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자랑하는 ‘혁명수비대’가 미군의 진격 앞에 한번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도주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인명을 경시하는 난폭한 독재자 후세인이나 이라크군이 자신들의 운명을 끝까지 지켜주리라는 신뢰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흥행실적을 올린 대작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관객들에게 대단히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왜 ‘하찮은’ 병사 한명을 구하기 위해 수십명의 군인들이 희생돼야 할까? 영화에서 조명되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보여 주는 미군의 용맹성은 가히 경이롭다. 평소에 그토록 인명을 소중히 여기는 미국인들이 그토록 야만적인 상륙작전에서 목숨 걸고 뛰는 것을 보면 기이하게도 느껴진다. 혹시 그런 상륙작전 장면이 ‘영화적 과장’이거나 ‘무협영화적 과장’이 아닐까 의심해 볼 수도 있지만,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스필버그 감독의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미국의 저명한 전
‘외로운 조지(Lonesome George)’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핀타섬에 사는 코끼리 거북이다. 100세로 추정되는 조지의 이름 앞에 ‘외로운’이 붙은 이유는 이 섬에 남은 마지막 코끼리 거북이기 때문이다. 그런 조지가 최근 죽은 사체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현재 갈라파고스 섬마다 여러 종류의 코끼리거북이 살고 있는데, 조지는 ‘켈로노이디스 니그라 아빙도니(Chelonoidis nigra abingdoni)’의 최종 생존개체로 여겨져 왔다. 영원히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똑같지만 조지는 코끼리 거북의 평균수명의 절반정도인 100살의 젊은 나이(?)로 후손을 남기지 못했다. 과거 이 섬에는 조지의 형제인 코끼리 거북들이 번성했으나 섬을 찾은 선원과 어부들이 거북을 남획하고, 식량 확보차원에서 풀어놓은 산양이 거북의 먹이를 먹어치워 개체수가 급감하더니 급기야 ‘멸종 동물’ 리스트에 올랐다. 조지가 생을 마감한 갈라파고스는 인간의 기원을 추적한 ‘진화론’의 고향이다. 1835년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를 방문, 진화론의 아이디어를 얻고 유레카를 외쳤다. 대륙과 격리된 덕분에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갈라파고스의 거북과 지빠귀 새가 다윈에게 ‘종(種)의…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경기지방경찰청 기동8중대 대원들은 지난 20일 안보교육 일환으로 평택 해군 제함대사령부에 있는 천암함과 서해수호관을 다녀왔다. 현장엔 이른 아침부터 학생과 장병, 어르신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 붐볐다. 안내 요원을 따라간 곳엔 두 동강이 난 천안함 선체가 그때 긴박했던 상황을 연출하듯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흉물스럽게 끊어진 전선이 늘어진 절단부는 2년여 전 끔찍했던 그 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비록 천안함은 폭침돼 많은 용사들이 숨졌지만 서해 NLL을 수호하던 용맹함과 숭고한 희생정신만큼은 지금도 살아있어 우리들의 호국정신을 일깨웠다. 1, 2차 연평해전과 천암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북한 도발을 볼 수 있는 서해수호관 관람에서 우리들은 바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해군의 노력과 희생을 엿볼 수 있었다. 바다보다 푸르렀던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은 나뿐 아니라 8중대 대원들 모두 안보와 평화 수호의 중요함을 실감했을 것으로 본다. 이날 끊임없이 이어지는 견학 버스 행렬을 보며 국민들의 안보 의식이 많이 향상됐음을 실감했다. 하지만 사회 일각에는 여전히 천안함 피격 사건을 왜곡해 북한의 소행임을 믿지 않으려는 세력이 존재
