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 그가 55세 때인 1888년,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의 부고 기사를 봤다. 형의 이름과 혼동한 신문사의 실수였다. 하지만 그는 오보보다 기사내용에 충격을 더 받았다. “사람을 더 많이 죽이는 방법을 개발한 ‘죽음의 상인’이 사망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후 번뇌를 거듭하던 그는 유산으로 노벨상을 제정하라고 유언했다. 노벨상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1901년부터 지금까지 118회째 ‘인류 문명 발달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있다.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또는 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상금은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00만달러·11억원) 안팎이다. 10월은 노벨상의 계절이다. 올해도 지난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했고, 오늘은 평화상, 내일은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그중 세인의 관심은 뜨겁지만 가장 정치적인 상이라 평가 받는 노벨평화상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주어지는데, 가끔 수상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왔다. 노벨상은 전통도 있었다. 죽은자 에게는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관례는 1961년 10월 깨졌다. 발표 불과 20여일…
인간의 생활에서 아무런 고난을 겪지 않고 오직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만으로 이루어지는 삶은 거의 없다. 살다가 보면 어려움이 생기고 근심걱정이 찾아들기 마련이다. 인생이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오로지 행복한 생활이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겨울을 이겨야 봄을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천잠(天蠶)이라고 하는 예쁜 나방이가 있다. 이 천잠들이 만들어내는 실크는 귀하고 귀해서 하늘이 내린 신비라고 한다. 귀한 천잠이어서 사람들은 전설 속의 나방이라고도 부른다. 이 나방이가 만들어내는 고치로 실을 뽑으면 세상에서 가장 귀하여 최고급 실크천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값은 금값으로 취급을 받는다. 겨울 없는 나방이는 죽어 알프레드 웰러스(영국 자연 과학자)는 어느 날 천잠의 애벌레가 나방이로 변신(變身)을 하기 위하여 고치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몸이 찢길 듯 찢길 듯 하면서 힘겹게 나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해서 집게 칼로 고치를 찢어 나오기 쉽게 해주었다. 그러자 나방이는 조금 기어 나오다가 날개를 축 늘어뜨리더니 날기는커녕 아름다운 그 특유한 나방이의 무늬나 색깔조차 생기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죽어버리고 말았다. 깜짝
파블로 피카소가 관객들에게 남긴 인상은 그의 크고 부리부리한 눈동자만큼이나 강렬한 것이었다. 그는 재능이 넘쳤고, 정력도 넘쳤다. 위대한 사조와 양식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던 역동적인 시기에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던 가능한 모든 실험들을 모조리 빨아들였고, 그 성과를 무수한 작품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 수만 해도 5만점에 달한다. 그 양식에 있어서도 우울한 청색 계열의 초기 작품들, 원시주의 작품들, 초현실주의 경향을 띤 작품들, 입체주의 작품들, 판화, 조각, 콜라주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여러 분야를 횡단하고 있으며, 전쟁의 발발로 미술가로서의 활동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시작(詩作)에 전념에 무려 300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이 정도면 거의 만능인의 수준이다. 자연스럽게 피카소에게는 천재 신화가 따라다닌다. 피카소는 또한 달변가이기도 했는데, 덕분에 자신의 천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어떤 멘트를 쳐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는 그의 아버지의 영향이기도 했는데, 화가이자 미술 교수였던 파블로 루이즈 피카소는 어렸을 때부터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남들보다 일찍 전문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를 이끌었으며 아들의 존재를 알리는데
구멍 속의 방 /성향숙 여자가 구멍을 통해 밖을 들여다본다 거울 속처럼 눈부신 사물들이 둥둥 떠 있다 정지된 방 안의 시간을 이리저리 굴리며 여자는 밖의 풍경들을 재단한다 그늘 영역 넓히는 정자나무 아래 소란스런 몇 명의 아이들, 철조망 줄줄이 붉은 꽃들, 벌 떼처럼 가벼운 장미 꽃잎이 골목의 소음이 된다 마른 국숫발 햇살이 두꺼운 구름 뚫고 양철 판자 지붕 위로 떨어진다 노란 현기증이 대지에 가득 퍼진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꿈틀거리는 풍경들 겹겹의 주름 속에서 붙었다간 흩어지고 흩어지다 다시 달라붙는, 여자의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깜깜하다 단칸방 창문에 격자 한 칸만큼 덧붙인 쪽유리, 안쪽에 눈동자가 매달려 있다 작은 유리 구멍 속에는 엉덩이로 걷는 여자가 산다 -시집 ‘엄마, 엄마들’ 저 쓸쓸한 독거의 아득함이라니! 구멍은 폐쇄된 공간에서의 칩거를 함의한다.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 아슬아슬한 시간의 다른 이름이며 언젠가는 닫히고야 말 눈꺼풀처럼 허무한, 최소한의 소통공간이다. 그러나 유폐된 삶에서의 구멍은 전 우주에 다름 아닐 것, 엉덩이로 걷는 여자에게 구멍 밖의 세계를 본다는 것은 밖을 내다보는 것이 아니라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4일 열린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대체복무제 시행방안의 핵심 쟁점에 대한 정부 실무추진단의 안이 발표됐다. 복무 기간은 27개월(1안), 36개월(2안)이, 복무 형태는 합숙근무만 허용(1안), 합숙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출퇴근 허용(2안), 복무 분야는 교도소 단일화(1안), 교도소나 소방서(2안) 방안이 각각 제시됐다. 대체복무제 도입 문제는 우리 사회 내에 첨예한 이견이 존재하는 뜨거운 이슈이지만,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내년 말까지는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체복무가 병역의무를 다하고 있는 현역 병사들의 군 복무 기간, 내용 등과 비교해 최소한 질적 등가성이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에 안을 마련하면서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고,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유지하며, 국제기준이나 판례를 최대한 존중하는 등의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원칙에 부합하는지, 보완할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 국제기구에서는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의 1.5배 이상일 경우 징벌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고, 다수 국가에서도 1.5배 이하를 채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27개월 안이 마련됐다고
