1인 가구 가운데 남자는 192만4천 가구로 97만9천 가구(103.6%) 늘었다. 여자는 221만8천 가구로 93만8천 가구(73.3%) 증가했다. 혼자 살게 되는 비율은 남녀 모두 취학·취업하는 시기인 18
일부 구단의 반대로 지지부진하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승인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이는 프로야구선수협회를 비롯한 야구인들과 10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수원시민과 경기도민들의 열망이 이루어낸 결과다. 선수협은 골든글러브 보이콧을 시작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스프링캠프와 WBC 참가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여기에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문재인 후보까지 10구단 창단 지지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는 “기득권 유지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창단 계획이 철회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으며, 문 후보도 “일부 구단의 이익 때문에 선수들이 기회를 잃고 야구팬들이 실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결국 일부 구단이 고집을 꺾음으로써 10구단은 이제 수원이냐 전북이냐의 선택만 남았다. 수원시는 11일 KBO 이사회에서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승인을 결정하자 재빠르게 ‘115만 수원시민과 1천200만 경기도민이 함께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KBO 이사회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승인은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국민의 열정과 야구인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며, 연 700만 관중시대를 넘어 1천만 관중시대가 열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긴 물배암 설악동에서 가평골로 퍼런 등 꿈틀이며 흐른다. 억새 쏴악쏴악 소리 지르는 산그늘 밑을 지나 감국甘菊들이 배시시 웃어 주는 산이 물러난 낮은 자리에 또아리를 틀고서 구부정한 나무에게 길을 묻는다. “낮은 곳으로 가시게.” - 시집 <불량한 시각> 중에서 - /김춘 사는 일이 각박해졌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몸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래로 아래로만 흐르다가는 아예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세상을 채우고 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의 전조는 보이지 않고, 밀려난 자는 다시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막판 드라마가 한창이다. 보이지 않는 미래가 다급한 마음을 부채질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럴수록 물에게 묻자. 더 낮은 곳으로, 모두를 껴안으며, 끝없이 기다리는 희망으로 오늘을 견디자. 퍼런 등을 꿈틀대며 억새가 속삭이는 들판을 지나 감국의 아름다운 미소를 읽는다. /장종권 시인
한파 속 며칠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로 전국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공약과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말들로 북적인다. 선거철이 아닌 평소에도 이만큼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을 위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을 것 같다.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민생의 구석진 곳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그들의 고통을 해결하겠다고 나선다. 무료급식소에 들러 밥을 푸고,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주겠다고 하는가 하면,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실업자를 줄이겠다고 공약한다. 이런 공약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라면 진작 정책에 반영하여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일이지 왜 본인들이 대통령이 되면 실현 가능하다고 외치고 또 외치나 하는 볼멘 투정이 생기기도 한다. 얼마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반장선거에 나간다며 열심히 원고를 만들고 있다. 반장을 하던 친구가 집안 사정으로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반장을 다시 뽑는다고 했다. 5학년인 조카는 본인을 반장으로 뽑아준다면 축구부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방과 후 축구를 좋아하거나 축구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모아 축구부를 결성하여 반 친
18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이다. 여론조사기관마다 분석의 차이는 있지만 유력 후보들의 박빙승부를 점치고 있다. 그만큼 이번 대선이 여느 선거에 비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정치개혁, 경제민주화, 검·경개혁, 복지국가 실현 등 그동안 대한민국이 안고 있던 개혁과제가 후보들의 입을 통해 총출동했다. 소위 부동층의 환심을 차지하기 위한 방편이며 상대후보와의 차별성을 보여 부동표를 얻기 위한 전략일 게다. 문제는 경쟁이 치열할수록 내뱉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전락했던 전례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충분하게 갖지 못했던 선거였으니 오죽하겠는가. 더 큰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은 없고 중앙만이 존재하는 선거다. 수도권이라 불리는 서울·경기·인천을 아우르고 담아낼 정책이 전혀 표출되지 않고 있다. 그저 중앙적인 이슈가 수도권에 걸맞은 옷으로 치부되고 있다. 다만 후보들의 출신지역인 영남권에 해당되는 굵직한 공약만이 난무한다. 해양수산부를 부활해서 부산에 두는 한편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유력후보들의 다짐 속에서 이
1908년 6월 30일 오전 7시 17분, 옛 소련(러시아)의 시베리아에서 큰 폭발사건이 발생했다. 통칭 ‘퉁구스카 폭발사건’으로 불리며, 사람이 살지 않는 밀림지역에서 일어났지만 450km 떨어진 곳에서도 관찰되고 느껴질 정도였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진행한 불덩이의 공중폭발로 나무 6천만 그루 2천㎢의 숲이 황폐화됐고, 현장에서 15km 떨어진 곳에서 방목되던 1천500마리의 순록이 타죽었다. 사건발생 20년 후 현장을 찾은 소련 과학아카데미 과학자들과 모스크바대학교 관계자들은 그 피해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당시에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지만, 만약 이러한 사건이 인간거주지역에서 일어났다면 그야말로 생지옥이 됐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시베리아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서부 유럽의 지진계가 움직였고, 폭발 잔해물은 800km 밖으로 날아갔다. 현재 과학계의 다수설은 크기 60m 정도의 소규모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 후 지상 8km지점에서 폭발했다는 것이다. 엊그제인 11일 저녁 6시쯤에도 소행성이 지구를 스치듯 지나갔다. 과학 전문잡지인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2012 XE54’로 명칭된 지름 36m의 소행성이 지구통과 이틀 전에야 불쑥 나타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특별한 것을 좋아하면 아랫사람은 그것을 모방해 따르는 정도가 더욱 심하다는 말이다. 안평대군이 글을 잘 써서 명필이라 불릴 정도였다. 그는 오로지 중국 원나라 조맹부의 글씨체를 모방하여 익혀 대성했는데 당시 조정의 대신들이나 명사들이 앞 다퉈 안평의 글을 익혔다. 안평의 위치를 보고 따랐을 것이며 그 영향은 실로 대단했다. 마치 바람이 부는 대로 갈대가 쓰러지는 것처럼. 맹자(孟子)에는 위에서 좋아하면 아래에서 반드시 더 심해지는 것이니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라 풀에 바람이 불면 반드시 쓰러진다 하였으니 이것이 세자에게 달린 것이라(上有好者 下必有甚焉者矣 君子之德風也 小人之德草也 草尙之風必偃是在世子) 했다. 그만큼 세자의 위치의 영향을 비유한 것이며 윗사람의 모범을 간절히 호소한 것이라고 하겠다. 재물이 있고 없음만 따지는 것을 버리고(論其財之有無) 검소하다가 사치하기는 쉬워도 사치하다가 검소하기는 어렵다(由儉入奢易 而由奢入儉難). 모두가 사치를 바꿔 검소해져야 한다(變奢爲儉)는 윗사람이 헌신적 실천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치의 피해는 천재보다 심하다(奢侈之害 甚於天災). 이 말은 권력의 피해는 천재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