여름이란 낮 기간이 가장 긴 6월 21일 하지로부터 추분인 9월 21일까지인데, 이 기간은 연간 강수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집중호우가 쏟아져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 장마가 끝난 다음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와 밤 기온이 25도를 웃돌아 잠을 설치는 것을 열대야라 하고 있다. 이렇게 더위에 지칠 경우 만병의 근원이 돼 옛부터 더위를 이겨내고자 여러 방안을 찾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죽부인이다. 죽부인은 대나무를 엷게 깍아 원통으로 성글게 짠 것으로, 기온과 습기가 높을 경우 한 다리를 걸쳐 품에 안고 잠을 청할 경우 허전함을 덜면서 시원한 냉기로 숙면을 취하게 된다. 이유는 홀 이불 속에 틈이 생겨 눅눅한 습기가 증발되면서 쾌적한 느낌을 받아 직접 사용하지는 않고서는 참 맛을 느끼지 못한다. 이에 추운 겨울은 아내를 안아야 따뜻하고 무더운 여름은 죽부인과 함께 자야만 시원해 아버지가 사용했던 것은 아들이 사용 못했다. 죽부인 못지 않게 더위를 쫒는 요긴한 용품이 돗자리인데, 왕골 또는 대나무로 엮은 자리를 깔아 더위를 이겨내 가정에서는 한, 두 개의 돗자리는 필수품이 됐고 담양 대돗자리도 유명하지만 강화 화문석을 최고로 꼽고 있다. 또 여름철
최근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아이들 소방안전에 우려하는 이가 많다.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미숙해 화재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취약하고 화재 발생시 대피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1999년 6월에 발생한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유치원생과 인솔교사 등 사망자 23명 부상 5명 등을 낸 큰 화재였다. 아이들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사건은 피해정도가 크다. 어린이들을 보육하거나 이용하는 시설에 대해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고 안전사고 예방의 지표가 돼야 함도 이 때문이다. 당시 화재원인은 모기향 불이 가연성 물질로 번져 대형화재로 번졌으나 화재경보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무방비 상태서 당한 끔찍한 화재였다. 어른들의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을 새삼 부각케 했고 아이들 소방안전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아이들은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새로운 것에 쉽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것이 위험한 지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자제력도 거의 없다. 특히 자기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져 있지 않아 어른들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사고의 위험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대피 능력이 아주 취약한 유아는 화재에 치명적이다. 때문에 아이들을 전
온종일 넓은 하늘을 가로질러 다닌 해가 아직 울분을 삭이지 못해 벌건 얼굴로 서쪽 산등성이에 걸터앉아 숨을 고르고 있다. 이제 또 오늘이라는 날과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다. 시간은 우리에게 숱한 이별을 요구한다. 어린 시절 친구와 헤어질 때는 웃으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고 입대하는 아들을 훈련소에 들여보내며 소중한 아들을 빼앗긴 듯한 아픔이 예상보다 오래갔다. 이처럼 계절이 지나듯 순탄한 헤어짐도 있고 뼈가 저리고 애간장을 녹이는 슬픔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힘든 경우도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슬픔이 자식의 죽음이라고 한다. 일컬어 참척(慘慽)이라고 하는데 잿더미 속에서 자식의 뼈를 줍는 일이라고 하니 그 슬픔의 척도를 어디에 비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다음이 배우자의 죽음이고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친구의 죽음이라고 한다. 지난 한 주 사이에 참척은 아니었다 해도 아끼는 사람을 둘이나 잃었다. 한 사람은 후배이며 대녀의 남편으로 가정에서는 물론 지역에서도 어려운 일에 앞장서고 인사성도 밝고 늘 활기차게 일하는 성실한 사람으로 그의 요절을 놓고 모든 사람이 애통했다. 유치원 막내딸은 아버지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생님을 따라 시장놀이를 하며 방글거리는 얼굴