오는 2020년 7월부터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된다. 공원 일몰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녹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고 20년이 넘도록 개발하지 않으면 공원에서 해제하는 제도다.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9년 10월 도시계획법(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지자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공원부지 소유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에서도 상당한 면적의 공원 부지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본보 3일자 6면). 현재 인천지역에서 공원 용도로 지정된 땅은 4천740만㎡다. 이 가운데 2020년 7월 1일부로 723만㎡가, 나머지 215만㎡는 2021년에 도시공원 일몰제로 공원계획지에서 해제된다. 이 938만㎡는 여의도의 2.5배, 인천대공원의 3배, 원적산공원의 40배나 되는 면적이다. 이에 ‘공원조성촉구 인천시민행동’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와 이상기후에 시달리는 시민에게 공원녹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2020년까지 공원 조성에 필요한 예산 중 시비 3천727억 원을 반드시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
뉴욕 맨하탄에서 보기 힘든 한국섬유예술전이란 평가를 아트지 편집장, 미술관 디렉터, 컬렉터, 뉴욕작가들과 한국 교민들에게 받은 2018국제보자기포럼 뉴욕전은 많은 성과를 냈다. 또한 병행해 이루워진 워크샵에는 처음에 너무나 당당한 표정으로 전시를 관람 후 워크샵에 와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뉴욕 자수협회장 이브와 동영상 등으로 이미 혼자 공부한 뉴욕텍스타일협회이사 데보라등이 참가하여 비단과 모시 키트로 이루워진 한국전통바느질 감침질과 상침을 배웠다. 전시장 한편에 처음으로 전시한 문화상품들은 실제 사용해 볼 수 있어 좀더 친근하게 한국섬유문화를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전시를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준 뉴욕에 5천명의 회원을 가진 코리아아트소사이트 회장 로버트는 온라인으로 통하여 회원들에게 알렸고 뉴욕 컬럼리스트 오비 리는 한국섬유예술를 애찬하는 장문의 글을 썼다. 전시를 한 세크라멘트센타는 소호와 로어이스트 중간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 연극과 공연 등이 항시 개최되는 곳으로 공모를 통해 모든 것을 정하며 뉴욕시에서 운영한다. 이번 전시도 공모로 당선되어 한국섬유예술의 우수성을 맨하탄에 알리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우리 조상들은 회초리를 비단에 고이 싸서 장롱 속 깊은 바닥에 뒀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를 훈육해야 할 상황이 오면 회초리를 가지러 가며 감정을 다스리고 장롱 문을 열어 그 속의 회초리를 보며 숨을 고르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했다. 이는 회초리로 아이를 체벌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아이 스스로 반성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다. 즉, 과거 우리 선조들에게 회초리는 체벌이 아닌 훈육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동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라는 통계는 많은 부모들은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렇게 가정 내에 감춰진 아동학대는 제3자의 관심과 신고 없이는 드러나기 힘들다. 옆집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것 같은데 괜히 남 일에 참견하는 것 같고 112에 신고하자니 확실하지 않고 그래서 망설였다면 이제는 ‘아이지킴콜112앱’을 이용해보자. ‘아이지킴콜112’는 아동학대의 유형, 징후 및 관련법령 등이 자세히 나와 있어 누구나 쉽게 학대징후를 발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체크리스트를 통해 아동학대 징후를 점검하고, 아동학대에 해당할 경우 바로 신고 가능하다.…
유난히 무더웠던 111년만의 폭염이었지만 점차 기온이 내려가면서 인근 공원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얼핏 보면 사랑하는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반려견을 입마개와 목줄을 하지 않고 휴식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반려견에게 물린 경험이 있거나, 유사한 경험으로 반려견에게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 일명 ‘도그포비아’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개에게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는 2015년 1천841명, 2016년 2천111명, 2017년 2천405명으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개물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공원에서 반려견이 입마개와 목줄을 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나가 견주를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 애는 물지 않는다” “공원에 사람도 없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는 등의 말을 하면서 개물림 사고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반려동물에 대해 목줄, 입마개 등 안전장구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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