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맹랑 /박세현 허무맹랑한 일들이 좋다 허무하거나 맹랑한 말들 역사들 사람들 국가들 선언들이 좋아졌다 왠지는 나도 모를 일 허무맹랑에는 답이라 할만한 게 없다 그것이 좋을 뿐이다 뜻있는 삶이라는 문장처럼 뜻없는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런 건 없고 있어서도 안 될 것 같다 허무맹랑한 삶이라면 모를까 매일 밥을 먹고 매일 잠을 자고 매일 자판을 두드리고 매일 매일 시인은 “허무맹랑한 일들이 좋다”라고 고백한다. 누군가의 질문이나, 자신이 해온 작업에 대한 장고 끝에 나온 진지한 답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문득’과도 같은 문장의 포렴(布簾)이다. 이 포렴 앞에서 그는 젊은 날에 갈망했던, 시에 대한 모든 물음들을 한꺼번에 무화시켜버린다. 하지만 그 ‘답’은 시가 전혀 쓸모없다거나 추방시켜야 할 무엇으로 향하지 않는다. ‘허무맹랑’이라는, ‘의미-의-없음’의 세계 혹은 도저한 ‘무위’(無爲)에서도 시는 고고한 빛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다. 바로 여기서 시인은 자신이 쌓아온 내력과 믿음을 일순간 단절시키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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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이라는 선승이 있었으니 갑자기 여장을 꾸리더니 제자를 불러 말했다. “너에게만 작별인사를 할 터이니 다른 이들 모르게 가서 삿갓을 좀 가져다 다오.” 제자가 삿갓을 가져오자 잔잔은 그를 데리고 절을 떠났다. 한참을 걷다가 어떤 커다란 소나무 아래서 잔잔은 제자에게 말하길 ”나는 이제 갈련다. 뒷 일을 잘 부탁한다”며 그대로 숨을 거두어 버렸다. 짚신을 신고 삿갓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선 채로 잔잔 선사는 임종을 한 것이다. 세수 84세 입망(立亡). 입망은 선 자세로 열반(涅槃)에 드는 것을 말한다. 선승이 앉아서 또는 서서 맞이하는 최후인 좌탈입망(坐脫立亡)이 흔한 일은 아니나 죽음을 초월해 삶과 죽음으로부터 자유자재함을 엿볼 수 있다. 불가에서는 스님들이 죽음에 이르면 마지막 말을 한 편의 시로 남기는 전통이 있다. 이를 임종게(臨終偈)라고 한다. 타쿠앙 선사는 죽을 때가 되었지만 임종게를 남기려하지 않았다. 이런 스승의 태도에 제자들은 재촉을 했지만 다쿠앙은 머리를 흔들 뿐이었다. 이에 제자들도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인 임종게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거듭 간청하는 것이었다. 결국 다쿠앙은 붓을 들어 글자를 쓰니 꿈몽(夢)한 자였다. 임종게뿐 아니라 다쿠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을 좋아한다. 대화의 출발점이 듣는 것이고, 상대를 이해하고 나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 역시 듣기에서 출발한다. 귀(耳)는 사람의 몸에서 소리를 듣는 감각기관으로써 인상학에서의 귀는 오관(五官)중에 채청관(採聽官)이라고 불린다. 귀로 듣는 정보가 뇌까지 전달되고 뇌는 심장을 통해 마음이 얼굴로 나타난다. 이에 귀를 통해 재물을 지키는 힘, 수명, 지혜, 장수, 도량 등을 읽을 수 있다. 귀는 유년기인 14세까지의 성장환경을 보는 곳으로 화목한 가정에서 가정교육을 잘 받고 반듯하게 자란 사람의 귀는 크고 둥글게 잘 생겼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성인이 되어도 모나거나 비뚤어진 성격을 지니지 않아 조직에 잘 순응하는 타입이다. 귀는 엄마가 태중 아기를 가졌을 때 환경에 좌우돼 형성된다. 고된 시집살이를 하거나,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거나 직장 스트레스가 심한 생활을 했다면 아기의 귀는 예쁘게 형성되지 않는다. 최근 아이들 얼굴 특징 중 하나가 얼굴은 미남미녀들인데 귀가 못생긴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방송에 나온 아이돌 스타들을 잘 관찰해 보면 알 수 있다. 재벌 집안의 자녀라고 해서 반드시 귀가 잘 생기는 것은…
정원사 /R. 타골 아아, 내집은 왜 시장으로 가는 길가에 지었을까요? 사람들은 짐 실은 배를 우리 나무에 잡아 맵니다 사람들은 자기 멋대로 오고가고 또 돌아다닙니다 나는 앉아서 그들을 봅니다 내 시간은 그렇게 지나갑니다 그들 걸음을 나는 돌이킬 수 없읍니다 그리하여 내 나날이 흘러갑니다 - 바닷가에서, 태학당 인간에게 환경이란 무엇일까요? 저마다 타고 난 환경을 탓해보지만 돌이킬 수도 거부할수도 쉽지 않지요. 어떤이는 환경을 개선해 보려 의지를 불태우고 어떤이는 타고 난 운명에 순응해 살아가지요 누군들 지저분한 소도시 값싼 집에 살고싶을까요? 그러나 쉽게 바꿀 수는 없겠지요. 그냥 그렇게 나날이 흘러가겠지요. /최기순 시인…
일찍이 나폴레옹 장군이 말하기를 인류의 미래는 인간의 상상력과 비전에 달려 있다 하였다.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비전은 무엇을 일컫는가? 비전이란 그 공동체의 구성원 전체가 함께 바라보고 나아갈 목표이다. 그런 목표인 비전이 없는 공동체는 국가이든 기업이든 어떤 공동체이든 간에 표류하게 되고 방황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그 목표로서의 비전이 고상하고 높을수록 그 공동체는 밝은 미래를 가진다. 그렇게 중요한 비전을 성령 받은 젊은이들이 보고 알려 주고 이끌어 가게 된다. 이에 더하여 성령 받은 늙은이들은 꿈을 꾸게 된다. 나에게는 꿈이 여러가지 있었다. 그중 하나가 ‘늙어서 일하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노세 노세 젊어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로 이어지는 노래를 제일 싫어한다. 젊은이들이 부지런히 일하고 공부하며 자신을 갈고 닦아 평안한 노후를 준비하여야지 젊어서 놀자 늙어지면 못 논다는 식으로 살아간다면 그의 노후가 어찌될 것인가? 나는 체질적으로 일하기를 좋아한다. 어쩌다 놀게 되면 무료함을 느끼게 되어 다시 일감을 찾게 된다. 내가 70이 넘어서면서 스스로 다짐하며 살아가는 3가지 구호가 있…
