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진화가 계속되고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모든 생명체(기계를 포함하여)는 25억 번 이상 작동되는 수명을 가진 펌프를 아직까지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엔 펌프, 즉 심장의 수명이 다하게 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순환기계통의 모든 동물의 심장이 평생 동안 작동되는 심박수는 약 20억 번~ 25억 번 정도로 비슷한데, 동물마다 수명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1분당 심박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심박수가 매우 빠른 쥐의 수명은 약 3년~7년, 심박수가 사람과 비슷한 코끼리는 60년, 심박수가 1분에 약 10회 뛰는 느린 동물의 대표선수인 거북이는 100년을 넘게 산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수명을 계산하는 공식이 있는데. 25억 번을 자신의 심박수로 나누면 심장의 수명이 분(分)으로 계산 된다. 이것을 년수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525,600(60분×24시간×365일)으로 나누면 된다. 즉 안정시 심박수가 65회인 사람의 수명은 25억÷65(심장박동수)÷525,600=73.2년이 된다. 보통 사람의 평균 심박수는 65회~70회이다. 평소 훈련과 운동으로 심폐기능이 단련된 스포츠 선수들의
오래간만에 만난 오 선생은 미소 띤 얼굴로 한숨을 가볍게 내쉬며 입을 열었다. 쓸쓸함과 자괴감이 가득 담긴 긴 한숨이었다. “나 명퇴 신청했어.” 정년을 몇 년 앞둔 오 선생은 학생과에서만 잔뼈가 굵은 베테랑 학생주임이었다. 엄격한 성품에 학생들에게는 무서운 선생님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상한 마음 씀씀이에 아버지라고 부르는 용감한 녀석들도 있었다. 매년 스승의 날에는 졸업생이 제일 많이 찾는 선생님이기도 하고 또 주례를 가장 많이 봐준 인기 주례 선생님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명퇴를 신청한 것이었다. 오 교사는 올 초부터 출퇴근 방법을 바꾸었단다. 십 년도 넘게 도보로 다니던 것을 자가용 운전으로 바꾼 것이다. 집에서 십여 리 떨어진 학교까지 운동삼아 걸어다닌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충분히 수긍이 가는 이야기였다. 나도 같은 경험을 몇 번 했기 때문이었다. 즉, 목불인견 현장을 차마 눈 뜨고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공원을 잘 꾸며 놓는 곳이 많아졌다. 그런데 공원마다 구석진 곳이 있게 마련이고 또 아늑하게 쉬라고 벤치도 조경수로 둘러싸 경치도 좋은 곳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곳에 성인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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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 민속촌을 방문했다. 아이들 어릴 때 가보았으니 족히 20년은 넘은 듯하다. 그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찾았다. 전통가옥과 옛 조상의 생활상을 둘러보고 나오다 외줄타기 공연하는 것을 봤다. 외줄 타는 사내의 익살스런 재담과 삥 둘러선 관객의 호응에 영하의 추위도 견딜 만 했다. 떨어질 듯 부채하나로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이리저리 휘청될 때마다 관객들의 염려와 환호가 넘쳤다. 대장장이는 쇠를 달궈 농기구를 만들고 짚신 꼬는 남자의 빠른 손놀림에 뚝딱 신발이 완성됐다. 여기저기 볼거리를 즐기다보니 배가 고팠다. 장터를 찾아 파전과 동동주 그리고 도토리묵을 주문했다. 동동주 한 잔을 들이키자 싸한 기분이 감돌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겨울이면 밀주를 담그곤 하셨다. 고두밥을 짓고 잘 띄워놓았던 누룩을 잘게 쪼개어 섞은 후 항아리에 담고 윗방 아랫목에 항아리를 옮기고 이불로 덮어놓고 며칠을 기다리면 항아리에서 술 익는 냄새가 났다. 술 냄새가 방 안에 진동을 하면 어머니는 조롱박에 술을 떠서 아버지를 드렸고 막걸리가 잘 발효되었다고 흡족해하시면 검은콩으로 두부를 만들었다. 검은콩을 불린 후 맷돌로 갈았다.…
급제(及第)의 사전적 의미는 역사적으로 ‘과거시험에 합격됨’인데 오늘날에 적용하면 시험에 합격하거나 통과 의례를 거쳐 사회적 지위를 얻게 되는 것으로, 자신의 목표가 성취되어 성공이나 출세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낙제생이며, 학교의 낙제생이 오히려 사회의 우등생이라는 말을 한다. 이는 공부하기 싫어하는 젊은이들이 갖는 한갓 자연의 변이라고 하겠지만 그 나름대로의 진리가 담겨 있는 것 같다. 희랍의 어느 철인이 천문학에 열중하여 하늘의 별만 보고 걷다가 개울에 빠졌을 때에 지나가가던 노파가 ‘이 사람아! 자기 발밑도 못 보는 주제에 수억만리 떨어진 별의 세계를 어떻게 알겠다고...’라고 놀렸다는 얘기가 있다. 우등생이란 어쩌면 이렇게 먼 앞날만을 바라보고 별을 쫓는 격으로 인생을 살아가다가 바로 눈앞에 있는 개울을 못 보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간은 누구나 한번밖에 없는 죽음을 아끼고자 하는 욕망이 있으며, 그 죽음을 얼마나 값지게 맞이할 것인가를 바라보며 공부도하고 돈도 벌려고 한다.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 우등생이 때로는 사회에서는 여름밤의 부나방과 같은 낙제생이 될 수도 있지만, 눈앞에 닥친 시험을 두고도 괘념
낚시 도구와 방법의 진화에 따라 낚시 인구도 급증했다. 20여년 전 320여만명에서 767만명으로 늘었다. 민물과 바다낚시 포함이다. 이중 바다낚시 인구는 약 343만 명. 전 국민 취미활동 가운데 으뜸이다. 낚싯배도 2015년 4천289척에서 지난해 4천500척으로 늘었다. 최대 보유는 이용객이 가장 많은 충남 태안군이다. 짭짤한 수입 때문에 어민들마저 본업 대신 낚시꾼을 태우는 부업에 더 나서고 있다. 많은 수익을 위해 전문업체까지 생겨 어선을 무리하게 개조하거나 불법 영업도 성행하고 있다. 때문에 가끔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바다낚시로 낚는 조획량은 상당한 규모다. 감성돔, 주꾸미 어획의 경우 낚시인의 조획량이 어업인의 어획량보다 2.3배나 많다. 이들이 낚는 물고기만도 16.7만t이며 여기에 민물낚시 2.9만t을 합하면 총 19.6만t에 달한다. 뿐만아니다. 바다낚시로 발생하는 연간 쓰레기만 약 5톤t이다. 이렇게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비용만 약 8억6천만원~9억1천200만원이 소요될 정도다. 때문에 어자원 부족뿐만 아니라 쓰레기 등 오염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정부는 지난 1996년
