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제사회학자 ‘기 소르망’은 “문화 없인 훌륭한 국가도 발전도 불가하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문화가 국가 경제에 기여 하는 효과가 지대하다는 뜻이다. 국가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이 이제는 대량생산을 통한 무역의 경쟁이 아니라 영화인, 가수, 작가 미술가들과 같은 예술창작가들이며 이들은 그 어떤 국가의 지도자보다 훌륭하게 한 국가의 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2004년부터 ‘겨울연가’로 일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는 물론 심지어 대형서점에 한류스타 코너가 별도로 운영될 정도로 상상 이상의 열풍을 가져 왔다. 지금 동남아를 비롯한 유럽, 미주 등에 있어서 한류 문화 콘텐츠 산업의 수출은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문화 콘텐츠의 경영 과목 수업을 하면서 중국 7명, 우즈베키스탄 1명 등 8명 유학생에게 설문지를 받아본 결과 거의 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만큼 한류의 국가 이미지는 실로 지대함을 피부로 느꼈다. 콘텐츠 기획서 발표를 통해 본 그들의 한류 문화 콘텐츠에 대한 교양과 지식은 놀라울 정도였다. 이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
재난기본소득 논의 확산 학교와 급식시설을 주 대상으로 식자재 공급을 담당하는 A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린이집, 복지시설 휴원과 학교가 개학을 한달째 연기하면서 막대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매출이 25%로 급감했다. 버틸 방법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이달 초 직원 한명을 해고하고 방학 중인 딸과 식당을 힘겹게 운영하고 있다. B씨는 “가게세도 안나오고 있지만 할 수 없이 가게문을 열고 있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만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세금 감면 등 혜택이 당장 필요할까? 김경수 경남지사가 왜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했을까. 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은 무엇인지 정리했다. <편집자주> 기본소득이 뭐지? 재난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은 세금 감면에 주된 초첨을 맞춰왔다. 농민이 비료를 살때 세금을 감면해주고, 전기료 등 공공요금에서 혜택을 주는 방식의 간접 지원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고, 서민들은 혜택이 적은” 지
두 손을 가슴 쪽에 맞대며 하는 ‘나마스테’(‘안녕’이란 뜻의 힌디어)는 인도식 인사법이다. 그런가하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은 두손을 공손히 모으는 와이(Wai·합장)가 보편화 되어있다. 유럽 대부분 국가에선 포옹과 볼 키스가 인사의 기본이다. 특이 인사법도 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코를 서로 비벼대는가 하면 에스키모족은 반갑다는 뜻으로 서로 뺨을 친다. 티베트인은 귀를 잡아당기고 혓바닥을 내민다. 지역과 문화에 따라 전통과 풍속이 다르듯 각 나라의 인사예법도 이처럼 각양각색이다. 우리는 예부터 절과 고개를 숙이는 인사가 보편화 되어있다. 하지만 세계 공통적인 인사법은 뭐니 뭐니 해도 ‘악수’ 아니가 싶다. 나라와 문화를 초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적인 인사법이기 때문이다. 악수는 고대 로마에서 부터 전해진 오래된 인사법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는 사례를 들어 중세이후 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보편화된 인사법이지만 악수는 때론 남자끼리 결의를 다지는 데도 쓰인다. 존중의 의미와 성공의 기원, 격려, 축하, 위로 등등 힘주어서 나누는 악수 속에 담겨진 의미와 뜻 또한 무궁무진하다. 어느 땐 백…
잊는다고는 말자 /한분옥 잊는다고는 말자 만나자고는 더욱 말자 마음이 흘러간 뒤 정은 흘러 무엇하랴 아, 문득 무너져 내린 산 그림자였다 그러자 이미 한번 울고 나온 목숨의 비탈길에 설움의 돌 수레를 또 어찌 굴릴까 보냐 먼발치 신발을 끄는 다저녁때 쑥부쟁이 출렁이던 그늘마저 앙금으로 앉았던가 휘굽은 밤의 허리 훠이훠이 넘다 말고 긴 울음 가운데 앉아 성긴 모시 올을 센다 ■ 한분옥 1987년 《예술계》 문화예술비평상, 2004년 《시조문학》 신인상,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연암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시조집 『꽃의 약속』. 『바람의 내력』과 산문집 『모란이 지던 날』이 있다.《시조정신》 발행인으로 외솔시조문학상 운영위영장, 울산대학교 행정학과(예술행정) 박사 수료. 한국예총울산광역시연합회회장 역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사태를 ‘감염병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선언했는데,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는 WHO가 1948년에 설립되었기 때문일 뿐, 역사상 수많은 감염병 유행이 있었다. 많이 알려진 것은 페스트인데, 기원전 2800년경부터 유행했다는 연구도 있다. 유럽에서는 1347년부터 1351년 사이에 2천만 명이 희생되었고, 창궐과 잠복이 반복되었다. 13세기 유럽은 1억2천300만 명이었는데 14세기에는 6천500만 명만 살아남았다. 원인과 치료법을 몰라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 유대인 동네에는 비교적 덜 발생하자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서 퍼뜨렸다는 소문이 퍼졌고, 유대인 혐오와 학살로 이어졌다. 유대인이 공포와 분노를 배출할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 이면에는 상술이 뛰어난 유대인들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질투가 존재한다. 유대인들은 율법의 정결의식에 따라 목욕을 자주하고, 전염병이 걸리면 무조건 격리시키고, 환자들이 쓰던 물건들을 태워버렸던 것이다. 20세기에 독일의 히틀러는 유대인들이 세계지배를 위해 음모를 꾸민다면서 서유럽 금권정치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음모론은 기독교인