경기도가 공인중개사법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집중조사를 실시한다. 조사대상은 기획부동산업자들로서 기간은 다음 달부터 8월 30일까지다. 도는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에 기획부동산과 계약을 체결하고 실거래 신고를 한 7개 시·군 22필지 7천844건을 대상으로 법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기획부동산과 거래를 하면서 매수인과 매도인이 직접 거래한 것처럼 거짓 신고한 사례를 중점 조사한다. 아울러 기획부동산을 도와 중개를 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과, 광고를 하고 계약 성과로 일정 수당을 받은 블로거 등도 조사 대상이다. 기획부동산이란 개발이 어려운 토지나 임야인데도 마치 이득이 많을 것처럼 광고해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이를 잘게 쪼개 판매하는 이른바 ‘지분 판매’ 방식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부동산업자들로서 이동식중개업소를 ‘떴다방’으로 부르기도 한다. 도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사례에 따르면 38개 기획부동산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성남시 수정구의 임야 138만4천964㎡ 1필지를 지분거래 방식을 활용, 3천286명에게 나눠 파는 방법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 앞서 도는 얼마 전 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4%로 내렸다. 성장률 전망치는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지만 OECD가 2개월 만에, KDI는 약 반년 만에 0.2%포인트 내려 잡은 것을 보면 경제 상황이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가 나빠지면 정부는 물론이고, 여야 정치권이 합심해서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두 기관 지적대로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연구해야 하고, 구조개혁과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통화정책 완화와 확장적 재정정책 지속, 최저임금 인상 폭 완화 등도 필요하다. 아울러 이런 정책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이 힘을 얻으려면 정부나 정치권이 경제지표를 해석할 때 임의대로 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고용노동부가 21일 발표한 최저임금 영향 분석은 지표 해석의 한계와 넓은 시야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분석했더니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임금 상위 20%의 임금 총액을 하위 40% 총액으로 나눈 10분위 분배율도
대한민국은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이해관계자들 간의 모함과 분쟁이 벌어지고 사건의 본말이 전도됨으로써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자주 접한다. 지난 ‘응급실의 의료진 폭행사건’, ‘음주 후 출동한 경찰관 폭행사건’, ‘입법, 사법, 행정 고위층 비리사건’ 등을 통해서 학습을 반복한다. “본말이 전도됐다”는 의미는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이 구별되지 않거나 일의 순서가 잘못 바뀐 상태가 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번 ‘대림동 여경사건’의 본말은 민간인이 경찰관을 폭행한 사안이며 그다음은 경찰의 대응문제인 것이다. 이 사건을 접하는 이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듯하다. 경찰관의 뺨을 서슴없이 폭행하는 영상장면을 보면서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 경찰을 함부로 하는 나라가 어디 있을까하는 점이다. “대림동의 식당에서 취객 2명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남성 경찰 1명, 여성 경찰 1명이 출동 했다. 이후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는 중년 남성 한명이 남자 경찰의 뺨을 때리자 제압하는 과정을 담은 이른바 ‘대림동 여경’ 영상 한편의 반향이 뜨거웠다. 이에 경찰 측은 “영상에서 남자 시민에게 도움을 청하는 음성이후 출동한 인근 교
당신은 지금 금요일 저녁 6시 30분, 퇴근 길 꽉 막힌 2차선 도로에서 운전 중이다. 갑자기 뒤에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번쩍이는 경광등이 보인다. 구급차가 출동 중이다. 과연 이 순간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비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필자는 며칠 전 오산시에서 통행량이 많기로 유명한 남촌오거리에서 구급차 출동을 따라가 본 적이 있다. 사이렌 소리를 크게 울리며 구급대원이 마이크로 구급출동임을 알렸지만 앞선 차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렇게 당신이 무심코 흘려들은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어떤 이에겐 살려달라는 처절한 아우성일 수 있다. ‘환자가 당신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신의 집이 타고 있다고 해도 비켜주지 않을 건가요?’ 라고 그동안 각종 매체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에 대해 많은 홍보를 해왔고, 전국 모든 소방서는 매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소방차 길 터주기 생활화는 우리에게 아직도 먼 이야기이다. 앞선 차들이 도로 양쪽으로 비켜주며 소방차 출동로를 만들어주는 영상이 가끔 TV뉴스에 나오면 ‘모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