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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무부 고양준법지원센터가 한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집행유예를 취소했다. 그는 조현병을 앓는 40대 남자다. 보호관찰 기간 중 병원진료를 받으라는 보호관찰관에게 욕설을 하며 치료를 거부했다. 노숙자들과 어울려 음주를 반복하고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본보 10일자 19면) 조현병에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그에게 법원은 공무집행방해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아울러 재범방지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보호관찰관에게 정신과진료 때마다 동행케 하고, 심리치료 비용을 지원해 주는 등 조현병 치료명령을 내렸었다. 그럼에도 치료를 거부하자 준법지원센터는 “강력범죄 등 재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주취·정신장애 범죄자를 엄중하게 관리하고, 재범방지를 위해 집행유예취소를 신청하게 됐다”면서 그를 구인해 의정부교도소에 수감시키고 법원에 집행유예 취소를 신청한 것이다. 조현병은 뇌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정신질환으로 예전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국내 조현병 환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2017년 기준 10만7천662명이다. 이는 5년 전보다 7% 정도 증가한 것이다. 최근 이들이 저지른 범죄로 사회적 인
어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간선거(11월 6일) 이후가 될것”이라 밝히면서 ‘연내 종전선언’이 불투명해졌으며, 비핵화 협상도 장기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시선은 앞으로 진행될 북미 실무협상에 모아지고 있다. 양측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 개최’에 의견을 모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가 사실상 이 협상 결과에 달렸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방북에서 양측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 대한 공감을 확대했다면, 실무협상에서 구체적 그림을 그려 넣은 뒤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화룡점정’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북미 양측이 2차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에 관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으며, 북측이 풍계리 핵실험장 해체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 방문을 초청했다는 사실은 전해졌지만,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과의 ‘빅딜’ 등 폼페이오 방북 전 관심이 쏠렸던 쟁점에 대한 논의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비교적 까다로운 문제들은 실무협상 테이블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더 중요해졌다. 6월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북미 양측 간 실무협상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 때문에 싱가포르 북미 정상합의는 원론
작금의 우리사회는 기본적 가치관에 있어서 많은 혼란이 있고 그것이 여러 형태의 사회적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치적 이념에서부터 경제 체제 인식을 비롯하여 오랫동안 우리의 숙원이었던 남북간의 관계회복 및 통일에 대한 방식과 생각의 차이로 인해 기본적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다. 기본적 가치관에서 국민들의 대다수가 안정적인 가치체계가 존재할 때 그 사회는 건전하고 안정적인 사회가 될 수 있고 다양한 소수 의견도 관용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에 의해 확고한 기본 가치체계가 없을 때 사회의 혼란과 불안이 주어진다고 여겨진다. 무엇보다도 연초부터 논란이 되어온 최저임금 문제는 구조적인 것이다. 사교육 문제가 입시제도를 고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듯, 양극화와 저임금노동자 빈곤 문제 또한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쉽기는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전에 전반적인 시장 및 산업 구조를 파악하고, 단계적이든 더 나은 대안을 찾았으면 어떠했을까 싶다. 부작용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오히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만이 도덕적이고 의로운 행위이며 그것이 서민의 삶을 크게 개선시킬 유일한
학교에서는 교사, 교육행정직 공무원, 교육공무직원 이렇게 다양한 구성원이 공존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여 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여러 직종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상호 협력과 함께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현재 많은 학교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현안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의 중식 제공 문제다. 그 배경은 처우개선비 인상에서 비롯됐다. 교육공무직원의 처우 개선은 완벽한 해결은 아니지만 노사가 힘을 모아서 고용 안정과 처우개선비를 지속적으로 증액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근속수당과 명절휴가비를 비롯한 여러 항목이 인상되었고, 그중에 하나인 정액급식비가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되면서 조리종사원들의 중식비 납부 문제가 불거졌다. 그 동안 조리종사원의 중식비 징수 면제 여부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매년 심의를 거쳐서 결정되었다. 하지만 올해 처우개선비 인상과 정액급식비가 타 공무원과 동일하게 지급되면서 대부분의 학교에서 다시 고민하게 됐다. 그동안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이 다른 직원들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일을 하면서도 정액급식비가 현실화되지 않아서 많은…