볕 좋은 창가에 앉아 밖을 본다. 노랗게 망울을 터트린 산수유와 매화사이를 노랑나비가 날고 제철을 용케도 아는 파리도 유리문에 붙어 껄떡대고 있다. 분명 봄은 왔는데 현실은 춥기만 하다. 이맘때면 놀이터엔 아이들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고 산책 나온 발길들로 분주했는데 가끔 지나치는 행인 말고는 한적하기만 하다. 황사와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날이지만 주말 나들이는커녕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한 시간씩 줄을 서다 돌아서기를 반복하는 일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생소한 운동을 하고 누구도 믿지 못해 서로를 의심하게 됐다. 옆에 사람이 가까이 서는 것이 두렵고 음식점에서도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게 되고 가급적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움직이거나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한다. 이렇게 사람을 접하는 일이 두려우니 생계에 관련된 꼭 필요한 소비 말고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사람 하나 들지 않는 매장을 종일 지키고, 허탕치고 돌아오지만 그래도 날이 밝으면 다시 매장으로 향하며 개점휴업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꽃을 봐도 반갑지 않고 나비를 봐도 예쁘지가 않다. 봄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사라지고 어
결국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했다. 얼마전까지, 오판(誤判)이길 바랐지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경제적 충격은 더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악명 높았던 팬데믹은 중세 유럽 인구 1/3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이다. 20세기에는 1918년 스페인독감(사망자 약 2천만~5천만 명 추정), 1957년 아시아독감(사망자 약 100만 명 추정), 1968년 홍콩독감(사망자 약 80만 명 추정)이 해당됐다. 그후 세계보건기구는 2009년 6월 신종플루로 불린 인플루엔자 A(h4N1)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바 있다 전염병 경보는 감염 범위에 따라 나뉜다. 1단계는 동물에 한정된 전염, 2단계는 동물 간 전염을 넘어 소수의 사람에게 전염된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이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4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급히 퍼져 세계적 유행병 발생할 초기 상태, 5단계는 전염이 널리 퍼져 최소 2개국에서 병이 유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6단계 판데믹이란 5단계를 넘어 다른 대륙의 국가에까지 추가 전염이 발생한 상태를 의미한다.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가장 주의가 필요한 때 인 것이다. 바이러스는…
그때 생각나서 웃네 /이종문 그때 생각나서 웃네, 그녀를 괴롭히는 그 자식이 빠지라고 물웅덩이 메운 뒤에 그 위에 마른 흙들을 덮어뒀던 그때 생각 그때 생각나서 웃네, 그 자식은 안 빠지고 어머야 난데없이 그녀가 풍덩 빠져 엉망이 되어버렸던 열두어 살 그때 생각 그때 생각나서 웃네, 어떤 놈이 그랬냐며 호랑이 담임 쌤의 불호령에 자수했다, 열흘간 변소 청소를 도맡았던 그때 생각 그때 생각나서 웃네, 혼자 남아 청소할 때 그녀가 양동이에다 물을 떠다 날라주어, 세상에 변소 청소가 그리 좋던 그때 생각 ■ 이종문 1955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저녁밥 찾는 소리』 『봄날도 환한 봄날』 『정말 꿈틀, 하지 뭐니』 『묵 값은 내가 낼게』 『아버지가 서 계시네』 『그때 생각나서 웃네』으로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다.
나는 올해 1월에 만 18세가 되었다. 작년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 연령이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2002년 봄에 태어난 나와 친구들은 몇 달 뒤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생애 최초로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만 18세가 되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고, 결혼과 취업을 할 수 있으며, 남자의 경우 제1국민역에 편입되어 병역의 의무를 지게 된다. 이처럼 만 18세 이상의 국민은 납세, 국방, 근로,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국민으로서의 기본 의무를 진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투표권만큼은‘만 19세 이상’에게만 주어져서 만 18세인 국민은 의무는 지면서 권리는 행사할 수 없다는 모순이 있었다. 공적인 영역에서 만 18세인 국민에게도 권리와 의무가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이 마땅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은 늦은 감이 있다. 얼마 전 만 18세 이상으로 선거권 연령이 확대되었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고등학교 담장에 걸린 것을 보았다. 올해 고3이 되는 내 친구들은 학기 중에 투표라니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오히려 다들 신이 난 눈치다. ‘낙선자를 찍는 게 영 찜찜해서 무조건 될 사람을 뽑겠다’는 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감염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심리 상담까지 찾는 이들이 많다. 전국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는 확진 환자와 자가 격리자 또는 일반인들이 ‘코로나19’와 관련 정신적 스트레스 및 심리적 문제로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확정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패닉 현상이 일어나 계속 생각하고 상상하면 불안, 공포, 사람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최근 필자가 만난 고객분들은 “집에만 있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너무 우울하기만 해요.”라고 답답하여 상담을 요청했다. “일상이 다 멈춰버려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공포감이 압도되어 불면증이 심해요”라는 등 힘들다는 하소연을 이야기한다. 최근 방송에서는 온 국민이 이른바 ‘코로나 블루(blue)’를 겪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자신도 언제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무기력과 불안, 우울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