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사실 책 읽기 좋은 때가 가을만은 아닐 것이다. 여름밤의 땀 냄새 속에서도, 겨울의 긴 어둠 속에서도, 책은 늘 곁에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굳이 가을에 독서를 연결 짓는 까닭은 계절이 주는 상징과 생활의 리듬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뜨겁고 분주한 여름이 지나고 땅이 결실을 내어놓은 시기. 바람은 선선하고 하늘은 높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면을 향해 시선을 자연스레 돌리게 된다. 일 년 동안 정성스레 기른 작물을 수확하듯이 우리는 책 읽기를 가을과 연결해 온 것이다. 가을에 읽어야 할 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전이라는 대답이 떠오른다. 고전은 단순히 오래된 책이 아니라 시간의 검증을 거쳐 여전히 살아남은 목소리다. 수백 년, 수천 년 전의 문제의식이 지금의 독자에게도 울림을 주는 이유는 인간의 근원적 질문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과 죽음, 자유와 억압, 욕망과 절망, 정의와 불의 같은 주제들은 시대를 초월한다. 현대의 고민이 전혀 새롭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고전은 낡은 기록이 아니라 동시대의 대화 상대가 된다. 또한 번역된 외국 고전을 읽는 일은 우리를 넓은 세계와 연결한다. 우리는 모국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고하지
늦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9월 초, 수원컨벤션센터와 광교호수공원 일대 하늘이 드론과 불꽃으로 빛났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경기신문이 주관한 ‘2025 수원 드론불꽃축제’가 지난 5일 성대한 막을 올렸다. 현장은 가족, 친구, 연인 단위 관람객들로 북적였고, 가을밤을 수놓은 드론과 불꽃은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Together Suwon’. 이름 그대로 시민·지역사회·언론이 힘을 모은 참여형 축제였다.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야간 관광 자원을 넓히고,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마련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돗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한 시민은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찾았다”며 “수원에 이런 축제가 열린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드론쇼 전, 가수 류현상과 성악 보컬 그룹 ‘라 클라쎄’의 버스킹 공연이 무대를 달궜다.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넘나든 이들의 무대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한 대학생은 “음악이 기다림을 지루함이 아니라 설렘으로 바꿨다”며 웃음을 지었다. 버스킹 무대가 끝나자 수백 대의 드론이 광교호수공원 상공을 메우기 시작했다. 빛을
“9월의 시작을 알리는 아름다운 축제였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됐고 앞으로도 이런 축제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지난 5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와 광교호수공원은 초가을 늦더위 속에서도 일찌감치 시민들로 붐볐다. 본격적인 공연은 밤 8시였지만, 오후 3시 무렵부터 삼삼오오 돗자리를 든 시민들이 호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원 낮 최고기온은 29.1도, 습도는 65%를 웃돌았다. 햇볕이 내리쬐는 잔디밭은 후텁지근했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설렘이 묻어났다. 돗자리를 펴고 앉은 가족 단위 관람객은 아이들과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젊은 연인들은 노을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쌓았다. 친구들과 함께 온 대학생들은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드론불꽃쇼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들의 옷차림은 여전히 반소매·반바지가 많았고, 손에는 부채와 휴대용 선풍기가 들려 있었다. 더위 속에서도 웃음소리와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22살 대학생 이민용 씨는 “아무래도 드론불꽃축제이다 보니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일찍 온 이유를 밝혔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꺼내놓으며 공연을 기다렸다. 50대 주부…
더불어민주당은 7일 조국혁신당 성 비위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성 발언 의혹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최강욱 전 교육연수원장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정청래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 간담회에서 최 전 원장에 대한 윤리감찰단의 보고를 받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후임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영진(3선, 수원병) 의원이, 부원장에는 이지은 서울 마포갑 지역위원장이 각각 지명됐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지난 4일부터 정 대표의 지시로 윤리감찰단 진상조사를 받아왔으며, 이날 SNS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지금 제가 맡기에는 너무 중요하고 무거운 자리라 생각해왔다”며 “이유 불문, 저로 인해 많은 부담과 상처를 느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듭 송구할 뿐”이라며 “자숙하고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는 7일 “북핵 위협은 단순한 외교 현안이 아니라 국가 존망의 문제”라며 “국회는 즉시 ‘북핵 대응 비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초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원 5선과 국회 국방위원장 등을 역임한 원 전 대표는 이날 SNS에 “중국 전승절에 천안문 망루에 김정은·시진핑·푸틴이 나란히 선 모습은 북핵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줬다”면서 “이제 북한 비핵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고, 핵보유는 기정사실이 돼버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여전히 ‘북한 비핵화’라는 허망한 구호만 외칠 수는 없다”며 “우리도 북핵 위협에 맞선 실질적인 자위권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체 핵무장·전술핵 재배치·한미 핵공유 등 모든 옵션을 국론 테이블에 올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이라는 ‘핵검’을 고도화 시켜나가고 있는데 국회는 ‘특검’ 정쟁으로 국론만 분열되고 있다”며 “이제 국회가 ‘북핵’ 제압을 위해 정면으로 행동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대표는 “국민의 생존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회의 책무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강