영향 /신기섭 눈물을 흘릴 때 내 얼굴은 할머니의 얼굴 같다 입술을 내밀 때 내 얼굴은 외증조할머니의 얼굴 같다 먼 옛날 할아버지가 집어던진 목침에 맞아 이마가 깨진 할머니의 얼굴이 어느 날 내 애인의 얼굴에 가을, 붉은 단풍이 든다 - 신기섭, ‘분홍색 흐느낌’ / 문학동네·2006 가족은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근본이다. 사회적 관계망을 배울 수 있는 최초다. 개인의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눈을 감고 불러도 저절로 훈훈해지는 이름이 어머니 혹은 아버지여야 한다. 그 다음이 할머니 할아버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눈물을 흘릴 때 내 얼굴은 할머니의 얼굴 같다’가 아니라, ‘어머니의 얼굴’을 닮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데 신기섭 시인은 자신의 유전적 배경을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외증조할머니’에게서 찾고 있다. 그의 결핍은 최초의 사랑(엄마, 아빠) 부재에서 기인한다. 이는 한 개인의 지나친 불행감을 예견하게 한다. 불행은 불행을 연장할까. ‘이마가 깨진 할
1월 임시국회가 성과 없이 17일로 종료됐고, 2월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 여야의 극한 대치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우 폭로’ 의혹 특별검사 도입, 손혜원 의원 부동산투기 의혹 국정조사,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논란’, 김경수 경남지사 1심 실형 선고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정국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국민으로서는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계속되는 국회 공전으로 선거법 개정 논의도 멈춰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여야 대치로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선거구획정안 법정시한도 넘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늦어도 법정시한 한 달 전인 15일까지 선거구 획정기준을 마련해 제출해야하지만 사실상 이를 넘기게 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 뜻에 따라, 국민을 위해 밤낮으로 일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카풀 허용범위 결정, 탄력 근로제 확대,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 농가소득 개선 등 수많은 민생법안이 국회에 쌓여 있지만 의원들의 눈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다. 먹고 사는 문제만큼 절실한…
양육비해결모임 회원 250명은 14일 헌법재판소에 양육비제도에 관한 진정입법부작위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진정입법부작위’란 입법자가 입법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경우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부부의 연은 끊어졌어도 그 사이에서 탄생한 아이와의 관계, 즉 부모-자식 간의 관계는 절대로 단절될 수 없다. 그래서 이를 ‘천륜’이라고 했다. 부부가 이혼하면 아이는 여성이 맡아 기르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잉태해 낳아 기른 모성이 부성보다는 더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경제적인 면에서 불리하다. 여성이 혼인을 하고 아이를 기르게 되면 공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장에서 퇴사하고 경력이 단절된다. 장·노년층 일자리와 함께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문제가 국가와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그리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생활할 수 있는 일자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전 배우자가 자녀 양육비를 일정액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부부간에 이혼하긴 했지만 내 아이를 키우는 비용이기 때문에 당연히 내야 한다. 하지만 이혼 후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대한민국 형법에는 ‘낙태죄’가 명시돼 있다. 임신한 여성이 낙태 할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모자보건법에는 유전적 문제나 질환, 성폭행에 의한 임신 등의 이유에 한해서만(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한)배우자의 동의를 얻어 낙태를 허용한다. 2월14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2018년)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 도입을 요구하는 23만 명의 청와대 청원 요청으로 시작됐다. 요번 연구는 인공임신중절 경험 및 인식과 관련하여 온라인으로 1만 명의 여성이 응답을 하였으며, 연구결과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756명, 2017년 인공임신중절률은 4.8%(약 5만 건)으로 보고했다. 이 보고를 보면서 시대에 변화에 맞는 성인지관점이 충분히 반영되어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낙태죄 폐지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사회는 낙태에 대한 실제입장은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급격히 변화했다. 1953년 형법에 낙태죄를 범죄로 규정하였지만 1960~1980년대에는 인구 억제가 국가의 주요정책이었기에 ‘가족계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