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안병석의 작업실은 서울 강동에 자리하고 있다. 그 동안 작가의 작업실에 여러 번 갔었는데, 갈 때마다 늘 달라진 분위기로 느껴지는 건 작가가 그만큼 성실하고 부지런하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그는 항상 소탈한 복장에 꾸밈이 없다는 게 필자의 단상(斷想)이다. 작업실의 문을 열자마자 철공소를 방불케 하는 작업 공간에서는 다양한 공구들이 눈에 띄었다. 이는 작가의 작업 세계가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는 이처럼 많은 시간을 작업에 대해 고민하며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왔다. 필자가 홍대 대학원 미학과에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여러 자료들을 찾다가 안병석이 당시 박수근에 대하여 연구한 논문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제법 손때가 묻은 그 논문의 내용이 궁금하여 읽게 되었는데, 당시 여러 정황들을 생각해 볼 때 사료적 가치가 꽤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는 우리나라 작가들 가운데서 작품만으로 순수하게 인정받는 소수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이것은 단순히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만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수년 전부터 기획하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근
1998년 11월 28일 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어느 상가. 문상객 손학규씨(그해 6월, 경기도지사 선거 실패)가 조금 늦게 온 노무현 의원(서울 종로)과 겸상을 했다. 술을 한두 잔 마신 노 의원이 손 씨에게 말을 걸었다. “손 장관(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치적으로 그만큼 큰 것은 다 내가 그때(1993년 광명 보궐선거) 광명에 안 나갔기 때문 아닙니까. 원래 내가 광명으로 나가려 했죠. 여론조사도 내가 손 지사보다는 몇 십 % 앞섰던 거 아닙니까. 그때 내가 안 나가서 손 장관이 개혁성향의 교수라면서 표를 몰아갔지만 내가 나갔더라면 턱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소이부답, 술잔만 기울였다(한겨레). 손학규 전 지사는 한나라당 탈당 이후 노 대통령으로부터 ‘보따리 장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심지어 그가 어떻게 범여권이냐며 그의 정체성을 더 따지기도 했다. 장고를 거듭해오던 손 전 지사는 친구 김근태 의원의 권고를 받아 마침내 범여권의 대통합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1일 ‘민심의 바다’ 첫 기착지인 전남 장성으로 떠났다. 그는 용산역에서 ‘실업 없
얼마전 한 기업인과 전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수입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기업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서였다. 인터뷰 내내 그 CEO는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장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이 저가의 중국제품을 찾는 바람에 매출이 급격히 줄어 회사의 존폐여부를 심각히 고려해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경제활성화 대책회의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다 죽는다’는 기업인들의 위기감이 그대로 녹아내렸다. 한 대기업 관계자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해 기업 경영이 어렵다”고 하자,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이 어려우면 중소기업은 죽는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의 현실이 상상 그 이상이고 그들의 성토를 듣다보니 오죽하면 그럴까 싶었다. 기업들은 최근 유가상승에다 내수부진,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부진, 각종 규제 등으로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한 방법으로 어쩔수 없이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국행을 택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행을 선택한 기업 마저도 현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인터넷이 국경을 밀어내는 현상에 힘입어 지구촌의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주요 일화는 삽시간에 세계로 퍼진다. 일본의 초중고생들이 몇 년 전에 심심풀이로 하면서 전국에 걸쳐 유행시켰던 ‘기절놀이’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여 삽시간에 퍼져가고 있다. 기절놀이란 여러 학생이 대상자를 골라 목을 조이거나 가슴을 압박하여 몇 십 초 또는 몇 분 동안 기절시킨 후 그 모습을 보고 즐기는 가학성 놀이다. 한국의 일부 학생이 일본에 빌붙어 한일합방을 측면에서 도운 매국노 집단 ‘일진회’와 같은 이름을 가졌으며 10여 년 전 일본의 만화에 등장했던 폭력조직과 닮은 폭력집단을 결성해 2003년 겨울에는 서울연합 행사를 개최해 1,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남녀 일진회 멤버들이 공개 성행위를 하는 이른바 '섹스머신', 맘에 드는 상대방을 옆에 앉혀 노예처럼 시중을 들게 하는 '노예팅', 상대방을 목 졸라 정신을 잃게 하는 ‘기절놀이’ 등을 이벤트화하기도 했다. 6월 28일에는 임피면 자기 집 거실에서 목에 줄이 감긴 채 정신을 잃고 있던 군산시내 한 초등학교 학생이 아버지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