이재명 정부가 대대적인 정부 조직 개편안을 확정했다. 핵심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소와 수사 기능을 분리해 각각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주당, 정부, 대통령실이 고위당정협의회에 확정한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공소청은 법무무,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되며 시행은 내년 9월부터다. 이를 위해 총리실 산하에 ‘범정부 검찰제도개혁 추진단’을 설치하고, 당·정·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세부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경제부로 개편되고, 예산 기능은 총리실 소속 기획예산처가 전담한다. 이는 균형적 예산편성 및 배분, 경제 관련 부처 간 상호견제 강화를 위한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경제정책 총괄·조정, 세재·국고 기능 등을 수행하며 재경부장관은 경제부총리를 겸임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해 금융 감독 기능을 수행하며 국내 금융정책은 재경부로 이관된다. 금감위에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 설치된다. 기획예산처와 재경부, 금융감독위원회 개편은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된다. 환경부는 기후환경에너지부로 확대 개편돼 산업통상자
수원제일평생학교 학생들이 지난 8월 치러진 검정고시에 전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7일 수원제일평생학교는 지난 8월 12일 치러진 2025년도 제2회 검정고시에 응시한 22명(초등학교 1명, 중학교 11명, 고등학교 10명)이 전원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1963년 개교 이래 최초이며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수원제일평생학교는 설명했다. 지난 4월에 실시된 1차 검정고시에서 합격한 23명을 포함해 총 45명이 지난 5일 제61회 수원제일평생학교 전반기 졸업식에서 졸업했다. 졸업자 중에는 1년 만에 초·중·고 과정을 연속 합격한 64세 남성과, 나란히 중·고 과정을 통과한 60대 사촌자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정고시 졸업생 대다수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5일 졸업식에 참석했던 이재준 수원시장은 "포기하지 않는 학생들의 용기와 열정이 있었기에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귀한 결실을 거뒀다"며 "졸업 이후에도 여러분의 배움이 이어질 수 있도록 시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격려했다. 한편 수원제일평생학교는 최근 구원장학재단으로부터 발전기금 2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구원장학재단 관계자는 "현재 250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팀이 김종민 무소속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7일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김 의원을 불러 계엄 당일 국회 내·외부 상황과 표결 진행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대한민국 21세기 선진 국가에서 군사 쿠데타가 불가능하단 걸 국민들이 보여준 것"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도 특검 수사에 협조하는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 190명의 의원 중 한 명이다. 특검팀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초등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 7일 도교육청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초등 기본학력 평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평가는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평가 결과는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기본학력은 기초학력과 달리 초등학교나 중학교 교과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초등 기본학력 평가는 6학년이 대상이며 도교육청의 맞춤형 교육 플랫폼인 '하이러닝'을 활용해 이뤄진다. 평가 과목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4개이며 범위는 전 학년이다. 과목당 20~25개 문항으로 1개 문항이 서·논술형이고 나머지는 객관식이다. 자필로 작성한 서·논술형 답안을 인공지능이 스캔해 채점하고, 객관식은 PC나 태블릿에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다. 결과표에는 원점수와 수준별 분포도, 성취 정도, 개선점 등이 표기된다. 각 수준은 교과에서 활용되는 기본적인 어휘나 기능을 인식하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이며 1~3 수준으로 구분된다. 교육청은 평가 결과를 수업과 연계해 학습 전략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초등 기본학력 평가를 희망하는 학교는 17일까지 각 교육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 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지난달 21일 구속된 후 6번째 소환으로, 특검팀이 기소를 앞두고 막판까지 혐의를 다지는 모양새다. 구속기한이 오는 9일인 만큼 특검팀은 8일 전 씨를 구속기소 할 방침이다. 전 씨는 통일교 측의 청탁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로부터 2022년 4~7월 각각 802만 원과 1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6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함께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다. 전 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유력자로부터 기도비 명목의 돈 1억여 원을 받고 공천 관련 청탁을 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에게 전달해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특검팀은 전 씨와 윤 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가입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수사해왔다. 전 씨는 그간 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