너무나 친숙한 나머지 공기나 물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 김치다. 그래서 김치 장점을 정확히 꼽아보라 하면 막연한 경우가 많다. 일상적으로 무심히 먹다보니 보양식처럼 유난스럽게 떠받들고 홍보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김치의 오해와 진실이 유독 많은 것도 이 같은 연유다. 이미 10년 전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Health)’지가 선정한 세계 건강식품 ‘베스트 5’에 선정됐지만 아직도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오해 속에 많은 사람들이 멀리하거나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김치 오해의 대표적인 것이 나트륨과 상관관계인 고염(高鹽) 음식으로 낙인 찍혀 있는 것과 함유 유산균의 진실여부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미 항암효과를 비롯 항산화 및 항노화 기능, 항동맥경화 및 항고혈압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지 오래됐지만 오해에 묻혀 그 빛이 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인의 대표음식 김치찌개도 죽은 유산균 찌개라는 생각은 기우(杞憂)다. 끓는 과정에서 유산균이 약간 사라지기는 하지만 원재료의 영양과 유산균 대사물질은 그대로라는 게 이유다. 이런 김치가 한때 일본의 기무치(キムチ)와 중국의 파오차이(泡菜)가 내밀은 도전장에 잠시 위기를 맡기도
어느 시절 도적놈 셋이 고관대작의 무덤을 도굴하여 많은 황금을 훔쳤다. 일확천금을 손에 쥐었으니 축배를 들기로 하여 한 놈이 술을 사러 갔다. 그놈은 혼자 독식 하려는 욕심에 오는길에 술에 독을 넣었다. 그가 도착하자 두 놈이 다짜고짜 벌떡 일어서더니 술을 사온 도적 한 놈을 죽도록 패서 죽였다. 그 짧은 시간에 도적 둘이 50대 50 공평히 나눠 갖기로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 두 놈은 기뻐하며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공평하게 죽었다. 도적 세 놈이 다죽었으니, 그리하여 황금은 길 가던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고 한다. 애초부터 황금을 도굴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황금을 본 뒤로는 세놈 다 눈이 뒤집혔음이리라 권세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권력을 잡고 나면 안하무인(眼下無人)보이는 것이 없게 마련이라고 한다. 권력에 눈이 뒤집혀 사람이 보이지 않음이다. 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에 나오는 이야기다. 기록한 글이 황금대기(黃金臺記)인데, ‘대’는 경포대, 을밀대, 영일대, 포항 가까이의 창녕 수성대, 울산 반구대 등이 그 ‘대(臺)’이다. 세 도적놈들이 더불어 3분의 1씩 공평히 나눠 가졌다고 박수 칠 일도 아니지만, 내 것만이 옳고, 남이 한 것은…
1980년대 지방자치가 부활되었음에도 우리나라의 실질적 주민자치는 1999년 읍·면·동 기능전환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주민자치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의 운영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읍·면·동사무소에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문화, 건강, 여가, 성인교육 등의 강좌와 모임 등을 운영하는 것이 전반적인 외형적 모습이었다. 이러한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은 비록 민간의 문화센터나 건강 및 교육영역과 중복되는 점도 있으나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로서의 장소적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생활의 질 향상을 가져온 긍정적 측면도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과 함께 주민자치위원회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기능과 역할도 질적 양적으로 확대되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지역의 주민불편사항의 해소나 주민들의 상호부조 및 마을 만들기 사업 등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그리고 우수사례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주민자치가 점점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자치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자치사업은 2010년 이후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과 더불어 읍·면·동에 ‘주민자치회’를 두는 발전적 제도로 정비되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풀뿌리자치의 활
그리움에 지치거든 /오세영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다기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모금의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참으로 단아하고 따뜻한 시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작은 배를 타고 쉼 없이 멀고 먼 항해를 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바닷길, 언제 어디서 폭풍우를 만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눈을 뜨면 망망대해 수평선만 보인다. 그저 두려울 뿐이다. 이럴 때 멀리서 섬이 보이면 삶의 생동감을 느끼게 된다. 그곳에서 잠시 닻을 내리고 정박한 다음 이 시를 읽고 싶다. ‘그리움에 지치거든’ 혹은 ‘기다림에 지치거든’ 세상에 지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면서. 이 시를 읽게 되면 아마도 주술처럼 새로운 힘이 솟구칠 것만 같다. /정겸 시인…
광주 남한산성문화제 내일 개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을 무대로 ‘제23회 광주 남한산성 문화제’가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광주시가 ‘남한산성,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마련한 이번 축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4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콘텐츠 ‘남한산성’이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세계문화와 융·복합을 통해 세계축제로 도약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 남한산성 문화제 행사의 의미와 프로그램, 일정 등을 소개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광주 남한산성 문화제는 남한산성 축성과 병자호란 때 죽은 영혼을 달래기 위한 ‘마을 대동굿’이 전신이라 할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와 이승만 대통령 시절 당지기 집이 철거되면서 맥이 끊어져 버린 듯 했다. 그러나 1991년 5월 ‘남한산성 대동굿 보존회’가 결성되고 1996년에는 마을 주민의 대동 행사와 2001년 광주시의 시 승격과 함께 문화예술행사로 새롭게 출발해 올해로 23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광주 남한산성 문화제’는 남한산성이 삼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