1일부터 경기~서울간 대중교통 통합 환승할인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요금인하'라고 떠들고 있지만 내막은 전혀 그와 다르다. 제대로 된 정책토론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수백억원의 도민혈세가 이렇게 쓰여져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버스노선이 모두 직선이라면 거리비례제가 타당하다. 탑승거리가 곧 편익이고 따라서 거리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것, 매우 합리적이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순환하는 버스도 있고 이 아파트 저 아파트 단지마다 돌아다니는 지그재그형도 많다. 승객이 불필요하게 이동한 거리까지 승객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것이 아니다. 세계 40~50개 도시를 다녀본 것 같은데 대개 정액요금제나 구간요금제이지 버스요금을 거리요금으로 하는 곳은 못 본 것 같다. 통합요금제로 40%까지 요금이 절감된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그 40% 손실을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말은 않고 있다. 즉, 도민들이 환승하는 분들 요금을 대신 부담한다는 얘기인데 이것은 수익자부담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버스노선이나 지하철이 없어 할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대중교통에서 소외된 것도 억울한데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사람들 요금까지 내
문화선진국 프랑스에서 한 해 동안 연극이나 오페라, 발레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시민은 전 국민의 12%에 지나지 않는다. 하물며 한국 연극에 관객이 없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극단 미추 손진책 대표의 얘기가 연극계의 위기 상황을 요약해준다. ‘이제 연극을 하는 게 겁난다. 공연할 때마다 배우들에게 죄를 짓는 것 같다. 연극 한 편 제대로 하면 적자폭이 1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손진책은 일본 신국립극장에서 아리엘 도르프만을, 그리고 엊그제 중국 남경에서 삼국지를 연출해 그 나라 연극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어 국제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연출가이다. 그리고 그가 만든 연극은 지난 30여년 한결같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런 그가 이렇듯 안타까운 상황이라면 다른 연출가라고 해서 전혀 나을 게 없을 것이다. 지난 해 한국 연극사상 처음으로 런던의 바비칸센터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극단 여행자의 ‘한 여름밤의 꿈’이 얼마 전 막을 내렸지만 객석은 썰렁하기만 했다. 중앙의 모든 일간지와 방송이 셰익스피어의 나라 그것도 세계 최고의 극장에 초청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호들갑을 떤 지 불과 1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4차 정책토론회에서 5명의 대선 주자들은 이명박 전시장의 ‘한반도 대운하’공약을 놓고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지난 달 28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를 끝으로 5월29일 광주에서 시작된 한나라당 정책토론회가 부산, 대전을 거쳐 경선의 제1부가 마무리 된 것이다.(본보 6월 29일자 참조) 우리는 이번 네 차례의 토론회를 중단없이 진행해 온 한나라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토론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정책검증’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 본 국민들에게 실망만을 안겨 준 실패작이라고 말할지 않을 수 없다. 비단 이번 한나라당의 토론회뿐만이 아니라 지난 대선과정에서 보여 준 대부분의 정책토론회가 비젼과 정책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을 진행시켜 국민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으려면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자간 토론만 허용되고 양자토론이 진행되지 못해 후보자의 핵심공약과 대한 심층적인 경쟁 후보자간의 상호 검증이 불가능한 현행 법과 규정의 한계가 있다. 토론회에 임하는 후보자들의 태도 또한 문제이다. 명확한 자료준비와 논리를 바탕으로 상대후보를 공략하고 정책적 허점을 드러내기 보다는 제한된 자료와
인천시 연수구 송도 국제도시는 동북아 허브도시를 꿈꾸는 인천의 핵심도시이다. 그런데 151층 인천타워, 청라지구 하이테크파크 등의 사업이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발목이 잡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본보 2일자 10면) 소관청인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 7~11공구(1천76만평)와 청라지구(538만평)가 과밀억제권역에 해당되고 송도 1~6공구(535만평)와 영종지구(4천184만평)는 성장관리권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따라 1998년 개발계획이 수립된 송도 1~6공구를 제외하고는 국내 대기업의 신·증설이 금지되고 법인신설시 취득세와 등록세가 3배 중과된다. 대학의 경우 성장관리권역에서는 수도권 내 이전이 가능하지만 과밀억제권역은 이전 시 수도권정비위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이같은 족쇄때문에 송도 5공구와 과밀억제권역인 7공구를 부지로 하는 연세대의 경우 수도권정비위 사전심의를 거칠 수밖에 없고 오는 2010년 개교 목표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청라지구에 계획한 인천하이테크파크(45만평) 역시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대기업의 신·증설이 금지됨에 따라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불투명하다. 지역경제에 연간 수십조원에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