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장미 /이화은 입술이 새빨간 여자는 다 첩인 줄 알았다 손톱이 긴 여자는 다 첩인 줄 알았다 뾰족 구두를 신은 여자는 다 첩인 줄 알았다 녹슨 시간의 철조망을 아슬아슬 건너고 있는 아버지의 무수한 여자들 저런, 저런! 저 요망한 것들. 입술을 새빨갛게 칠하고 손톱을 길게 기르고 뾰족구두를 신고 사내를 유혹하다니. 오뉴월 담장에 흐드러진 줄장미는 화려하다 못해 요염하다. 우아하거나 화사한 꽃들과는 차원이 달리 강렬해서 줄장미의 빨강은 섬뜩하다, 때로 천박하다. 쪽진 머리와 무명적삼,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의 여염집 아낙을 어머니로 둔 그 시대 우리들에겐 저 화냥기가 가당키나 한가? 저런 여자는 모두 첩일 수밖에 없다. 아버지들은 왜 주책없이 그런 여자들 치마폭에 빠져 놀아났을까. 화자에게는 무수했던 아버지의 여자들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가 부지불식간 내재해 있다가 녹슨 시간의 철조망을 건너와 불쑥 되살아났으리라. 초여름이면 전국 방방곡곡에 저 도발적인 첩들이 줄줄이 매달려 추파를 던지리. /이정원시인…
음악 대학을 졸업한 한 젊은이가 있었다.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여서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직장은 제한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일반 회사에 입사하였다. 그러나 그는 고민하였다. 평생 음악만 공부하여 왔는데 회사에서 맡은 일은 음악과는 전연 관련 없는 일이었다. 그는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기에 그 회사를 자신의 재능에 어울리는 곳으로 바꾸어 보기로 하였다. 그는 자신의 상사에게 회사 홍보 활동의 일환으로 악단을 조직하자 건의하였다. 마침 회사도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위하여 여러 가지 방도를 연구하던 중이었다. 이에 그의 건의가 받아들여져 사원들 중에서 단원을 모집하여 악기를 마련하고 연습실을 마련해 연습에 들어갔다. 그는 악단의 실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다. 악단은 점차 틀이 갖춰졌고 실력 역시 향상되었다. 2년이 지나자 그 도시에서 수준 높은 악단으로 평가 받게 되었다. 더욱 분발하여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견줄 수 있는 실력을 쌓았다. 그는 지역에서 가장 실력 있는 지휘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 시대에 대학 졸업장은 별로 의미가 없게 되었다. 명문 대학을 나왔어도 호구지책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어느 자리…
지금까지 나온 보도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지난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같은 중학교 동급생들에게 폭행당하고 ‘추락사’한 14살짜리 중학생 이야기다. 국과수는 숨진 학생 시신을 부검한 결과 “추락사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연 폭행을 피하다가 스스로 뛰어내린 것인가? 아니면 폭행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학생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떨어뜨린 것인가? 어떤 경위로 숨지게 됐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경찰은 현재까지 학생이 구타를 당하다가 폭행을 피해 옥상에서 뛰어 내렸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파트 경비원의 증언에 따르면 추락 사망한 학생의 시신은 발견 당시 얼음장처럼 굉장히 차가웠다고 한다. 이 말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옥상 아래로 던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즉 가해 학생들이 피해자를 폭행·사망케 한 후 추락사로 위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가해 학생들은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가 된다. 따라서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사망자의 어머니는 러시아 국적인 이른바 다문화가
내년 2월부터는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되면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차량에 대해서도 강제로 2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경유차 제로화’를 달성하기로 했다. 저공해 경유차에 주차료·혼잡통행료 감면을 해주는 ‘클린디젤’ 정책은 폐기했다. 정부가 나름대로 고심 끝에 방안을 내놨지만,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몰려오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 중국 지방정부와 협력사업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소비자들의 경유차 사용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가격 조정 방안이 이번 대책에서 빠진 것도 문제다. 경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야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 부처 간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책에 들어가지 못한 듯하다. 민간차량 2부제도 간헐적으로 시행될 수 밖에 없기에 미세먼지 고농도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하기 힘들다. 보다 근원적이면서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 중국은 2014년 리커창 총리가 공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적지 않은 효과를 봤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하고, 제철소를 줄였으며, 차량 통행을 통제했고
우리나라 사람 5명 중 2.5명꼴은 1년에 한 번 정도 해외를 나간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관광객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관광수지 적자폭은 계속해서 늘어나 2017년 대비 적자폭은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해외로 집중된 여행수요를 분산하고 국내여행활성화를 위한 국내 여행주간을 시행하고 있다. 여행주간은 내수 활력을 제고하고 국내관광 수요의 창출 분산과 여행을 통한 국민행복을 위해 중앙부처 및 지자체와 관광사업체 등이 합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마무리 된 가을 여행주간은 가족여행에서 나아가 50대 여성 등을 포함해 다양한 여행 수요층 확보를 위해 전 방위적 홍보를 진행함으로써 국내여행 활성화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국인의 국내여행 활성화는 일자리 창출 등 내수 경제 활성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지속되는 고용감소와 경기불황은 상대적으로 고용과 유관산업 경제 유발효과가 큰 관광산업으로 눈길을 돌리게 한다. 연구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이 휴가를 하루 더 간다고 가정할 경우 2조 5천억 원의 소비…