한국전쟁 중에는 전투경찰대 제2연대장으로 근무하며 조선 공산당 총사령관 이현상 등을 토벌했다… 그는 귀순을 유도해 많은 빨치산의 목숨을 살렸으며 이현상을 화장해 장례를 치러줬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호국(護國)’은 ‘나를 지키고 보호하자’는 말이고, ‘보훈(報勳)’은 ‘보훈에 보답한다’는 말이다. 즉, ‘호국 보훈의 달’은 ‘나라를 지키고 보호하며, 나라를 지킨 사람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달’이다. 최근 우리의 안보 의식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해마다 6월 6일 가정에 걸린 태극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크고 작은 대북 안보 문제가 불거져도 무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많다. 우리는 긴 역사를 간직한 만큼 비극적인 일들도 많이 벌어졌다. 고조선과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고려와 조선, 그리고 대한민국이 들어선 이후에도 크고 작은 외침에 시달려야 했다. 다행히 지금 우리는 평화롭게 지내고 있는데, 그럴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이들의 희생 덕분이다. 호국 보훈의 달이 되면 생각나는 인물이 하나 있다. 그는 유관순, 안중근, 안창호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국방부 전쟁기념관에서 선정한 경찰의 호국 인물인
카인(Cain)은 인류 최초의 살인범이다. 그것도 친동생을 죽인 패륜아로 성경은 묘사하고 있다. 단편소설 ‘소나기’로 유명한 황순원은 성경에서 모티브를 얻어 분단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카인의 후예’를 썼다. ‘카인의 후예’란 살인범이자 동생을 질투하고 증오한 카인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을 의미한다. 소설은 평양근처 양짓골이 무대로 1945년 광복직후 북한에서 벌어진 살벌한 공산사회 변혁과정을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주인집의 충실한 마름이었다가 농민위원장으로 표변한 도섭 영감이나 신분상승의 기회를 맞아 빼앗고, 죽이는 인물들이 ‘카인의 후예’로 여겨진다. 하지만 황순원은 이념적 편향성을 떠나 사회적 변혁기에 나타나는 인간들의 탐욕과 섬뜩한 살인본능 등을 세세히 묘사하며 민족의 비극에 다가서고 있다. 한 형제같던 마을 사람들이 이념이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질투와 증오 그리고 살인으로 이어지는 카인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나타냈다. 오늘은 6·25동란, 혹은 한국전쟁으로 불리는 형제간 전쟁이 일어난지 62돌이 되는 날이다. 1950년 인민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남북한 합쳐 120여만명이 사망하고 290만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실종자만 120만명이 넘었다. 남북한 인
용인시 행정타운 시청사 지하 1층에는 참전유공자 기념전시관이 있다. 용인지역 참전용사 9천180명의 명부를 모신 곳이다. 비록 122.86㎡ 규모의 넓지 않은 곳이지만 시민들이 오가며 전쟁의 역사를 상기하는 숙연한 장소이다. 홀로 누군가의 이름을 더듬어 찾고 감회에 잠기는 나이 지긋한 분들도 적지 않다. 동양에서는 병가오덕(兵家五德)으로 지(智), 인(仁), 용(勇), 엄(嚴), 신(信)을 세우고 이를 무인(武人)이 갖춰야할 무덕(武德)으로 삼았다. 지혜, 충효, 용맹성, 절제, 신의 등 실용적이고 진취적인 덕목들을 무의 정신으로 강조한 것이다. 이런 오덕을 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을 어디 다른 먼 나라의 역사 속에서 찾으랴. 9천180명의 용사, 그들이 진정한 무덕을 실천한 무인들이며 용인의 소중한 유산이다. 용인시 참전유공자 기념전시관은 참전 유공자의 희생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정신적 귀감으로 존경받는 사회가 실현돼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건립이 추진됐다. 그해 5월 좌측 벽면에 7천442명의 이름과 계급, 군번을 기록한 42.5㎡규모의 참전 유공자 기념의 벽을 준공한 데 이어 올해 5월 우측에 1천738명의 명부를 모신 3.816㎡ 규모의 벽을 더 만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