찬바람이 바스락거린다. 이미, 출근길 옷차림은 초겨울이다. 노동자는 오늘도 산업현장에서 각자의 맡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중 누군가는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될 수도 있으며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매년 동절기(12~2월)에는 건설현장 콘크리트 보온양생작업 중,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10년간(2008~2017년) 질식재해자는 322명으로 이 중 191명이 사망했으며, 건설현장에서 81명이 사망하여 질식재해 사망자의 42.4%가 건설업에서 발생하였다. 월별로는 12월에 23명(12%)이 사망하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치하였으며, 건설현장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작업 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 16일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2명이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도시형 생활주택 신축공사현장 지하층에서 야자 열매 숯 난로 교체작업 중 사망했다. 이보다 열흘 전 협력업체 소속 작업자가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전일 옥탑 2층 콘크리트 타설 후 피워놓았던 대나무 숯 난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올라갔다가 쓰러져 사망했다. 콘크리트 보온양생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 중독과 같이 우리 몸에…
노후시설 개선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 한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워밍업을 마치고 ‘윈터 페스티벌’을 통해 본격적인 공연 릴레이를 펼친다. 12월 내내 이어지는 ‘윈터페스티벌’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핫한 공연들과 풍성한 라인업으로 도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연말 공연장의 인기 장르인 콘서트부터 연극, 뮤지컬, 발레, 클래식, 어린이 공연 등 어느 해 보다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공연들이 마련돼 오랜 휴관으로 공연에 목말랐던 관객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채워 줄 예정이다. 2018 윈터페스티벌은 가족, 친구, 연인, 모임 등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공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20여년간 대한민국 마술의 대중화를 이끌어온 마술사 이은결의 매직 퍼포먼스 ‘이은결의 트레이스’가 12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시각효과를 즐거워할 어린이,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보기에 제격이다. 또 어린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공연으로 동화 속 나라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발레 ‘호두까지 인형’은 12일과 13일 무대에 오른다. 서울발레시어터가 ‘로이 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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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판단하고 주식거래를 정지시켰으며,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사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재무제표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작성한 재무제표와 이에 대해 타당성을 감사해 의견을 제시한 외부감사인이 문제인 것이다. 물론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투자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회계부정으로 인해 손실을 입게 된다면 과연 이는 누구의 잘못인가? 따라서 필자는 새롭게 바뀐 신 외감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회계감사란 경영자가 작성한 재무제표를 외부의 독립된 감사인이 회계기준에 맞게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보고하는지를 감사하고 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는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 법률 제3297조)에 의해 감사대상법인은 독립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대상 법인의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받으면 매우 독립적인 의견을 제시할 것이며, 이는 재무제표의 질을 높이고 보다 투명한 정…
바야흐로 대학입시의 계절이다. 지난주 전국적으로 59만여 명이 수능을 치렀고 대학별 논술고사도 있었다. 아직 끝이 아니며 수시와 정시, 학교의 선택, 면접과 실기 등 최종 합격까지는 갈 길이 멀다. 수험생들을 보면 초·중·고 12년의 학창시절이 마치 대학입시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얼마 전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시험지 사전유출 사건도 결국 이 시대가 만든 것이다. 아빠인 전 교무부장은 구속되면서까지 억울하다고 했다니 진실은 아직 알 수 없다. 시험지 유출이 사실이라 해도 이 땅의 학부모들은 그렇게까지 해서 자식을 명문대에 입학시키려 했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감히 시도해 보지 못했을 뿐이다. 2년 전 이 땅을 뒤흔든 최순실 사건에서도 딸 정유라에 대한 대학입시와 재학 중의 특혜가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일파만파 사건을 키웠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들은 모두 이 시대가 만든 희생양이다.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근본 틀을 바꾸기 전에는 이런 사건들이 계속될 것이다. 개인적 일탈이기 전에 교육과 대학입시 제도의 문제 명문대에 가고 싶은 것은 우리 의식 속에 엄연히 명문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